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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숲에서 들려온 울음소리
2. 올무를 끊고 3. 낯선 사내들 4. 이 골칫덩이야 5. 고물차를 타고 온 구조대원 6. 눈에 갇힌 산마을 7. 암세포가 되긴 싫어 8. 털보대장의 꿈 9. 물고기 도둑을 잡아라 10. 앉은뱅이 두루미 11. 덫에 걸린 아이 12. 물개랑 친구하기 13. 하늘로 간 달구 14. 참 이상한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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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산마을에 어스름이 밀려왔다. 새하얀 눈빛 때문에 어스름은 여느 날과 빛깔이 달랐다. 마치 하얀 어둠이 내리는 것 같았다.
어둠이 완전히 덮여 와도 하늘은 깊이 흐르는 물빛처럼 푸르 딩딩하고, 거인처럼 우뚝우뚝 솟은 산 너머로 별들이 하나씩 둘씩 톡톡 태어났다. 그러다가는 푹죽 알갱이가 온 하늘에 터지는 것처럼 어디선가 별들이 한꺼번에 와락 튀어나와 하늘 한가운데를 가득 메웠다. 눈이 시리게 차갑고 예쁜 별빛이었다. 그 별빛 아래서 모두들 바삐 움직였다. 아버지와 구만이는 마당에서 이엉을 엮고, 산이는 이엉 엮을 짚을 날랐다. 석이 대원과 미단이는 조각난 비닐을 이어 붙이고, 엄마는 저녁을 차리느라 부엌에서 달그락거렸다. 밤사이 골칫덩이의 체온이 떨어질지 몰라 이엉과 비닐로 돼지 우리를 감싸 주어야 했다. 체온이 떨어지면 바로 숨이 끊어진다는 것이다. 정말 골칫덩이는 아까부터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비닐로 우리를 둘러치면 간단할 테지만, 비닐이 얼마 없어서 모자라는 만큼은 이엉으로 덮어 주어야 했다. ---p. 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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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등장하는 생태동화나 환경동화는 대부분 특정한 주제와 지식을 전달하려는 나머지 의도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재미와 감동을 주기보다는 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도 겉으로 보기에는 동물 이야기라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야생동물 구조대’라는 독특한 소재를 취해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자칫 진부해지기 쉬운 이야기를 여러 가지 생생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 나간다. 또 흔히 보기 어려운 동물인 고라니, 두루미, 멧돼지, 하늘다람쥐, 물개, 산양 등의 이야기가 전개되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편 이 작품에서는 ‘구만’이라는 재미있는 인물을 눈여겨볼 만하다. 구만이는 스물다섯 살이나 먹었지만 좀 모자라서 마을 아이들조차 만만하게 여기는 인물이다. 아무한테나 무조건 ‘성’(형)이라고 부르고, 시도 때도 없이 애어른 가리지 않고 “성, 담배 한 대 피우실래?” 하며 담배를 권한다. 또 마음이 순박하고 착해서 올무나 덫에 걸린 동물들을 남몰래 구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모자라거나 착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엄청난 구두쇠에다 욕심쟁이다. 구만이는 농사를 잘 지어서 늙은 호박이며 오이 등이 남아돌아도 소 여물로 줄 망정 다른 사람에겐 절대로 주지 않는다. 게다가 가을이면 산에 올라 밤을 주워다 파는데, 산이네 식구들을 만나면 슬금슬금 피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을 금치 못하게 한다. 그럼에도 구만이가 얄밉지 않은 건 욕심쟁이이기는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구만이보다 똑똑할지는 모르지만, 욕심으로 가득 차서 자연을 거스르고 남을 해치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