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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제1장 귀신과 요괴 설녀 귀 없는 호이치 협상 무지나 죽어서라도 꼭 지켜야 할 비밀 로쿠로쿠비 제2장 여행 아키노스케의 꿈 해파리와 원숭이 모모타로, 복숭아 소년 이야기 행복한 사냥꾼과 솜씨 좋은 어부 대나무 나무꾼과 달의 아이 제3장 정의 혀 잘린 참새 농부와 너구리 시든 나무에 꽃을 피운 할아버지 마쓰야마의 거울 부록 | 옛 그림으로 보는 일본 동화 속 요괴들 참고 문헌 |
Lafcadio He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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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쯤 지났을까. 미노키치는 얼굴 위로 쏟아지는 눈발에 눈을 떴습니다. 오두막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지요. 하얀 눈 때문에 밝아진 오두막 안에 한 여인이 서 있었습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흰색인 옷을 입고 있었지요. 여인은 모사쿠 위로 몸을 숙여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여인이 내뱉는 숨결은 흰 연기처럼 피어올랐습니다. 순간 여인이 미노키치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그를 향해 몸을 숙였습니다. 미노키치는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_13p, 「설녀」 행자들은 바닷가를 따라 절로 돌아가던 길에, 아미다지 안의 공동묘지에서 들려오는 격렬한 비파 소리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어두운 밤하늘을 휘젓는 도깨비불 몇 개를 빼면 사방은 칠흑처럼 캄캄했습니다. 행자들은 서둘러 공동묘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등불 덕분에 빠르게 호이치를 찾아낼 수 있었지요. 호이치는 안토쿠 천황의 비석 앞에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단노우라전투의 구호를 크게 외치고 있었지요. 호이치의 주변과 무덤 위로 망자들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앞에 그토록 많은 오니비가 나타난 것은 처음이었지요. _35~36p, 「귀 없는 호이치」 “이유는 단순하네. 인간은 죽기 직전에 품었던 마음이 가장 위험한 법일세. 나는 그자에게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구했지. 그렇게 해서 그자의 복수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놓은 거네. 그자는 징검돌을 깨물겠다는 마음을 품고 죽었네. 덕분에 그자의 마음에는 돌을 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 그 밖의 일은 모두 잊어버린 걸세. 그러니 더는 그 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_49~50p, 「협상」 그러자 여인이 서서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소매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고 있었지요. 상인은 여인의 어깨에 조심스레 손을 얹으며 외쳤습니다. “아씨! 아씨! 아씨! 한 번만 제 말을 들어주세요! 아씨! 아씨!” 여인이 천천히 몸을 돌렸습니다. 곧이어 소매를 내리더니,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런데 글쎄, 얼굴에 눈코입이 하나도 없는 게 아니겠어요? 상인은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습니다. _53~55p, 「무지나」 가족들은 깜짝 놀라 오소노가 쓰던 위층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무서워서 차마 정면으로 보지는 못하고 비스듬히 바라보는데, 방의 제단 앞에 놓인 작은 등불 너머로 죽은 오소노의 모습이 얼핏 보였습니다. 생전에 쓰던 장신구와 옷가지가 담긴 서랍장 앞에 서 있는 것 같았지요. 머리와 어깨는 또렷이 보였지만, 허리 아래부터는 점점 흐릿해져 형체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물에 비친 그림자처럼 투명했지요. _59p, 「죽어서라도 꼭 지켜야 할 비밀」 머리 네 개는 곧장 달아났습니다. 하지만 주인장의 머리는 흠씬 얻어맞으면서도 필사적으로 달려들었고, 마침내 가이료의 왼쪽 소매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가이료는 주인장 머리의 상투를 틀어쥔 다음, 연신 얼굴을 후려쳤습니다. 머리는 끝까지 소매를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긴 신음을 내뱉더니 몸부림이 잦아들고 숨이 끊어졌습니다. 하지만 숨이 멎은 뒤에도 이빨은 소매를 꽉 물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떨어지지 않았고, 억지로 턱을 벌릴 수도 없었습니다. _77~78p, 「로쿠로쿠비」 “그래, 정말 이상한 꿈을 꾸었군. 사실 자네가 낮잠을 자는 동안, 우리도 희한한 광경을 봤어. 작은 노란 나비 한 마리가 자네 얼굴 위에서 팔랑이고 있었지. 그래서 우리도 가만히 보고 있었거든. 그때 나비가 자네 옆 나무 밑동에 살포시 앉았어. 그런데 나비가 땅에 앉기가 무섭게 엄청 큰 개미 한 마리가 구멍에서 기어 나와 나비를 덥석 낚아채더니 구멍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거 있지? 신기하게도 자네가 잠에서 깨기 직전에 그 나비가 다시 구멍에서 나왔네. 그리고 처음처럼 자네 얼굴 위에서 날개를 펄럭이다가 불쑥 사라졌지. 당최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_100~101p, 「아키노스케의 꿈」 해파리가 깜짝 놀라 되물었습니다. “간을 전부 섬에 두고 왔다고요?” 교활한 원숭이가 말했습니다. “그렇다니까요. 낮에는 보통 나뭇가지에 간을 널어두지요. 나무를 타고 옮겨 다닐 때는 더욱 그렇고요. 오늘 용궁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느라 깜빡하고 나무에 널어둔 채로 와버렸네요. 미리 말만 해주셨으면 까먹지 않고 간을 잘 챙겨왔을 텐데 말입니다!” 원숭이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해파리는 크게 낙담했습니다. 해파리는 곧 헤엄을 멈추고 말했습니다. “간을 두고 온 원숭이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요.” _121p, 「해파리와 원숭이」 겨우 15살밖에 안 된 아들의 입에서 이토록 당찬 말이 나오다니, 할아버지는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결국 모모타로의 뜻을 가만히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모모타로는 누구보다 힘이 셌고 두려움을 모르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모모타로가 보통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진작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두 분을 위해 특별히 보내준 아이니, 그 어떤 사악한 오니라도 감히 해칠 수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지요. _136p, 「모모타로, 복숭아 소년 이야기」 “너희들 앞에 앉아 계신 분은 아마테라스의 위대한 손자이시다. 니니기 님의 넷째 아들로, 이름은 호호데미며 산속의 행복한 사냥꾼이라고도 불리지. 며칠 전 귀빈께서 일본의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는데, 누군가 낚싯바늘을 가져갔다고 한다. 귀빈께서는 너희들 중 하나가 짓궂은 장난으로 낚싯바늘을 가져갔다고 생각해 이 바다 아래 용궁까지 찾아오셨다. 만약 너희들 중 범인이 있다면 당장 앞으로 나와 돌려드리고, 범인을 아는 자가 있다면 즉시 범인의 이름과 있는 곳을 고하거라.” _182p, 「행복한 사냥꾼과 솜씨 좋은 어부」 나무꾼은 몹시 신기해하며 도끼를 바닥에 내려놓고 빛을 향해 다가갔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은은한 빛은 푸른 대나무 줄기 안쪽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놀랍게도 빛 한가운데에는 키가 7센티미터 남짓한 작고 어여쁜 여자아이가 서 있었습니다. “내가 날마다 베는 대나무 줄기 안에 있는 걸 보니 너는 하늘이 내게 내려주신 아이로구나.” _136p, 「대나무 나무꾼과 달의 아이」 할머니는 가여운 참새를 호되게 꾸짖고 저주했으며,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자 참새를 손으로 움켜쥐었지요. 참새는 계속 죄송하다며 할머니 앞에 머리를 숙이고 날개를 파닥였습니다. 바로 그때 할머니가 가위를 집어 들더니, 가여운 참새의 혀를 싹둑 잘라버렸습니다. “그 혀로 내 풀을 먹었겠다! 어디 혀 없이 한번 살아봐라!” _234p, 「혀 잘린 참새」 할머니는 보리를 빻는 나무 공이를 너구리에게 건네주고, 잠깐 쉴 테니 일을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너구리는 약속한 대로 일을 하기는커녕, 나무 공이를 건네받자마자 할머니에게 덤벼들었습니다. 너구리는 묵직한 나무 공이로 할머니를 때려눕혀 죽인 다음, 잘게 썰어 국을 끓였습니다. 그러고는 할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지요. _255~256p, 「농부와 너구리」 결과는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순식간에 시든 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죽은 듯 앙상했던 벚나무가 눈앞에서 살아난 것입니다. 영주는 넋이 나간 듯 기뻐했습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부채를 펼치더니, 할아버지에게 이제 나무에서 내려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다음 최고급 술이 담긴 잔을 건네고, 금은보화를 한가득 내어주었습니다. _278p, 「시든 나무에 꽃을 피운 할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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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괴담, 통쾌한 모험, 뜻밖의 반전
현대 판타지의 원형, 일본 옛이야기 『원피스』의 신나는 모험 이야기, 『이누야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포켓몬스터』의 신비로운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는가? 우리가 사랑하는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속 상상력의 뿌리를 따라가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동화와 전설에 닿는다. 낯선 세계로 떠나는 여정, 사람의 모습을 하고 다가오는 요괴, 발설해서는 안 되는 비밀은 오래도록 독자를 사로잡아온 설정들이다. 『드디어 만나는 일본 동화』는 라프카디오 헌의 『괴담』과 예이 시어도라 오자키의 『일본 단편 동화집』에서 뽑은 15편의 일본 민담과 설화를 담았다. 뱀처럼 목을 길게 늘여 주위를 살피는 요괴가 나타나고, 복숭아 소년은 동물 동료들과 오니를 물리치러 떠난다. 꿈속에서 보낸 긴 세월이 짧은 낮잠에 불과한 세계도 펼쳐진다. 다정한 얼굴 뒤에 무엇이 숨어 있을지, 모험의 끝에 어떤 운명이 기다릴지 쉽게 짐작할 수 없다. 좋아하는 만화의 다음 장면을 기다리듯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되는 즐거움.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익숙한 상상력이 깃든 옛이야기에서도 새로운 설렘을 발견할 것이다. 착한 사람에게도 이별은 찾아온다 어른이 된 독자에게 더 깊이 와닿는 동화 그렇다면 일본 동화에는 어떤 특별한 매력이 있을까? 이 책에는 착한 일을 한 사람이 보답받는 통쾌한 이야기뿐 아니라, 잘못한 일도 없는 사람이 슬픔을 겪고 소중한 행복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법칙을 벗어난 결말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세상은 동화처럼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현실 때문일까. 「대나무 나무꾼과 달의 아이」에서 노부부는 대나무 속에서 발견한 아이를 정성껏 기르지만, 달로 돌아가는 딸을 끝내 붙잡지 못한다. 「설녀」에서는 눈보라 속에서 만난 두려운 존재가 사랑하는 아내가 되고, 오랫동안 지켜온 행복이 무심코 꺼낸 한마디에 무너진다. 「마쓰야마의 거울」에서는 딸이 어머니가 남긴 거울을 들여다보며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달랜다. 이 이야기들은 정성을 다해도 모든 일이 뜻대로 풀리지는 않으며, 깊이 사랑해도 이별을 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돌아보게 한다. 어릴 때는 납득하기 어려웠던 결말도 만남과 헤어짐을 겪은 뒤에는 다르게 읽힌다. 낯선 요괴와 기묘한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정작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것, 그것이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동화의 묘미다. 삽화로 만나는 환상의 세계 한 편의 동화를 세 배로 즐기는 법 이야기를 읽으며 상상한 세계를 그림으로 만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의 유명 삽화가 고타로 지바의 삽화는 섬세한 선과 독특한 색감으로 일본 동화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살린다. 인물의 표정과 배경에 담긴 세부 묘사를 들여다보면 글로 읽을 때와는 또 다른 정취가 전해진다. 기묘한 사건을 따라 바삐 책장을 넘기다가도 그림 앞에서는 잠시 멈춰 이야기 속 세계에 머물게 된다. 부록 「옛 그림으로 보는 일본 동화 속 요괴들」에는 오니, 무지나, 로쿠로쿠비 등을 그린 옛 그림과 설명을 함께 실었다. 특히 염불하거나 장부를 쓰는 오니는 무서운 외모와 달리 익살스럽다. 동화 속 두려운 존재가 어떤 그림에서는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시대와 화가에 따라 달라지는 요괴의 모습을 비교하며 일본 옛이야기에 다채로운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각각의 이야기와 함께 실은 우리 속담과 사자성어는 낯선 동화를 한층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혀 잘린 참새」의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해파리와 원숭이」의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행복한 사냥꾼과 솜씨 좋은 어부」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처럼, 인물의 행동과 결말을 익숙한 속담에 비추어 되짚어보는 재미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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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나에게 이솝 이야기나 일본 옛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셨다. 이솝 이야기와 달리 일본 옛이야기에는 유난히 슬픈 결말이 많았다. 일본 이야기를 듣고 나면 어린 마음에도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하고 생각하곤 했다. 물론 일본 옛이야기에도 도덕적인 교훈이 담겨 있다. 나쁘고 심술궂은 사람은 벌을 받고, 착하거나 힘든 일을 견뎌낸 사람은 마지막에 보답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착한 사람이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기도 했다. 나는 늘 그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이 책에 실린 「대나무 나무꾼과 달의 아이」도 슬픈 결말을 맞는다. 지금도 ‘왜일까?’ 하는 생각이 드니, 어린 시절에는 더욱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 보니,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때로는 손해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좋은 사람으로 살기를 선택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살면서 노력이 보답받지 못할 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 삶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람이 되기를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에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도 무척 닮아 있다. 나쁜 사람이 성공하고, 좋은 사람이 빛을 보지 못한 채 평생을 마치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스스로 성실하게 살기를 선택했다는 데 가치를 둔다면, 그 사람의 삶은 한층 깊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 옛이야기는 선악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을 더 깊이 생각하게 한다. 슬프고 얼핏 기묘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도 많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 후지타 사유리 (일본 출신 방송인, 『아내 대신 엄마가 되었습니다』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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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0세기에 요괴학을 방대한 학문으로 발전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요카이’, 즉 ‘요괴’라는 말을 전 세계에 퍼뜨렸다. 일본의 옛 전설에 담긴 신비한 이야기들은 기이한 옛이야기의 폭과 깊이를 보여주는 정점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넓은 의미의 동화나 민담이다. 그러나 그 강렬함과 아름다움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보다는 어른을 놀라게 할 이야기에 가깝다. 토속적인 옛이야기라기보다는 세계 보편적인 환상에 가깝다. 예로부터 일본 전설에 매료된 외국인은 많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활동한 라프카디오 헌이다. 그가 소개한 무서운 옛이야기들은 전 세계에 알려지며 일본 전설을 대표하게 되었다. 그의 이야기에는 이국적인 감성과 일본 문화의 매력이 담겨 있다. 고전으로 자리 잡은 이야기들은 전 세계의 공포물에 영향을 미쳤을 법한 어두운 마력까지 품고 있다. 이 책은 라프카디오 헌과 비슷한 시기에 예이 시어도라 오자키가 영어권 국가에 소개한 이야기들도 함께 다룬다. 덕분에 어느 책 못지않게 내용이 풍부하다. 세계에서 인기를 끈 일본 특유의 기이함과 그 원천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일본 옛이야기의 입문자에게 결코 후회 없는 선택이자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 곽재식 (SF 작가, 『한국 괴물 백과』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