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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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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인형을 찾아 나선 길, 처음 만나는 세계로
아이가 소중히 여기던 고래 인형이 사라졌다. 인형은 늘 곁에 있던 엄지 이모가 사 준, 이모를 닮은 인형이다. 아이는 고래 인형을 찾아 혼자 지하철을 타고 길을 나선다. 어느새 지하철역은 바다가 되고 아이는 언젠가 엄지 이모와 함께 보았던 파란 물고기를 따라 첨벙 물에 뛰어든다. 아이 역시 물고기가 되어 자유롭게 헤엄치기 시작한다. 그때 ‘겁내지 마.’라고 말하는 엄지 이모의 목소리는 아이를 더 깊고 넓은 곳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처음에는 잃어버린 인형을 찾으러 나섰지만, 아이가 더 깊이, 더 멀리 헤엄쳐 갈수록 이 여정의 방향도 조금씩 달라진다. 잃어버린 것을 찾아 나선 길이, 아직 만나지 못한 세계를 향한 항해가 된다. 홀로서기는 혼자가 되는 일이 아니다 아이의 변화는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가 달라지는 순간 선명해진다. 처음에는 ‘고래 인형이 어디 있을까?’를 궁금해하다가 어느 순간 ‘전에는 상상해 본 적 없는 세계’를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잃어버린 것에서 아직 만나지 않은 것으로, 지나온 시간에서 앞으로 펼쳐질 세계로 향한다. 『바다로 간 고래』에서 보여 주는 독립 혹은 홀로서기는 혼자서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했던 시간과 관계를 끊어 내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아이가 더 깊고 더 먼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데에는 엄지 이모와 함께한 시간이 있다. 함께 보았던 파란 물고기와 “겁내지 마.”라고 말해 주던 목소리는 아이 안에 남아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독립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 것도,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함께했던 관계를 자기 안에 품고 아직 가 보지 못한 세계를 향해 자기 삶의 방향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바다로 간 고래』는 홀로서기와 함께하기가 서로 반대말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한 어린이의 작은 항해를 통해 보여 준다. 글과 그림이 함께 그려 낸 ‘작은 독립’ 이 섬세한 성장의 순간을 함께 그려낸 것은 『갈림길』에서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적 있는 윤슬빛과 양양 작가다. 윤슬빛의 글이 어린이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변화를 짧고 시적인 언어로 포착한다면, 양양의 그림은 그 마음의 움직임을 현실 공간 너머까지 데려간다. 윤슬빛의 첫 그림책이다. 웅진주니어문학상, 대산문화재단 창작기금, 한국일보 신춘문예, 한국출판문화상 등을 수상한 그는 동화와 청소년소설, 동시를 넘나들며 행보를 넓혀 왔다. 이번에는 그림책이라는 형식으로 어린이가 자기 방향을 갖게 되는 마음의 변화를 들여다본다. 윤슬빛의 짧고 시적인 문장이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기에, 이 책에서는 그림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또 하나의 목소리가 된다. 보이지 않는 감각과 마음을 빛과 색으로 표현하는 양양은 『바다로 간 고래』에서 현실의 지하철을 거대한 바다로 확장한다. 지하철역의 빛과 창밖의 풍경에 조금씩 물빛이 스며들고, 사람들 사이로 물고기와 고래가 나타난다. 현실의 이동은 자연스럽게 헤엄이 되고, 아이가 실제로 지나가는 공간은 마음속에서 점점 더 넓은 세계로 펼쳐진다. 주인공 아이는 휠체어를 사용하지만 글과 그림은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장애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그것을 극복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다른 어린이들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혼자 길을 나서고, 두리번거리고, 새로운 세계를 궁금해하며 자기 방향으로 움직이는 한 어린이가 있을 뿐이다. 장애를 주제로 삼지 않으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어린이를 자신의 삶과 세계를 가진 주체로 자연스럽게 그려 낸다는 점은 이 책이 말하는 독립의 의미와도 맞닿는다. 독립은 특정한 몸이나 능력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자기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홀로 두리번거리며 시작하는, 어린이의 작은 독립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는 『바다로 간 고래』를 ‘홀로 두리번거리며 드넓은 바다로 헤엄쳐 나가는 어린 고래, 그 작은 독립의 기록’이라고 평했다. 어린이의 독립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지 않는다. 겁이 나면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떠올리기도 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어제보다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멀리 간다. 『바다로 간 고래』는 바로 그 작은 움직임을 응원하는 그림책이다. 누군가와 함께했던 세계를 마음에 품은 채, 이제 자기 앞에 펼쳐진 세계를 궁금해하기 시작한 모든 어린이에게 건네는 이야기다. 교과연계 : 2-1 국어 5. 마음을 짐작해요 2-2 국어 7. 내 생각은 이래요 3-1 국어 5. 인물에게 마음을 전해요 4-1 국어 6. 경험을 표현해요 4-2 국어 4. 책 속의 길을 따라 5-1 국어 6. 작품을 즐겨요 6-1 국어 1. 자신의 삶과 관련지어 읽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