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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내가 걷는 그 길에 근대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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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저자입니다.
2015-10-07
조선중화를 외치면서 금수강산을 두 발로 걸어서 두 높은 문화를 창조한 조상들처럼 나도 걸었다. “조선 방방곡곡을 걸어서 진경산수화로 그려내고 진경시로 읊었던 우리 역사를 서촌에서 보았다.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짓밟히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던 우리 조상들의 안타까운 땀방울을 정동에서 보았다. 대한제국에서 또 다시 왜적들에게 침탈당하면서도 민족의 드높은 문화만은 지켜서 장차 나라를 다시 일으키고자 애 썼던 서울 동촌과 목포 개항장을 걸었다. 광복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성큼 찾아 온 전쟁의 비극을 더불어 사는 지혜로 이겨낸 부산 산동네를 걸었다. 모든 것을 낫게 하는 사랑으로 동족상잔의 죽임마저 치유한 신안군 증도를 걸었다”(최석호 외, 2015: 221). 걷는 만큼 보이는 우리 근대사를 한 권 책으로 폈다. 《골목길 근대사》가 바로 그 책이다.
《골목길 근대사》의 자양분은 18세기 3대 연행록(김창업, 1976; 홍대용, 1974; 박지원, 2010)과 정옥자 선생의 조선중화 연구(정옥자, 1998; 2012)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많은 우리 그림과 도자기 등 우리 문화에 대한 해석은 우현 고유섭 선생의 역작(고유섭, 2007)에서 주로 아이디어를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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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만든 사람이 아니라 즐기는 사람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과 풍족한 문화라도 즐길 줄 모르고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 가치를 알아보고 제대로 즐기는 사람에게만 문화를 소유할 자격이 있고, 그가 천하를 자기 것이라 주장해도 딱히 반박할 논리가 없다.
정동이 그렇다. 분노가 있었고 좌절이 있었고 저항이 있었고 창조가 있었다. 정동에 가면 그런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당위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확신한다. 당위론이 능사는 아니지만, 격동의 근대사와 문화사가 정동길에 살아 있다. 몰라도 사는 데에는 지장 없는 역사요 문화지만, 알면 우리의 일상이 조금은 더 풍요해지고 사계절 하늘이 조금은 더 맑게 보이지 않을까? --- p.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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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근대사의 현장 정동, 조선중화의 아픔이 서린 서촌,
일제의 모진 세월을 견뎌낸 동산, 조선 최초 자주적 개항 목포, 더블어사는 지혜를 품은 국제도시 부산, 치유와 사랑의 섬 신안 증도까지 역사를 걷다 《골목길 근대사》는 급변하는 현대에 점점 희박해지는 역사 인식을 일깨워 대한민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되찾아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 공감한 최석호, 박종인, 이길용 세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기획되고 집필되었다. 이들은 ‘역사산책’이라는 콘셉트가 자칫 무거운 역사지식 전달에 치우쳐 산책이 주는 재미를 놓칠 것을 우려해 수위를 조절하는 데 애를 썼다. 자유여행과 역사해설의 중간쯤, 역사를 만나 사유하고 걸으며 ‘나’에게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는 골목골목 이 땅에 서려 있는 우리 역사를 걸으며 그 역사현장에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어떻게 나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무력하게 국권을 침탈당한 근대사의 아픔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정동,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드높인 조선중화가 일제의 앞잡이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서촌, 그리고 나라 잃은 조선의 지식인들이 힘든 시절을 살아 견디어내고 마침내 되찾은 나라에서 문화보국을 위해 힘쓴 동산, 한 많은 민초들의 삶을 흥과 예로 승화해낸 개항장 목포의 눈물, 청관거리, 왜관거리의 전통이 남아 피난민과 함께 더불어 사는 지혜를 품은 국제도시 부산의 개항장, 사랑으로 용서함으로써 동족상잔의 비극을 신앙심으로 이겨낸 천사의 섬 신안 증도까지 저자들의 발길은 우리 근대사의 아픔과 진실을 전하는 역사와 사람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잰걸음을 걸었다. 우리는 순서에 구애됨이 없이 이 책에 소개된 어느 골목길을 가든 거기에서 만나는 역사와 반갑게 조우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이제 ‘걷는 만큼 보인다’. 추천사 보는 만큼 알고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은 여행을 하면서 실감하게 됩니다. 저는 '역사산책'이 돌아다니는 행위보다는 사유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여행전문가들이 현장을 누비며, 자연과 사람과 역사를 엮어서 만든 이 책이 여행하면서 사유하고 그 지역을 사랑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믿습니다. 유진룡 (전)문화부장관, 국민대 석좌교수 우리 역사가 '이야기'와 '사람'으로 남아 있는 인문학적 공간, 그 골목들을 걸으며 저마다의 아름다움과 아픔을 느낍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세상을 깨닫게 되죠. 길 위에서 만나는 근대사는 역사적 통찰력과 더불어 나를 되찾는 여행이 됩니다. 윤은기 (전)중앙공무원교육원장,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