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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선거 7
돌아온 아버지 18 쥐구멍 가게 29 그림 물감 43 영주와 어머니 55 나를 건드리지 마 66 뙤약벝 속에서 84 우박 맞은 배 103 땅콩밭 일꾼 125 부끄러움 136 쓸쓸한 추석 145 운동회 날에 155 여우와 장미 170 남겨지는 것들 184 아버지, 아버지 194 작가의 말 206 |
黃善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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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마음이
끝내 도착하는 이야기. 황선미 문학의 출발점 가난과 부끄러움, 아이의 세계를 흔드는 감각 6학년 찬우는 반장 후보로 추천되지만 스스로 그 자리를 물러난다. 어머니가 학교 행사에 올 수 없는 형편 때문에 겪었던 부끄러움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찬우의 학교생활은 가난이 한 아이의 자존심과 관계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를 보여 주는 이야기로 깊어진다. 아버지는 객지 공장을 전전하다 사고로 손가락 두 마디를 잃고 돌아오고, 가족은 생계를 위해 다시 버텨 내야 하는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어머니는 생선과 꽃게를 팔며 손끝이 터지도록 일하고, 아이들은 그 노동의 냄새와 흔적을 고스란히 감당한다. 준비물을 마련하지 못하는 순간, 비린내 밴 돈을 숨기고 싶은 마음 같은 장면들은 ‘형편이 어렵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생활의 감각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찬우가 자기 것을 내어 동생을 돕는 선택 역시, 어린이가 너무 일찍 철들어 버리는 세계의 무게를 조용히 보여 준다. 이 작품에서 ‘부끄러움’은 감정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관계를 흔들고, 선택을 바꾸고, 아이의 내면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쥐구멍 가게와 푸른 자전거, 삶을 다시 굴리는 힘 아버지는 삼거리의 작은 자전거 수리점을 열고, 찬우는 그 곁에서 다시 살아가려는 삶의 모습을 지켜본다. 쥐구멍 가게라 불릴 만큼 초라한 공간이지만, 그곳은 아버지에게 다시 생긴 자리이자 찬우에게는 삶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손가락을 잃고도 이어 가는 노동, 고장 난 자전거를 다시 길 위로 내보내는 일은 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 찬우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꾸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그 삶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도 함께 깨닫는다. 자전거는 이 소설에서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그것은 부서진 삶을 다시 굴려 보려는 의지이자, 아들이 세상을 이해해 가는 감각의 매개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서 아버지가 건네는 푸른 자전거는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마음, 앞으로도 이어질 시간을 향한 약속이 된다. 관계와 시선, 그리고 그림이 만드는 감정의 결 은아와 해일이는 찬우의 세계를 비추는 서로 다른 얼굴이다. 은아가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다정함을 건넨다면, 해일이는 거칠고 직설적인 태도로 관계의 긴장과 상처를 드러낸다. 찬우는 이 두 인물 사이에서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배워 간다. 이러한 감정의 결은 양양 작가의 그림 속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절제된 표정과 몸의 방향, 인물 사이의 거리감은 말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고, 기름때 밴 수리점과 바람이 스치는 골목의 풍경은 이야기의 현실을 단단하게 붙든다. 그 속에서 은은하게 살아나는 푸른 자전거의 색은 이 작품이 놓치지 않는 희망의 결을 조용히 드러낸다. 글이 다 말하지 않는 부끄러움과 애정, 기다림과 다정함은 그림 속에서 오래 머물며 독자의 감각을 확장시킨다. ‘부끄러움’을 통과해 도착하는 이야기의 의미 『내 푸른 자전거』가 지금 다시 읽혀야 하는 까닭은, 이 작품이 어린이의 성장에서 ‘부끄러움’을 정면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가난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아이의 몸과 감정, 관계에 얼마나 깊이 스며드는지를 놓치지 않는다. 동시에 찬우는 수치심 속에서도 가족을 이해하고,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 간다. 성장이라는 것은 단번에 강해지는 일이 아니라, 자기 안의 소란을 견디는 일임을 이 작품은 차분하게 보여 준다. 1996년 처음 출간된 『내 푸른 자전거』가 30년 만에 다시 독자를 만나는 이번 개정판은 단지 옛 작품의 복간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가난과 부끄러움, 노동하는 부모의 등, 말없는 다정함과 성장의 시간을 오늘의 독자 앞에 다시 세워 보이는 일이다. 『내 푸른 자전거』는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한때 어린이였던 모든 사람을 위한 문학이다. 삶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끝내 서로를 지탱하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조용히 증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