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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인의 목소리
2. 이방인의 목소리 3. 아들의 목소리 4. 밤 나비의 목소리 5. 아이의 목소리 옮긴이의 말 |
Shichiri Nakayama,なかやま しちり,中山 七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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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의 입구에는 유기로 만든 명판이 달려 있다. 쓰가노 마코토는 그 명판을 올려다보며 그곳에 적힌 맹세의 말을 눈으로 훑는다.
---「첫 문장」중에서 “캐시 교수님은 정말 미쓰자키 교수님을 좋아하네요.”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보스는 내게 등대 같은 사람입니다. 길을 헤맬 때 찾는 이정표나 지침입니다. 좋고 싫고는 상관없습니다.” ---p.13 -사인 불명의 시신이 많은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시신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경찰과 의사가 너무 많아. 시신은 말하고 싶어 온몸이 근질근질한데 경찰과 검시관이 귀를 막고 있어. ---p.23 -세상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90퍼센트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어.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두 눈이 천천히 어둡게 변해갔다. 돈이라. 그렇지. 미쓰자키 교수. 당신 말이 맞아. 세상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90퍼센트는 돈으로 해결되지. 그래서 나 때는 해결하지 못했어. 돈이 없어서 운 사람이 있지. 돈이 없어서 감춰진 진실이 있어. 그러나 당신에게 들을 말은 아니지. 시신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경찰관과 검찰이 귀를 막고 있다고?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데? ---p.26 「친애하는 미쓰자키 교수. 인터뷰에서는 아주 대단하게 말하던데 시신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당신의 귀를 시험해 보지. 앞으로 나는 사람을 딱 하나 죽일 거야. 반드시 자연사로 보이게 말이야. 그러나 시신은 살해당했다고 주장하겠지.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들어봐.」 ---p.34 반장이 뭐래?” “형사님의 폭주를 감시하래요.” 적당히 둘러댔으나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그러나 고테가와는 의심 가득한 눈으로 마코토를 본다. “왜요?” “아니. 마코토 선생이 내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불안해서.” ---p.129 마코토와 고테가와의 폭주가 이번에는 나쁜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고테가와의 말마따나 두 사람 다 브레이크보다는 액셀 담당이다. 언젠가는 폭주 끝에 충돌할까 봐 걱정했는데 드디어 현실이 되고 말았다. ---p.141 “마코토, 명예로운 일 아닙니까? 고테가와 형사는 지금 마코토에게 목숨을 맡기고 있습니다.” “아뇨. 캐시 교수님. 전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어요.” “말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단단한 신뢰 관계가 없으면 그런 위험한 일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수는 없습니다.” 칭찬인지 놀림인지 도통 모르겠다. ---p.200 성역에 발을 디딘 순간, 미쓰자키는 일개 노인에서 군주로 변모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미쓰자키가 휘두르는 메스와 식견에 거스를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p.282 역시 미쓰자키 교수님도 실패한 적이 있군요.” “아무리 이 업계의 권위자라 해도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자네도 돌아보면 알겠지.” “저는 실패를 너무 많이 해서 반성하기도 두려워요.” “사람은 실패한 만큼 배운다네. 많이 실패했다고 부끄러워할 게 아니라 분발해야지.” 2년 가까이 만나지 못했는데 쓰쿠바의 언동은 이전 그대로여서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미쓰자키의 실패도 마찬가지야. 다만 녀석은 완벽주의자라 어지간해서는 얼마 안 되는 실패를 용서하지 않았을 거야.” ---p.314 “저는 법의학 교실에서 공부하며 사인을 특정함으로써 의학에 공헌하려는 사람입니다. 모든 시신은 해부되어 진단의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사인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시즈미 교수님의 진단대로 마야가 돌연사였다고 해도 부검해 사인을 특정함으로써 다른 신생아의 돌연사를 막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p.335 “하나 더 덧붙이자면 내가 사죄해야 할 상대는 네가 아냐. 비탄의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살해당한 죽은 자에게지. 착각하지 마.” 미쓰자키는 그 말을 남기고 바로 흥미를 잃은 듯 등을 돌렸다. “확보!” ---p.3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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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도 없이 폐가 절개된다. 마치 녹기 시작한 버터에 칼을 댄 듯했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현재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가장 핫한 최고의 작가이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냈으며, 각각의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짧은 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다. 음악, 경찰, 의료 등 다양한 소재에 도전해 수많은 인기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그. 그중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시리즈는 법의학을 단순한 수사 기술이 아니라, 죽은 이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장치로 간주하며 현실의 문제를 간과하지 않는다. 이렇게 여러 분야의 미스터리를 집필하는 그의 활동은 놀라울 정도로 왕성하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하루에 평균 25매씩을 집필하고 보통 이틀에 하루는 마감일, 조금 여유가 있을 때에도 3일에 하루는 마감일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러한 그의 집필 동기는 무엇일까? 그는 꼭 출판사에 이익을 가져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쓴다고 한다. 매년 신인 작가들이 배출되는데, 선배 작가들이 출판사에 이익을 창출하게 해줘야 그들이 책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지 신인들은 그 분야의 보물과도 같은데, 그 보물도 경제적인 지주가 없으면 데뷔할 수 없으니 시치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즉 자신이 쓴 글로 출판사에 이익을 가져다줌으로써 같은 분야의 후배 작가들이 데뷔하는 데 보탬을 주는 것이 그의 집필 활동의 원동력이다. 그는 더 나아가 “출판사에 손해를 입히면 그만둬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작가로서의 그의 책임과 의무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치리의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리더빌리티’다. 즉 가독성이 있고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시치리는 리더빌리티를 추구하기 위해 내용의 사건성과 스토리에 따라 완급을 조정한다고 한다. 가령 ‘!’의 수 등으로 컨트롤하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테미스의 검』에서는 느낌표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덧붙이자면, 작품의 주제에 따라 ‘!’과 ‘?’의 개수를 정한다는 것이다. 이 주제라면 원고지 한 장당 몇 개로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또한 그는 한 달에 한 작품을 출간하는 엄청난 집필 속도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은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과 작품을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작가들은 원목을 하나하나 조각칼로 깎듯이 작품을 쓴다면, 자신은 프라모델 형식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러니 어떤 테마에 대해 써달라는 제안을 받으면 이전에 써두었던 설계도를 떠올리고 그것을 바로 가공해 조립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필요도 없다. 가히 천재적인 만능 이야기꾼답다. 앞으로도 만능 재주꾼이 어떤 이야기로 독자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해주시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