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01 섹스, 폭력, 죽음 그리고 호모루덴스
02 트로이 성곽을 세 바퀴 달린 스프린터 아킬레우스 03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달리기로 왕이 될 자격을 입증하다 04 마라톤의 고향은 마라톤이 아니라 파리다? 05 레슬러 플라톤, 올림픽 우승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06 동계올림픽 07 돈 잔치, 올림픽 08 콜로세움의 등장 09 스파르타쿠스 10 놀이인간, 스파르타쿠스 11 사라진 스파르타쿠스 로마 멸망을 예언하다 12 로마의 휴일 13 에드워드 기번 14 콤모두스 황제의 자가용 콜로세움 15 헤라클레스, 먼 동방에 귀화해 금강역사가 되다 16 무적의 검투사 콤모두스 17 레슬링에도 필살기가 있다 18 헤르메스, 신들의 언어를 해석하다 19 제우스의 전성기, 올림피아 20 피아차 아르메리나의 비키니걸 21 남장여성 22 울라마(Ulama), 죽음의 축제 23 엿 먹어라 24 아비요~! 25 동아병부 26 소림사와 성룡 27 베네딕토 수도회와 소림사 28 돈 까밀로와 뻬뽀네, 그리고 마법사의 폭풍 29 베드로도 제쳐버린 요한의 달리기 솜씨 30 바이외 태피스트리 31 뼈를 놓고 다투는 개와 같았다 32 라벤나의 모자이크 33 니카의 반란 34 콘스탄티노플의 살육 35 테오도라 36 고대의 F-1 경주 37 토너먼트의 기원 38 중세의 가을 39 마상 창 경기와 금단의 사랑 40 기사와 로망스 41 르네상스, 몸짱 시대의 컴백 42 신은 몸짱이다 43 축구선수 같은 놈 44 색깔로 너희를 구분하리니 45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46 왼손잡이 다 빈치 47 글씨 쓰기, 왼손은 거들 뿐 48 스포츠, 자유와 구속의 경계에서 49 스포츠와 문화 50 체조의 탄생 51 프로이센의 애국자 얀, 히틀러를 예고하다 52 파시즘, 광기의 스포츠 53 프리츠 실겐과 사카이 요시노리 54 난징 대학살과 사람 목 베기 놀이 55 루츠 롱과 제시 오언스 56 올림피아가 그린 손기정 57 손기정은 한국인, 독일은 알고 있었다 58 딕 포스버리 59 전두환의 3S 원조는 박정희 60 스포테이너, 프로슈머 |
|
놀이는 일상의 여가 속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지며 보상을 원치 않는다. 그 안에 규칙이 있고 구체적 공간이 있다. 놀이와 스포츠는 호모루덴스들이 낳은 일란성 쌍생아이거나 그 형제들이다. 존경하는 호모사피엔스(현생인류) 여러분! ‘호모루덴스’를 기억해주기 바란다. 이제부터 그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혹시 있을지 모를 죽음에 대해 설명할 테니까. --- p.16
역마살이 낀 그리스 신화 속의 슈퍼스타 헤라클레스는 간다라미술에서 부처를 호위하는 금강역사(金剛力士)로 변신한다. 헤라클레스가 사자의 이미지를 빌어 금강역사와 몸을 합치고 머나먼 동방까지 모험의 길을 떠나온 것이다. 그래서 이윤기는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헤라클레스를 ‘부처님의 보디가드’로 표현했다. 중국 간쑤성 천수현에 있는 맥적산에는 ‘맥적산 석굴’로 알려진 불교 석굴의 무리가 있다. 1952년에 발견되었다는 이 석굴에서는 놀랍게도 사자(로 추정되는)의 대가리를 투구처럼 눌러 쓰고 눈을 부릅뜬 금강역사를 볼 수 있다. --- p.73 피카디리 극장에서 [정무문]을 본 초등학생에게 이소룡은 꿈이 되었다. 나는 곧 어머니를 졸라 추리닝을 맞춰 입고 그 무릎이 다 해질 때까지 입고 다녔다. 쌍절곤을 익히느라 온몸이 늘 멍투성이였다. [용쟁호투(龍爭虎鬪)]는 저금통을 털어 동네 극장에서 봤다. 방과 후에 극장에 갔는데, 밤늦게 집에 돌아가자 부모님께서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기다리고 계셨다. 속 빈 돼지가 책상 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 p.111 스포츠가 문화냐 아니냐는 논쟁은, 문화란 매우 고상하고 고차원적인 그 무엇이라는 규범적 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쟁점은 스포츠가 그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지 못하는지에 있다. 오늘날 사회화되었으며 문화의 이해는 평준화되어 엘리트적 이해보다는 편견에 치우치지 않는 문화 이해가 주목받게 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하여 오늘날 스포츠는 평준화된 문화의 일부로서 독자적인 문화 영역으로 발달하였다. 현대인의 삶에서 스포츠는 삶의 일부이기도 한데, 대한민국에서도 여름 저녁 프로야구와 ‘치맥’을 빼놓고 도시인의 삶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게 되었다. --- p.217 1981년 10월 손 선생이 그 집에 들렀는데,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동행한 교민 한 분이 독일인들에게 물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누가 우승했는지 아는가?” 한 사람이 외쳤다. “일본인(Japaner)!”. 교민은 ‘한국인’이라고 바로잡은 뒤 “그 분이 지금 여기 오셨다”고 소개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 p.244 아아, 김일! 그 간결한 콘셉트! 야비하고 잔인한 외국인(주로 일본인) 레슬러의 반칙에 말려들어 다 죽어가던 김일이 마지막 필살기인 박치기로 전세를 역전시키고 피가 철철 흐르는 얼굴로 두 주먹을 번쩍 들어 올릴 때, 관중석은 환호와 흐느낌으로 충만했다. 그러나 프로레슬링은 “레슬링은 쇼”라는 장영철의 외침과 함께 프로스포츠로서 적자(嫡子)의 자리를 권투에 내준다. --- p.250 |
|
인물로 들여다보는 놀이의 역사
이야기의 시작은 스프린터 아킬레우스에 관한 이야기다. 아킬레우스의 승전보에서 이어지는 달리기의 역사는 올림픽으로, 다시 마라톤으로 꼬리를 무는 식이다. 달리기의 궤를 쫓아 써 내려간 이 여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인물을 만난다.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부터 철학자가 아닌 레슬러로서의 플라톤, 로마의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에 이르기까지 역사, 스포츠, 신화를 망라하는 그 결 사이에서 흥미진진한 호모루덴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호모루덴스라니, 너무 딱딱하거나 어려운 이야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더없이 가까운 곳에 있어 이제 허구 같지 않은 그리스로마신화의 여러 신들을 마주하고 보면 결국 그것은 인간의 한 면을 바라보는 것뿐이다. 그리스로마신화 찍고 돈키호테 돌아 손기정에 이르기까지 동양과 서양을 잇고, 시간을 잇는 이야기들 이야기는 계속된다. 책의 제목처럼 많은 인물, 호모루덴스들의 릴레이가 쉼 없이 이어진다. 그렇다고 숨차게 달릴 필요는 없다. 단지 그들이 지났던 흔적을 좇아 천천히 걸으면 된다. [로마제국쇠망사]를 쓴 에드워드 기번의 전언을 지나면 영화 [글레디에이터]로 낯이 익은 로마의 황제 콤모두스가 등장한다. 신화의 신들을 지나면 시칠리아의 모자이크를 보고 유카탄 반도로 건너 가 죽음의 축제 울라마를 구경하면 된다. 중세의 마상 창경기와 기사의 사랑을 보여주는 슬픈 영웅 돈 키호테, 왼손잡이 다 빈치……. 어디든 좋다, 호모루덴스가 있는 곳이라면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유영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이야기는 아주 먼 곳에서 시작되었다. 저 멀리 서방의 그리스로마 신전에서 중세의 성경 갈피를 지나, 손에 닿을 것 같지 않던 이야기들은 곧 우리 곁으로 날아온다. 그 이야기의 시작은 이소룡이다. 그와 동세대가 아닐지라도 그의 노란 ‘추리닝’과 엄지로 코를 그으며 ‘아비요~!’하던 몸짓은 아직 유효하다. 그 뿐인가. 농구에 대한 열기로 들끓었던 90년대 초 한국의 드라마 [마지막 승부]부터, ‘왼손은 거들 뿐’이라고 되뇌었던 바다 건너 강백호까지 불러내면 이야기는 이미 곁에 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숨 돌릴 틈 없는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사람들이 떼어놓지 못하는 것은 놀이와 스포츠이다. 이는 이 책의 본격적인 이야기다. 독일체조에서 현대 올림픽, 일장기를 달고 메달을 땄던 손기정 선수에까지 이르면 이야기는 이미 깊숙이 우리에게 들어온다. 동서양을 잇고 시대를 돌아 나온 다양한 콘텐츠는 철학, 문학, 영화, 드라마 등 곳곳의 이야기를 소환한다.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으면 더욱 깊게 들어가면 될 일이지만 콘텐츠가 많다고 한곳에서 너무 오래 머물 필요는 없다. 징검다리 건너듯 훌쩍 건너면 될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방심하지 말 것. 이야기를 관통하는 저자의 벼린 문장이 곳곳에서 날을 세우고 있으니 주의하지 않으면 그대 손을 베일지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