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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난 교실에서
감히 귀신 놀이를? 투명한 토끼 롭이어 거슬리는 녀석, 녀석들? 투롭과 유나 그리고 새봄 골칫덩이는 어디에 있을까? 백 년 파티는 신나게! 나다울 수 있는 거리가 필요해 뒷이야기_ 쉿, 비밀이야! 작가의 말 _ 교에 깃들어 사는 기록자들 |
黃善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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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들고 구멍과 틈이 벌어지는 바로 그 순간, 박공지붕에 손님이 나타났어요. 토끼와 고양이, 장지뱀까지 쑤욱. 마치 구멍이 알을 낳기라도 한 것처럼 들어선 거예요. 이들은 구멍을 통과한 다음, 우아하게 두 발로 섰습니다. 서류가 켜켜이 쌓인 선반 뒤에서 안경 낀 쥐가 나타났어요. 역시나 두 발로. 박공지붕의 세모 교실에서 터줏대감처럼 지내고 있는 샌님이에요.
“쿨럭! 보름날의 기록자들, 어서 와.” 장지뱀이 느릿느릿 선반 쪽으로 가며 중얼거렸어요. “먼지 낀 날이 많아지고 있어. 불길한 징조야.” “쿨럭. 이봐, 무늬. 오늘 보름달은 지난번보다 확실히 밝지 않아?” “그건 그래. 하지만, 오래전 보름날보다는 아닐걸.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남긴 기록만 보더라도…….” “쿨럭. 공기가 나빠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 쿨럭.” “그렇게 쿨럭대는 게 바로 증거야. 후우. 오늘은 괜찮았지“반가워 토제. 그런데 어쩐지, 쿨럭.” 샌님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달빛이 들지 않는 구석을 보았어요. 그러나 샌님 말고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기록자 넷이 모였습니다. 보름달이 뜨는 날 기록을 위해 모이는 박공지붕의 손님들. 무지개초등학교가 생긴 뒤부터 지금까지 보름날 회의는 죽 이어지고 있어요. 샌님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할머니 할아버지 때부터. 표범장지뱀과 토끼, 고양이 조상의 조상 때부터. --- p.10~13 중에서 어쨌든 장갑분 할머니가 오기 전까지는 그랬어요. “누구지? 장갑분 할머니는 아주 조심스러운 사람인데.” 목을 쭉 빼고 살폈지만 누가 지나갔는지 알 수가 없어요. 다행히 채소가 밟히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여기에는 쉬기에 딱 좋은 정자도 있어요. 장갑분 할머니가 채소밭을 둘러보고 나서 쉬었다 가곤 하지요. 그때마다 토제는 정자 밑에서 조용히 지냅니다. 사람 눈에 띄어서 좋을 게 없으니까. “하아암! 이럴 때가 아닌데.” 토제는 하품을 길게 하다 말고 한숨을 포옥 쉬었어요. “나 참, 내가 학생도 아닌데 숙제라니!” 맙소사.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요. 기록자가 된 뒤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이게 다 그 투명이 때문이에요. 그 작은 꼬맹이가 나타나 는 바람에 일이 꼬여 버렸어요. --- p.60 중에서 토제는 얼른 투롭에게 다가갔어요. 지금은 저 녀석이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따질 때가 아니에요. 아까 샌님을 따라갔으니 적어도 샌님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물어볼 수는 있겠지요. “헤이! 너, 투롭.” 그러나 투롭은 이쪽을 보지 않았어요. 녀석은 교실 창문을 보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유나가 있었어요. 투롭과 유나. 둘은 잠자코 마주 보고 있었어요. 마치 서로에게 빠진 것처럼. 토제는 둘이 그러고 있는 게 어이가 없었어요. 아무래도 투롭을 말려야겠어요. 유나는 투롭이 만나고 싶어 하는 박민조가 아니니까. 배워야 할 게 많은 꼬맹이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알려 줘야 할 것 같아요. 반갑지 않은 별종이라도 투롭은 토끼 집안의 아이니까. 뭘 모르는 아이를 가르치는 게 어른이 할 일이고. “야, 투롭!” 투롭이 돌아보았어요. 하필이면 그때 벨 소리가 울렸어요. 곧이어 체육관 중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몰려나왔습니다. 유나가 토제와 투롭을 번갈아 보았어요. 반짝이는 눈으로 아주 빤히. 반짝이는 눈 때문인지 유나가 아까보다 괜찮아진 것 같아요. “짱 할머니, 토끼! 토끼!” 이새봄이 나타났어요. “와악! 귀여운 애가 더 있잖아!” --- p.90~92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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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100주년 파티, 그리고 ‘귀신 놀이’.
투명한 손님이 나타난 순간,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붕 위 기록자들의 비밀 회의가 시작된다. 1925년에 세워진 남서초등학교의 오래된 박공지붕 위,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모 교실’이 있다. 이곳에는 학교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동물 기록자들 ‘토끼 토제, 고양이 콧수염, 표범장지뱀 무늬, 안경 낀 쥐 샌님’이 모여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회의를 연다. 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놓여 있고, 기록자들 역시 ‘이야기가 사라지면 함께 사라진다’는 전설을 걱정한다. 그런 가운데 학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백 년의 날 파티’가 준비되고, 그 프로그램에 ‘귀신 놀이’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과거 학교를 어지럽혔던 골칫덩이 귀신의 기억 때문에 기록자들은 불안을 느낀다. 그때 세모 교실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난다. 몸이 투명한 처진 귀 토끼, 롭이어. 구멍에 이끌려 기록자가 되었다. 자신을 부끄러운 존재로 여겨 온 롭이어는 동물의 마음을 읽는 박민조를 만나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고 싶어 한다. 그리고 학교에는 또 다른 ‘투명한 아이’ 유나가 있다. 외톨이처럼 흔들리며 보이는 아이. 100주년 파티를 둘러싼 소동과 귀신 놀이를 막으려는 기록자들의 움직임 속에서, 기록자들은 점차 깨닫는다. 진짜 문제는 귀신이 아니라, 외로움과 소외, 그리고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결국 기록자들은 “기록하는 존재”로서의 품위를 지키면서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지켜보는 법을 배운다. 백 년을 이어온 학교처럼,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외로움이 기록되는 한, 세모 교실의 불빛도 계속 켜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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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학교〉 시리즈 전 4권 완간!
보름달이 뜨면 열리는 지붕 속 세모 교실, 지붕 위 기록자들이 모여, 학교의 백 년을 기록하는 비밀 회의가 시작된다! 투명한 손님이 나타난 순간,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학교가 사라지면, 이야기도 사라질까? 학교의 시작과 함께 태어난 기록자의 ‘기록’과 ‘존재’의 의미 더불어 오늘날 아이들이 겪는 고립과 관계의 문제 『백년학교 (645) 세모 교실의 이상한 손님』은 보름달이 뜨는 날에만 열리는 비밀 교실, 그리고 그곳에 모이는 기록자들이 학교의 역사를 지켜보며 아이들의 마음과 사건을 기록하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의 핵심 설정은 ‘기록자’라는 존재에 있다. 기록자는 학교의 시작과 함께 태어나, 아이들이 남긴 흔적과 감정을 묵묵히 지켜본다. 이 장치는 단순한 판타지적 장치를 넘어, 학교라는 공간이 지닌 시간성과 기억의 층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학교는 단순히 수업이 이루어지는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수많은 아이들의 기쁨과 상처, 외로움이 켜켜이 쌓이는 공간이며, 그 모든 순간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음을 작품은 은유적으로 보여 주었다. 또 학교 100주년을 앞두고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시리즈 전체를 관통해 온 ‘기록’과 ‘존재’의 의미는 한층 깊이 있게 드러난다.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세모 교실에는 토끼, 고양이, 장지뱀, 쥐 등의 동물 기록자들이 모여 아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줄어들고 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면서, 기록자들 역시 자신의 존재를 되묻게 된다. 이 가운데 학교에서는 100주년을 기념한 ‘백 년의 날 파티’와 함께 ‘귀신 놀이’가 계획되고, 기록자들은 이를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인다. 동시에 길을 잃은 ‘투명한 토끼 롭이어’와 교실 속에서 외톨이처럼 흔들리는 아이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단순한 사건을 넘어 오늘날 아이들이 겪는 고립과 관계의 문제로 확장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할 마음이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특히 ‘귀신 놀이’를 둘러싼 긴장은 겉으로는 놀이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불안과 소문, 그리고 관계의 균열이 자리하고 있음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아이들에게 학교는 시간과 감정이 쌓이는 곳 아이들의 시간이 학교를 만든다 〈백년학교〉 시리즈는 학교를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닌, 수많은 시간과 감정이 켜켜이 쌓이는 ‘기억의 장소’로 그려 낸다. 특히 보이지 않는 존재인 ‘기록자’ 설정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과 경험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은 어린이 독자에게는 정서적 위로를, 어른 독자에게는 관계와 기억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황선미 작가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아이의 삶과 마음은 기록될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해 왔다. 〈백년학교〉는 사건의 속도감보다 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문학적 동화로, 외로움과 관계 회복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독자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4권 완간으로 시리즈는 하나의 완결된 세계를 이루었으며, 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상황 속에서도 이야기가 존재하는 한 기억은 계속된다는 메시지가 전편을 관통한다. 기록자들은 직접 개입하지 못하는 존재이지만, 그 자체로 ‘지켜보고 있다’는 상징이 된다. 이는 아이들에게 ‘너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안정감을 전하며, 학교라는 공간이 여전히 살아 있는 곳임을 환기한다. 공동체 속에서 기억과 관계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보여 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황선미 작가는 이 작품에서 사건 중심의 속도감보다는 공간의 상징성과 존재의 은유, 그리고 여운 중심의 결말을 통해 정서적 밀도를 구축했다. 학교 100년이라는 시간의 스케일과 개인의 외로움을 병치함으로써, 아이 한 사람의 마음 또한 역사만큼이나 소중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드러냈다. 결국 이 동화는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오래 기억해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기록하는 존재가 있는 한 아이들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답으로 나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