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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oyuki Kurokawa,くろかわ ひろゆき,黑川 博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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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케이스에서는 서류 송치 후 나라지검에 오사카지검의 특수검사가 합류해 전담반을 설치하는, 뜻하지 않는 사태로 발전했다. 현경 안에서는 “배신당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법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방침 전환은 지검 수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여론을 배려한 오사카 고검의 강한 의사가 움직였다”는 가정이 배후에 있는 듯하다.
어쨌든 나라현경의 전 경시가 사망함으로써 사건 해명에 있어서 큰 구멍이 생겼다. 수사당국끼리의 엇박자 사이에서 사건 당사자가 사망한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정보를 전혀 모르는 일반 시민일 것이다. --- p. 12~13 JR환상선 쓰루바시(鶴橋) 역에서 남쪽으로 10분쯤 걸어, 미유키도로 상점가에 도착했다. 그곳은 재일한국인의 마을이었다. 김치와 한국의 식재료를 파는 식품점, 한복 같은 전통의상 가게와 갈비집이 빼곡했다. 대구포와 고추를 진열한 건어물 가게 앞에 서있는 아주머니들은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문득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니노미야는 작년 구와바라와 함께 북한으로 도망간 희대의 사기꾼을 쫓아 평양, 나진·선봉직할시, 중국 국경을 넘나들었었다. 목숨을 건 추격전이었는데 지금 와서는 재미있는 추억이 됐다. --- p. 15~16 -선물 사갈까? -아니, 됐다. 조심해서 돌아와라.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오키나와에서 뭘 하는지, 왜 돈이 필요한지, 어머니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걱정은 해도 겉으로는 굳이 표현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일곱이나 된 다 큰 아들이 환갑을 넘긴 어머니에게 용돈을 못 줄망정 돈을 달라고 하는 것만큼 한심한 일도 없었다. 마음속으로 불효를 사과했다. --- p. 136 “니미럴. 참말로 덫이였구마잉.” 구와바라가 낮게 말했다. “잘도 알아채셨어요.” “한심한 덫잉께. 우덜이 네마의 휴대폰을 갖고 있단 것을 알아채고잉 히가시헌티 연기를 시킨 거제. 착신이력을 보고 니가 전화를 헐 것잉께. 고것이 노림수였어야.” “그대로 걸려들었네요.” “남 야그 하듯 하누마잉. 저 녀석들헌티 걸렸으믄 기냥 죽은 목숨이여.” “…….” 그 생각을 하자 온몸에 핏기가 가셨다. “이라고 촌구석의 코티지로 우덜을 끌어들인 것은 반쯤 죽여 갖고 입을 열게 헐 생각이었겄제. 워째서 오키나와에 왔냐, 워째 소센회를 의심허냐, 워쩌케 히가시를 숨긴 걸 알았냐, 워째서 아오키를 쫓냐 허믄서 물어보고 잡은 것을 다 묻고는 60미터 절벽에서 떨어뜨려불라고잉. 니허고 나는 손을 꼭 잡고 같이 비명횡사해부렀을 거여.” 등골이 서늘했다. 이런 힘이 넘치는 역병신과 함께 죽는다면 영겁의 시간 동안 지옥을 헤매고 다닐 것 같았다. --- p. 167 “이틀만 빨리 아오키를 잡았으믄 통장을 손에 넣는 것인디.” “7,000만 엔이라……. 도망친 물고기는 무척 크게 느껴지네요.” “니 뭐여? 시방 남의 일이여? 니도 700만이나 날렸음시롱.” “그걸 생각하니 힘이 빠져요.” 7,000만 엔에 리얼리티는 없었지만 700만 엔에는 있었다. 연수입보다 조금 더 큰돈을 달랑 이틀 차이로 날린 것이었다. --- p. 298 니노미야는 시거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선루프를 향해 연기를 뿜어냈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스릴 이즈 곤(The Thrill is Gone)’의 기타소리가 흘러나왔다. 구와바라의 벨소리였다. 구와바라가 휴대폰을 꺼냈다. “구와바라입니…… 누구쇼? ……아, 기다리고 있었지라. ……그라요. 개 산책을 함께 혔는디. ……아아, 그래서. ……알겄소잉. 한 시간 안에 가제.” 구와바라가 전화를 끊었다. “오치아이입니까?” 니노미야가 물었다. 구와바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 악당의 등장이여. 비즈니스 기회가 왔구먼.” --- p. 300 “자네 다케우치도 만났나?” “전무가 당신을 잔 싫어해부는 것 같더라고잉. 나라 도자이의 자산과 차입금을 계산해설랑 오치아이헌티 철저히 변제를 요구하겄다, 하는 고런 말도 들었당께.” “젠장…….” 오치아이는 이를 악물고 뭐라고 혼잣말을 했다. 야스오카와 호소야는 그저 묵묵히 구와바라와 오치아이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저그 말이요잉, 오치아이 씨. 도자이 택배가 가와자카 본가와 연결되아 있는 것은 공공연히 누구나 잘 알고 있단 말이요잉. 그라믄 내가 칩과 CD를 다케우치헌티 건네불믄 워쩌코롬 된다고 생각허요. 당신, 본가 쪽 야쿠자헌티 쫓겨갖고 똥구녁의 털까정 몽땅 뽑혀분 다음, 요시노 워디 산속에서 지렁이 밥이 되불겄어!” “1억 엔의 감액 교섭 가능성은?” --- p. 306 “시바타허고 아오키만이 아니여. 나라 도자이는 오치아이와 가와데맹키로 경찰 출신덜이 들러붙어 갖고는 온통 갈가리 파묵고 있잖여. 여그 본사도 마찬가지 아니겄어? 니맹키로 효고현 찌끄래기를 데려다 총무 섭외담당으로 야쿠자 대책을 하고 있응께.” 구와바라는 다리를 벌리고 양손을 늘어뜨린 채 나카도를 노려봤다. “니도 다케우치의 걸레 짓은 인자 고만 허고, 이 회사를 묵어치워불 생각 아니여?” “구와바라 씨, 하고 싶은 얘기 다 했습니까?” 나카도는 낯빛 하나 바뀌지 않았다. “당신 용건은 알겠습니다. 다케우치 전무가 출장에서 돌아오면 전해드리죠. 그러니 여기서는 얌전히 물러나주시죠.” “이런 등신, 본론은 인자부터여.” --- p. 319 구와바라는 벌떡 일어나 히가시의 얼굴에 박치기를 하고 사타구니에 무릎을 힘껏 박았다. 뒤로 넘어간 목에 주먹을 날리자 히가시는 허리부터 무너져 내렸다. 이케사키가 구와바라에게 달려들었다. 구와바라는 물러서지 않고 쇼트 훅을 날렸다. 둘은 서로 엉키면서 소파에 쓰러졌다. 구와바라는 몸을 돌려 이케사키의 관자놀이에 팔꿈치를 내려쳤다. 몸에 올라타 이케사키를 때리는 구와바라의 머리에 세노오가 꽃병을 내리쳤다. 꽃병이 산산조각 났다. 구와바라는 쓰러지지 않고 이케사키의 머리를 붙잡고 계속 때렸다. 세노오가 구와바라의 목에 팔을 감았다. 니노미야는 캐비닛에 기대어 일어나 권총을 찾았다. 책상 밑에 떨어져 있었다. 무릎걸음으로 팔을 뻗어 총을 잡았을 때 뒷머리에 충격을 받았다. 니노미야의 시야는 까매졌다. --- p. 3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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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액션 누아르의 부활을 알리다!
나오키상 수상작 『파문』이 속한 '니노미야 시리즈' 일본 하드보일드 장르의 대가 구로카와 히로유키의 대표작 '니노미야 시리즈'가 돌아왔다. 153회 나오키상 수상작 『파문』이 속한 니노미야 시리즈는 생생하고 입체적인 캐릭터,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액션신과 속도감 넘치는 추격전, 현실감 가득한 무대배경까지 한동안 범죄, 추리소설에 갇혀 있던 장르문학에서 본격 액션 누아르의 부활을 예감하게 했다. 앞서 출간된 니노미야 시리즈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 『국경』은 각각 본 무대인 오사카와 원서 출간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북한을 배경으로 그려졌으며, 산업폐기물처리장과 수십 억 원대의 사기 사건을 소재로 건설 컨설턴트 니노미야 케이스케와 야쿠자 구와바라 야스히코의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두 콤비의 유쾌한 만남과 주거니받거니 툭툭 내던져지는 대화는 극의 긴장감을 풀어주면서도 시원한 웃음을 던져줌으로써 니노미야 시리즈의 최고의 백미로 손꼽힌다. 검은 인맥과 금맥의 세계를 통렬하게 그려낸 하드보일드 스릴러 니노미야 시리즈 제3탄 『악당』 이번 니노미야 시리즈 제3탄 『악당』에서는 거대 운송회사와 정제계 비리를 메인 사건으로 한 니노미야 콤비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진다. 북한 두만강의 얼음장 같은 물속에서 살아 돌아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니노미야의 사무실로 불길한 기운의 전화 벨소리가 울려 퍼진다. 잊을 만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역병신 구와바라의 전화다. 접대마작에 대타로 참석해달라는 말에 콧방귀를 뀌며 무시하려던 니노미야는 짜고 치는 게임이니 이기기만 하면 따낸 판돈을 가질 수 있다는 말에 참석을 결정한다. 그러나 이 접대마작은 훗날 돌이킬 수 없는 어마어마한 사건사고의 시작이 되고 만다. 접대마작에 참석한 운송회사 임원과 경찰 공무원의 모종의 관계에서 돈 냄새를 맡은 구와바라에게 멱살 잡히듯 이끌려 복잡한 흑막의 뒤편으로 들어가게 된 니노미야. 연일 보도되는 운송회사 화재 사건과 부패 경찰관의 분신자살 사건은 경찰 내부에서 사전 검열을 통해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나지 않은 채 실제 사실보다 정제 되어 전해진다. 피상적인 뉴스보도를 접하면서 니노미야는 도대체 누가 진짜 사기꾼인가 싶을 정도로 사회의 부조리함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런 니노미야와 달리, 구와바라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떡'인 7억 엔이라는 비자금은 누가 가져도 할 말 없는 수취인불명의 검은돈이라며, 니노미야를 끌고 오사카에서 나라, 그리고 오키나와로 7억 엔을 악착 같이 좇아 종횡무진 한다. 시원하고 격렬한 로드액션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검은돈에 얽힌 사연, 그리고 등장인물들 간에 조성되는 팽팽한 긴장감은 분명 독자에게 기대 이상의 하드보일드 스릴러를 선사할 것이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악당과 정의의 사도, 그 경계선에 선 자들과 니노미야 콤비가 펼치는 액션 누아르 아버지가 야쿠자였던 건설 컨설턴트 니노미야와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를 둔 야쿠자 구와바라의 만남은 무척 묘하다. 오로지 돈 때문에 마주하는 사이이기에, 돈을 변명으로 위기에 처한 서로를 구하면서도 그것을 의리라 말하지 않는다. 합법적인 일이냐, 아니냐의 경계선에 놓인 것들에 온몸으로 뛰어들어 만신창이가 되어서도, “니가 오버해서 그때 나를 구하러 오지만 않았어도 그 돈은 빼낼 수 있었는데!” 하면서 티격태격 하는 그들의 모습이 밉지만은 않은 것은 아마도 삼류인생을 사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네 모습의 일면을 투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200억 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의 임원, 민중의 지팡이라 일컫는 고위급 경찰 공무원, 재선, 삼선을 거듭하는 지방 의원 등등 겉으로 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사회 고위층이라 할 수 있는 인물 군상이 벌이는 치졸한 이득싸움과 조금 더 먹기 위한 비리자금 돈세탁 현장에 대한 이야기는 악(惡)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권력을 활용해 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것보다 무능한 것은 없다고 말하는, 감히 듣도 보도 못한 건설 컨설턴트 나부랭이와 못 배워먹은 야쿠자 따위가 나타나 협박을 하냐 말하면서도 야쿠자를 대동해 일을 해결하려드는 그들의 행태는 가히 ‘우리야말로 악당 아니겠소’라고 말하는 것이겠다. 니노미야 시리즈 3탄 『악당』을 통해 독자는 니노미야 콤비의 좌충우돌 액션활극과 톰과 제리 같은 만담에 시원하고 유쾌한 웃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이 악당 같은 콤비가 ‘진짜’ 악당들에 코에 주먹을 한 대씩 꽂아 넣을 때마다 짜릿한 통쾌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