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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를 알면 혁명이 보인다
강영계 저
연암서가 202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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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 머리에
프롤로그

1부 혁명아 마르크스의 삶의 여정

1장 마르크스는 누구인가 1
1. 성장 과정
2. 김나지움 졸업논문 세 편
3. 청년 시인 마르크스
4. 베를린 시절 박사클럽
5. 마르크스의 박사논문의 의의
6. 비판적 고찰
2장 마르크스는 누구인가 2
1. 『라인신문』과 참기 힘든 가난의 시련
2. 공산주의 논쟁
3. 파리에서의 비참한 생활
4. 헤겔 법철학에 대한 마르크스의 비판
5. 참다운 민주주의
6. 비판적 고찰
3장 마르크스는 누구인가 3
1. 국민경제학과 철학의 의미
2.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 푸리에, 생시몽, 오언
3. 지독한 가난 속의 망명 생활
4. 역경 속의 저술 활동
5. 『공산당 선언』의 출현 과정
6. 런던의 망명객 마르크스
7. 질병과 가난
8. 공산주의동맹과 국제노동자연맹
9. 마르크스의 말년
10. 비판적 고찰

2부 마르크스의공산주의사상의전개

1장 마르크스의 과학적 사회주의의 기초
1. 프랑스 혁명
2. 헤겔의 관념변증법 철학
3. 영국의 자본주의
4.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
5. 포이어바흐의 인간학적 유물론
6. 비판적 고찰
2장 소외와 자유
1. 박사논문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의 자연철학의 차이」
2. 『라인신문』 시절: 홀로서기의 준비
3. 헤겔의 법철학에 대한 비판과 실천적 공산주의
4. 비판적 고찰
3장 국민경제학과 철학
1. 노동과 소외
2. 자본가와 노동자
3. 노동과 자연
4. 사유재산과 노동
5. 마르크스의 헤겔 변증법 비판
6. 비판적 고찰
4장 마르크스의 성숙한 공산주의 사상
1. 신성한 가족
2. 『독일 이데올로기』 중에서 포이어바흐에 대한 논제
3. 철학의 비참함
4. 공산당 선언
5. 자본
6. 비판적 고찰

에필로그
카를 마르크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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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교환교수를 거쳐 건국대학교 문과대학장과 부총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중국 서북대학교 객좌교수·건국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다. 지은 책으로는 Prinzip und Methode in der Philosophie Wonhyos(Amsterdam), Der Weg zur Meditation(Wurzburg),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베르그송의 삶의 철학』, 『철학에 이르는 길』, 『기독교 신비주의 철학』, 『철학의 발견』, 『사회철학의 문제들』, 『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교환교수를 거쳐 건국대학교 문과대학장과 부총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중국 서북대학교 객좌교수·건국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다.
지은 책으로는 Prinzip und Methode in der Philosophie Wonhyos(Amsterdam), Der Weg zur Meditation(Wurzburg),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베르그송의 삶의 철학』, 『철학에 이르는 길』, 『기독교 신비주의 철학』, 『철학의 발견』, 『사회철학의 문제들』, 『니체, 해체의 모험』, 『철학 이야기』, 『정신분석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철학 이야기』, 『니체와 정신분석학』, 『강영계 교수의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이야기』,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철학의 끌림』, 『강영계 교수의 사랑학 강의』, 『청소년을 위한 철학 에세이』, 『행복학 강의』, 『청소년을 위한 정의론』, 『청소년을 위한 가치관 에세이』, 『죽음학 강의』, 『철학의 오솔길』, 『철학으로 산다는 것』, 『철학의 기초』, 『청소년을 위한 세계관 에세이』, 『칸트를 알면 자유가 보인다』, 『니체를 알면 예술이 보인다』, 『사랑에 대한 사색』, 『헤겔을 알면 정신이 보인다』, 『한국인의 민낯』, 『치유의 철학』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H. 베르그송), 『인식과 관심』(J. 하버마스), 『중세철학 입문』(E. 질송), 『칸트의 비판철학』(S. 쾨르너), 『토마스 아퀴나스』(A. 케니), 『니체 생애』(K. 야스퍼스), 『서양철학사』(C. 프리틀라인), 『파라켈수스』(E. 카이저), 『브루노』(J. 키르히호프), 『고백록』(A. 아우구스티누스), 『꿈의 해석』(지그문트 프로이트), 『영원한 평화를 위해』(임마누엘 칸트), 『방법론』(르네 데카르트), 베네딕투스 데 스피노자의 『에티카』, 『지성 개선론』, 『신과 인간과 인간의 행복에 대한 짧은 논문』,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 『신학-정치론』, 『정치학 논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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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148*210*20mm
ISBN13
9791160871661

책 속으로

마르크스가 다닌 김나지움의 마르크스 친구들은 대부분 수공업자나 농부의 자식들이었으며, 마르크스는 동료들과 비교적 잘 어울렸으나 이때부터 그는 친구들을 조롱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가 특히 친했던 친구는 에드가 폰 베스트팔렌이었는데 에드가는 후에 마르크스의 부인이 된 예니 폰 베스트팔렌의 남동생이었다. 김나지움 시절 마르크스는 평범한 학생이었으며 학교 성적은 항상 중간 정도를 유지하였다. 그 시절의 마르크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두 사람은 아버지 하인리히 마르크스와 후일 장인이 된 트리어의 비밀참사관 루트비히 폰 베스트팔렌이었다. 마르크스는 아버지와 함께 프랑스 고전들을 읽었으며, 루트비히 폰 베스트팔렌과는 그리스 시인들과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읽었다. 마르크스는 아버지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으나 예니 폰 베스트팔렌과의 사랑 및 비밀 약혼 문제로 아버지와 사이가 멀어졌다. 예니와 결혼 후 마르크스는 어머니와 소원해지고 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어머니에게 경제문제로 끊임없이 손 벌리게 되어 모자 관계가 최악에 달하였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비록 지적인 측면이 약했어도 아버지와 함께 특히 마르크스를 사랑했으며 마르크스를 항상 자랑으로 여겼다.
--- p.23

마르크스는 아버지에게 생일 선물로 한 권의 노트에 시를 적어서 그것을 선물하였으나, 아버지의 실망과 분노는 너무 컸다. 그는 1839년 예니를 위해서 여러 나라의 매우 다양한 민요들을 수집하였다. 그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고대 그리스, 현대 그리스, 이탈리아, 핀란드, 스위스의 민요들을 수집해서 예니에게 바쳤다. 마르크스는 본 대학과 베를린 대학 시절 (주로 1835~36년 사이 그리고 1839년) 시와 철학 사이에서 방황하였으며, 법학은 아버지가 원하기 때문에 전공으로 등록하였다. 그러나 후일 마르크스는 자신의 시와 노래를 청년의 어리석음으로 돌리고 깨끗이 잊어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평론가들은 청년 마르크스의 시와 노래는 형식과 기법이 미진하고 지나치게 의지와 감정이 마구 표현되고 있어서 젊은이의 개인적인 문제들을 시와 노래라는 표현을 빌려서 나타낸 것들로 시적 가치가 별로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 당시 마르크스의 시와 노래는 흔히 젊은이들이 가지기 쉬운 사랑, 실망, 동경, 고뇌 등을 안고 있었다. 우리는 마르크스의 시와 노래를 통해서 미래의 확고한 길을 찾기 위해서 방황하며 몸부림치는, 그리고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열정과 광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청년 대학생 마르크스를 엿볼 수 있다. 비록 전문적인 시작(詩作) 훈련은 받지 않았을지라도 마르크스가 잠시라도 시에 몰두했기 때문에 나중에 그의 저술들의 표현이 매우 간략하고 쉽사리 이해될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 p.37

『라인신문』은 반사회적·반정부적인 개혁 경향, 그리고 친공산주의적 성격으로 인해서 정부 당국의 검열대상이 되었고, 검열 정도는 강도가 심해졌다. 마르크스는 자유를 위해서 노력 봉사를 계속하면서 행정당국의 검열에 대해서 침묵만 하는 것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하여 1843년 3월 18일 『라인신문』의 편집장직을 사퇴하고 신문사를 떠났다. 먹고살 길이 막막했지만, 마르크스는 참다운 공산주의 사상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헤겔의 국가철학과 아울러 헤겔의 법철학을 철저히 연구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헤겔의 법철학이야말로 주인과 노예를 대립시킴으로써 영국의 자본주의와 아울러 프랑스 및 프로이센 독일의 왕정 및 자본주의를 굳게 지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p.53

1841년부터 1842년까지 쾰른의 『라인신문』 시절은 마르크스가 참다운 민주주의에 대한 탐구로부터 본격적인 공산주의 연구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 마르크스는 “정치적 국가는 가정의 자연적 기초와 시민사회의 인위적 기초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그것들은 국가를 위해서 필요불가결의 조건이다”라고 하여 헤겔과 정반대의 입장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는 “인간이 법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법이 인간 때문에 존재한다”라고 주장하였다. 마르크스는 헤겔의 국법 비판과 헤겔의 법철학 비판을 통해서 정신적 이념으로서의 국가보다 오히려 주체적 인간이 자유로운 가정과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국가가 성립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마르크스의 생각은 인간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참다운 민주주의로서의 휴머니즘적 사회주의의 기초가 된다. 마르크스는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실존주의자의 면모도 보여준다.
--- p.64

마르크스는 인간의 자기소외로서의 사유재산의 지양, 그리고 따라서 전적으로 인간을 위한 인간 존재의 현실적 획득으로서의 공산주의는 완성된 자연주의이자 휴머니즘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참다운 공산주의는 역사의 해결된 비밀이다. 인간과 자연, 인간의 현존과 본질, 인간의 대상화와 자기 확인, 자유와 필연, 개인과 유(類) 등에 있어서의 모순과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참다운 공산주의라는 것이 마르크스의 입장이다. 훗날 마르크스는 이러한 참다운 공산주의를 ‘과학적 사회주의’ 내지 ‘과학적 공산주의’라고 말한다. 플라톤의 만능열쇠는 이데아이며, 이데아는 인간이 소유한 온갖 의문을 해결해주는 궁극적인 만능열쇠였다. 헤겔의 만능열쇠는 절대정신이다. 절대정신은 자연, 예술, 종교, 철학으로 변증법적 전개 과정을 거쳐서 자기 자신으로 지양된다. 만능열쇠의 철학들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로 인간을 속박함으로써 헤어날 수 없는 감옥에 오래 갇혀서 고통받으며 신음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다. 유물사관은 마르크스의 만능열쇠이다.
--- p.73

마르크스는 『국민경제학과 철학』에서 노임, 자본의 이윤, 지대를 분석하고 비판하고 그 결과로서 노동자의 노동이 소외된 노동임을 밝혔다. 노동자는 더 이상 인격체로서의 인간이 되지 못하고 인간으로부터 소외되어 한낱 대상으로 전락한다. 산업사회에서 노동은 노동자의 것이 아니므로 노동자는 전혀 자유로운 신체적 및 정신적 힘을 소유하지 못하고 마치 기계와도 같은 노예 신세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유산계급(자본가)과 무산계급(노동자) 간의 계급 갈등에서 유산계급은 주인이 되고 무산계급은 노예가 된다. 노동자뿐만 아니라 자본가도 결국 인간다운 인간이 되지 못하고 소외된 인간이 된다는 것은 헤겔과 마르크스의 동일한 생각이다. 헤겔은 관념론적인 정신의 전개 과정에서 주인과 노예 양자가 모두 온전한 인간이 되지 못하고 소외된 인간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인 정치경제 상황에서 노동자는 자기 자신의 노동의 주인이 되지 못하므로 소외된 인간이고 자본가는 자신의 것이 아닌 노동자의 노동(구체적으로는 잉여가치)을 소유함으로써 역시 소외된다는 것이 마르크스의 주장이다. 따라서 마르크스의 완성된 휴머니즘은 인간소외(노동자와 자본가 양자의 소외)의 극복을 통해서 가능하다.
--- p.78

1851년 5월 쾰른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체포되어 구금된 후 쾰른의 공산주의자 동맹은 해체되었다. 마르크스는 1852년 11월 17일 자신이 주도하던 런던의 공산주의자 동맹을 해체한다. 1853년 1월 마르크스가 쾰른의 공산주의자 재판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쓴 글이 바젤에서 출판되었으나 경찰이 압수하였다. 쾰른은 프로이센 독일의 공산주의 운동 중심지였고, 많은 공산주의자들이 활동하였으며,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서적과 잡지가 주로 발간되는 중심지였다. 마르크스의 이 글은 4월 24일 미국 보스턴에서 출판되었다. 마르크스는 『뉴욕 데일리 트리뷴』에 「중대한 벌: 캅덴 씨의 팜플렛들, 영국 은행의 규칙」이라는 논설을 영어로 썼다. 주로 엥겔스가 금전적으로 자주 많은 보조를 하고 친구들 한두 명이 가끔 돈을 빌려주긴 했어도 마르크스의 경제난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그 자신은 여러 가지 질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견디지 않으면 안 되었다.
--- p.100

1868년 일단 영국 맨체스터에 거주하던 엥겔스는 본격적으로 물심양면으로 마르크스를 돕기 위해서 1870년 9월 18일 거주지를 아예 런던으로 옮겼다. 엥겔스의 부친은 독일 북쪽 바르멘, 곧 오늘날의 부퍼탈의 부유한 공장주였고 칼뱅교 신자였다. 엥겔스는 20대 초반에 마르크스를 만난 후 마르크스와 의기투합하여 경제적으로 마르크스를 수시로 후원하였고 사상적으로도 공감하였다. 엥겔스의
부친은 영국 맨체스터에도 방직공장을 소유했고, 이 지사를 관리하기 위해서 엥겔스는 맨체스터를 자주 찾으며 거주했다. 런던에 도착한 엥겔스는 마르크스가 그동안 갚지 못했던 큰 액수의 금액을 모두 갚아주었고 매년 350파운드를 연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해가 갈수록 엥겔스는 마르크스 일가가 여유 있게 살 수 있게끔 연금 액수를 늘렸다.
--- p.116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는 사실상 1883년 3월 14일 종말을 고했다. 1917년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베트남과 쿠바의 공산주의, 그리고 북한의 공산주의 등은 모두 마르크스주의를 온전히 이어받은 정치적 경제체제인가? 답은 “아니다”이다. 이들 모두가 말하는 혁명은 마르크스가 뜻했던 노동자(무산자)에 의한 사회혁명이라고 할 수 없다. 레닌을 비롯해서 레닌 이후 공산주의자들은 노동자(무산자) 혁명을 깃발로 내세우긴 했어도 지식층이나 군부 세력 등이 합세한 소위 정치 권력층에 의한 사회혁명(일종의 쿠데타?)을 통해서 정권을 탈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탈린, 마오쩌둥, 호치민, 카스트로, 김일성 등이 통치한 정권은 마르크스식의 공산주의 정권이라기보다 오히려 거의 절대적인 독재정권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마르크스도 완전한 과학적 사회주의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산당 독재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 경우 마르크스는 계급이 소멸된 노동당(공산당) 일당독재에서는 오직 공산당만 존재하기 때문에 더 이상 계급 갈등이 없으므로 착취가 없고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했다. 마르크스는 열정과 광기로 충만해서 현실을 지극히 단순하게 진단했다. 공산당이 성립될 경우 맨 꼭대기에 당수가 있고, 당수 밑에 부당수와 당 간부가 있고, 또 일반 당원들이 있고…… 어마어마한 계급들과 계급 갈등, 그리고 엄청난 착취가 있으리라는 엄연한 사실 앞에 마르크스는 일부러 진실을 외면하고 눈을 찔끔 감았던 것일까?
--- p.124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마르크스 사상에 절대적 영향을 준 요소들은 프랑스 혁명, 헤겔의 변증법 철학, 그리고 영국의 자본주의이다. 17, 18세기 영국의 자본주의는 국민경제학이다. 국민경제학은 정치적 경제학이다. 마르크스는 삶의 모든 국면들 중에서 경제가 인간의 삶과 사회, 그리고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요소라고 보았다. 따라서 경제학은 정치적 경제학일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가진 자(지주와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통해서 못 가진 자(소작농과 노동자)를 착취하므로 인간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지 못하고 계급 갈등과 투쟁이 필연적으로 따른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노동자 혁명으로 자본가를 붕괴시켜서 계급 갈등을 종식하여 계급 없는 사회, 곧 공산주의(과학적 사회주의) 사회를 만들 때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주체적 인간이 실현된다는 것이 마르크스의 생각이다. 마르크스는 김나지움 시절부터 부친을 통해서 자유사상을 접할 수 있었다. 마르크스가 1818년 출생이고 프랑스 혁명이 1789년에 일어났으니까 마르크스의 성장기 및 성인 시절에도 유럽에는 프랑스 혁명의 기치였던 자유, 평등, 박애의 윤리적 덕목이 많은 사회구성원들의 삶의 목적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 p.131

포이어바흐는 니체와 마찬가지로 계보학적 관점에서 신과 종교가 인간의 산물이므로 허구적이라고 했다. 니체는 문명비판의 관점에서 무신론을 주장했는가 하면, 포이어바흐는 유물론적 관점에서 무신론을 주장하였다. 포이어바흐는 헤겔의 변증법은 이성(관념 또는 사변)의 변증법임에 비해서 자신의 변증법은 구체적인 감각(또는 개별)의 변증법이라고 하였다.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에 대한 논제」에서 포이어바흐가 대상, 현실, 감각, 사랑 등과 같은 개념들을 인간의 구체적 감각 활동 내지 실천의 차원에서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직관과 주관의 형태로 사용하기 때문에 포이어바흐 자신이 주장하는 인간학적 유물론은 헤겔 사변철학의 추상적 특징을 암암리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더 나아가서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가 구체적인 사회, 정치, 경제적 현실로서의 실천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의 인간학적 유물론의 헤겔 관념변증법 비판 및 종교와 기독교 비판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 p.143

사실 마르크스는 박사학위논문 이후 소위 전통적인 철학적 사고와는 담을 쌓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르크스는 본 대학에서 1년 그리고 베를린 대학에서 5년 모두 법학과에 등록하여 주로 거의 법학 강좌를 들었고, 철학과 관련해서는 베를린 대학에서 감블러 교수의 논리학 한 강좌만을 수강하였다. 그는 1837~1841년 봄까지 소위 헤겔 철학 비판을 주제로 삼은 동아리 모임인 ‘박사클럽’에 참여하면서 주로 헤겔 철학을 공부하고 비판하는 데 몰두하였다. 박사클럽은 후에 헤겔 우파와 헤겔 좌파라는 대립된 입장이 생기게 되는 기원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헤겔이 죽은 후 헤겔의 절대정신과 이성을 철학의 핵심 주제로 택한 입장은 헤겔 우파로, 그리고 유물론적 입장에서 절대정신과 이성을 배격하고 변증법만을 철학의 중심 주제로 택한 입장은 헤겔 좌파로 일컬어지게 되었다. 말할 것도 없이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헤겔 좌파를 대변하는 인물들이 되었다.
--- p.162

일반적으로 소외에 대립되는 개념으로는 해방이나 자유가 등장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노동자의 해방이나 자유 또는 여성의 해방과 자유가 매우 중요한 현실 문제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소외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반영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소외의 문제는 다분히 정치 경제적인 차원, 곧 사회적인 차원에 치중되어 있다. 사실 인간의 소외는, 인간이 다른 짐승이 아니고 인간이기에 자신과 대립, 갈등 및 모순관계에 있는 자기를 체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인간의 본질적인 현상이므로, 그것은 오로지 사회적인 차원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외에 관하여 수없이 많은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우리는 존재론, 인식론 그리고 인간학의 요소를 배제하고 소외를 단지 인간의 사회적 존재의 계기로만 말할 수 있는가? 또한 우리는 인간의 소외가 모두 제거된 그러한 사회상태를 생각할 수 있는가? 소외란 사회적이며 역사적인 것보다 더 근원적인 어떤 것으로부터 기인하는가? 즉 소외는 정치경제적인 노동 이외의 어떤 것에서 또는 그보다 더 근원적인 어떤 것에서 기인하는가?
--- p.191

마르크스에 의하면, 소외는 노동과 생산품의 관계에서, 즉 노동의 결과에서 생기기도 하며 다음으로는 생산활동에서 생기기도 한다. 노동의 외화는 노동자의 소외를 가져오며 생산활동이 소외되기 때문에 노동과 생산품 간의 관계에서도 소외가 생기므로 소외의 근원적 원천은 결국 생산활동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마르크스는 노동의 외화, 곧 노동자의 소외를 세 가지 관점에서 고찰하고 있다. 첫 번째로 노동자에게 노동은 외적인 것으로서 그의 본질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의 노동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강요된 것으로서 강제노동이다.” 왜냐하면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에서 자신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하며 불행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노동은 노동자 자신의 것이 아니라 타자에게 속하므로 “노동자의 활동은 타자에게 속하고 따라서 노동자 자신의 상실이다”라는 마르크스의 표현은 소외의 극단적인 양상을 뜻한다. 두 번째로 노동 안에서 노동이 생산활동에 대하여 가지는 관계가 소외로 나타난다. 노동자에게 생산활동은 그에게 속하지 않는 낯선 것으로서 활동은 고통으로, 힘은 무력으로, 그리고 생산은 거세(去勢)로 화한다. 말하자면 활동은 노동자에게 대립되는 것이며 노동자와는 상관없는 것이고, 노동자에게 속하지 않는 활동인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상과 같은 두 가지 소외에 관한 관점으로부터 세 번째 관점을 도출해낸다. 인간은 의식 존재여서 자신의 노동에 의하여 자기의 본질을 존재 수단으로 전환시키므로 인간 자신의 삶은 그에게 대상이 된다. 결국 인간은 자기소외, 곧 인간의 인간으로부터의 소외에 직면한다.
--- p.203

마르크스가 궁극적으로 인간해방과 인간의 자유를 추구한 것은 그의 철학의 장점이지만, 감각적 유물론과 자연과학적인 변증법을 통해 이상사회를 현실에 실현하고자 한 것은 확실히 낭만적인 측면
과 아울러 독단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세계에 대하여 지식보다는 무지를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 모든 것을 개혁할 수 있는 힘보다 무수히 스스로 변형될 수 있는 약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절대적인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외의 극복은 오로지 가설과 시행착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소외의 극복은 다시금 새로운 소외를 불러온다는 것, 또한 이상사회는 단지 인간의 이념이며 소망이어서 그것을 삶의 목표로 삼을 수는 있어도 그것을 현실에 실현하려는 시도는 맹목적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될 단계에 와 있다.
--- p.215

마르크스는 비록 포이어바흐가 순수한 유물론자일지라도, 그가 인간을 직관 또는 감각경험의 대상으로만 파악하는 한에 있어서 그를 조야한 유물론자라고 비판한다. 마르크스가 보는 인간, 곧 인간해방을 쟁취하는 인간은 결코 감각 대상이 아니고, 실천적이고도 현실적인 역사적 주체로서의 대상인 것이다. 마르크스가 보기에 인간해방을 위해서 사회혁명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사상은 공산주의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공산주의는 우리를 위해서 정립되어야만 하는 상태가 아니고, 현실성이 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상(ein Ideal)이 아니다. 우리는 공산주의를 일컬어서 지금의 상태를 지양하는 현실적 운동(die wirkliche Bewegung)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우리는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변증법적 역사관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바로 위에서 지적한 사실에 의해서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는 물질적인(유물론적) 정치적 경제의 역사관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 p.222

마르크스는 1849년 런던으로 망명한 이후에는 대영제국 박물관의 도서관에 거의 매일 출근해서 경제 서적들을 탐구하며 영국 자본주의의 현실과 역사를 조사하고 분석하기에 바빴다. 마르크스 사상의 철학적 토대는 그가 29세 되던 해인 런던 망명 시절까지 구축되고 그 이상의 변화나 발전은 없다. 헤겔 철학의 핵심은 절대정신을 기반으로 삼은 관념론적 변증법 철학이라는 것이다. 마르크스 사상의 철학적 핵심은 ① 헤겔의 관념론을 배격하고 유물론을 택했으며, ② 헤겔의 변증법을 그대로 수용하여 ③ 유물변증법 사관을 구축한 데 있다. 그런데 헤겔은 세계원리로서의 절대정신을 변증법의 주체로 보았으므로 그의 관념론적 변증법 철학은 형이상학적이다. 그러나 마르크스에게 있어서의 유물변증법 사관은 형이상학과는 무관하다. 마르크스는 물질적인 생산 관계 및 생산방식이 자본주의의 바탕이라고 본다. 여기에서 ‘물질적인’은 ‘자본적인’, ‘상품적인’, ‘경제적인’ 등의 의미이고, 보다 더 마르크스의 뜻을 헤아린다면 그가 말하는 ‘물질적인’은 ‘정치적 경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마르크스는 1847년 『철학의 비참함』 이후로는 오로지 물질적인 정치적 경제학의 입장에서 자본주의의 정치적 경제학을 비판함으로써 공산주의 사회실현을 얻어내려고 했다고 볼 수 있다.
--- p.245

한 가지 물음을 제기하고 싶다. 왜 21세기에 들어서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어떤 철학자도 마르크스 사상의 의미에 대해서 논의하지 않는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철학적 가치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나는 왜 이 책 『마르크스를 알면 혁명이 보인다』를 썼는가? 역시 답은 간단하다. 마르크스가 궁금하고 마르크스를 통해서 뭔가 건질 것이 없을까 하고 기웃거리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해 나는 거의 50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하면서 이 책의 집필을 준비하였다. 나는 이번에 쓴 『마르크스를 알면 혁명이 보인다』와 2024년에 출간한 『칸트를 알면 자유가 보인다』를 비교하면서 두 책 모두 팔십 중반의 나이에 ‘삶의 여유’를 맛보기 위한 내 나름대로의 놀이가 아닌가 하고 되새겨보면서 삶의 짧고 긴 여정을 되돌아본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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