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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에게
제5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이수진양양 그림
사계절 20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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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학년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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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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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가족의 이별_5
2. 제주도에서 온 작은 돌_18
3. 그림 속 이름_24
4. 너와 나의 이야기_36
5. 친구가 될 수 있을까_46
6. 아무도 모른다_57
7. 미움받는 사람들_67
8. 꽃이 지듯 쓸쓸히_79
9. 거짓말의 무게_86
10. 여름밤의 외출_98
11. 선택_106
12. 혼자가 아닌 우리_117
13. 아빠와 나_132
14. 친구_150
작가의 말_164
작품 해설_166

저자 소개2

오랫동안 영화 만드는 일을 했고, 이제는 글을 씁니다. 처음 쓴 단편동화의 주인공이었던 현진이와 함께 뚜벅뚜벅 걸어, 첫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 『현진에게』로 제5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림책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면 산책을 하며 가끔 사진도 찍는다. 그림책 『계절의 냄새』 『너의 숲으로』를 쓰고 그렸고, 『갈림길』 『상어 인간』 『1995, 무너지다』 『우리 집에 놀러 갈래?』 『시간을 묻는 소년, 모나리자』 『오로라의 사냥 비법』 『쿠키 두 개』 『건조주의보』 『뒤바뀐 로봇』 『체스 메이트』 『현진에게』 『난 여우 누이와 산다』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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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306g | 147*210*10mm
ISBN13
979116981393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출판사 리뷰

와타나베 하루토, 그리고 이현진
열두 살 하루토는 엄마가 쥐여 준 편지를 마지못해 들고 등굣길에 나선다. 엄마가 아빠에게 쓴 편지 겉봉에는 한국말과 일본말이 모두 적혀 있다. 그러나 우체국 앞에서 하루토는 실수인 척 편지를 땅에 버리고, 단짝 친구인 료를 재촉해 학교로 향한다. 교실에서는 반의 유일한 한국인인 정우가 늘 그렇듯 아이들의 따돌림을 묵묵히 견디고 있다. 하루토네 반에는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은 전쟁도, 전쟁에서 진 것도 한국 탓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하루토는 그 전쟁을 일으킨 게 일본이라는 것도, 일본이 한국에 저지른 폭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일본인 아이들이 한국인 아이를 괴롭히는 모습을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지만, 나서서 편들지는 못하는 하루토. 그 속사정은 하루토가 가진 또 다른 이름 때문이다.

나는 이름이 두 개다. 한국 이름은 이현진, 일본 이름은 와타나베 하루토. (중략) 하지만 학교 친구들은 나를 하루토라고 부르고, 아무도 내 한국 이름을 알지 못한다. 엄마는 일본 사람이고, 아빠가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도. (12-13쪽)

‘1950년대 후반의 일본’이라는 공간은 어린이 독자에게 제법 생소한 배경이다. 그간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의 한가운데 놓인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삼은 많은 동화는 거대한 폭력이 평범한 이들의 삶에 미친 물리적인 영향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현진에게』는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 일본에서 살아가는 현진을 주인공으로 삼아, 어린이 독자에게 한일 혼혈인이자 재일 조선인 어린이의 존재를 알린다.

전쟁이 어린이에게 남기는 것
일제강점기에 조선에서 결혼한 조선인 아빠와 일본인 엄마. 곧 조선이 해방되고 현진과 동생 세진이 태어나 행복한 날들을 꿈꾸었지만, 한국전쟁이 일어나 고된 피난이 시작되었다. 결국 아빠는 한국에 남고 엄마와 형제는 일본으로 왔다. 잠깐만 떨어져 지내다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가족의 이별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엄마는 밤낮으로 삯바느질을 해 생계를 꾸리면서, 멀리 있는 아빠를 염려하고 그리워한다. 힘들어하는 엄마를 볼 때마다, 한국에서 함께한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현진은 아빠에 대한 막연한 원망이 점점 커진다. 학교생활도 녹록지 않다. 현진은 반 아이들이 정우를 괴롭히는 것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절반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친구들이 돌아설까 봐 두려워하면서도 정우를 외면하지 못한다. 괴롭힘당하면서도 자신의 한국 이름을 떳떳하게 밝히는 정우가 궁금하고, 그 애가 그림 한귀퉁이에 적어넣은 한국 이름을 불러 주고 싶다. 교실에서 그 이름을 정확히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현진뿐일 테니까.
국가간의 전쟁은 잠시 끝난 시점이지만, 현진에게 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폭격으로 죽은 사람을 돌아오지 못하고, 전쟁으로 헤어진 가족 역시 만나지 못했다. 전쟁이 남긴 갈등은 일본인 어린이와 한국인 어린이 사이에 뿌리깊이 남아 있다. 『현진에게』는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서 여전히 살아가는 아이들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비단 죽음과 가난뿐이 아니라, 전쟁이 사회에 남긴 상흔은 비단 어른들뿐이 아니라 어린이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갈등은 비단 1950년대만의 것이 아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025년에도 그러한 전쟁이 있다. 3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전쟁을 비롯한 국가 폭력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거, 많은 이들이 피부색과 성별, 국가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혐오하고 차별한다. 그러고 보면 현진의 상황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전쟁’을 현진은 어떻게 이겨 내야 할까?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용기에 대해
현진은 모두가 떠난 교실에 혼자 남은 정우를 찾아가 손을 내민다. 한국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는 정우를 이끌고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실컷 논다. 늘 혼자였던 정우, 정우와 함께하는 모습을 들키기를 두려워하던 현진은 학교를 벗어나 함께 담벼락 위를 걷고, 거미줄로 잠자리를 잡기도 한다. 그 서투른 위로는 두 아이의 마음뿐만 아니라 독자의 기억에도 오래 남을 만큼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제주에서 가족을 잃고 일본으로 도망쳐 온 사연을 털어놓은 정우에게 현진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의 한 조각을 내보인다. 자신도 제주에서 살아 본 적이 있고, 아빠는 아주 먼 곳에 있어 함께 살지 않는다고. 정우와 가까워질수록 료에게 숨길 것이 많아지고, 현진은 두 친구 모두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소리 내어 밝히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진다.
결국 아빠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져 현진은 학교에서 곤경에 처한다. 료에게서 외면당한 현진은 억울함과 섭섭함에 방황한다. 하지만 그렇게 멀어진 와중에도 현진은 창고에 갇힌 료를 구하고, 료는 동생을 찾아헤매는 현진을 도와 준다. 그 소동은 두 아이 모두에게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려 준다. 그리고 현진은 료에게 직접 고백한다.

“내 이름은…… 내 이름은 이현진이야. 그동안 너한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
진심이었다. 언젠가 남들한테 내 이름을 말하게 된다면, 료에게 제일 먼저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막상 말하고 나니, 내 이름이 현진이든 하루토든 또 다른 무엇이든 그런 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141쪽)

“차갑고 부당한 세계에 맞서는 힘”
아빠가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료와 싸우고 동네를 방황하던 현진을 가게로 불러들인 료의 아빠는 현진을 전과 다름없이 대한다. 그리고 의외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자신이 전쟁 중 만난 한국 사람은 참 좋은 사람이었다고. 현진은 “아저씨도 그 사람한테 좋은 사람이었어요?” 하고 묻자 당황해하던 료의 아빠는 힘겹게 털어놓는다. 나는 그에게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고. 그리고 이어지는 료 아빠의 고백에는 전쟁을 일으킨 모든 기성세대가 그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사과와 위로가 담겨 있다.
“나도 어른이 되면 모든 걸 다 알고 잘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아. 만일 그랬다면 애초에 전쟁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어. (중략) 하지만 이제 전쟁은 끝났어. 그러니 이제 잘못은 그만해야 해. 하루토, 어깨 펴라. 네가 눈치 볼 거 없어.”
현진은 이 작품 속에서처럼 계절이 바뀐 뒤에도 아빠의 편지를, 그리고 멀리 떠난 친구의 편지를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편지를 쓸 것이다. 나는 잘 지내고 있으며, 그들을 그리워하고 있으니, 건강히 돌아오라고. 그리고 단짝 친구인 료가 변함없이 현진의 옆을 지킬 것이다.
『현진에게』는 어린이에게 사뭇 멀게만 느껴지는 과거에 오늘을 훌륭히 투영했다. 그리고 과거에도 현재에도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폭력과 차별을 경계하는 한편, 그것을 극복하는 힘 역시 사람들 사이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전달한다. 이 나직한 목소리는 어린이 독자의 마음에 남아, 약자에게 기꺼이 손 내미는 용기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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