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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사춘기
개정판
채인선김정은 그림
창비 202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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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개정판 글쓴이의 말

나는 열한 살 꼬마다.
그런데 요즘 오빠는 비밀 얘기든 뭐든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다.
차츰 나는 오빠에게 하려던 모든 얘기를 내 뱃속의 생각에게 하게 되었다.
오빠와 내가 아직 사이좋은 오누이인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지금은 절대로 오빠한테 그런 얘기를 할 수 없다.
한번은 오빠에게 그런 얘기를 하니까 오빠는 되레 나한테 소리를 버럭 질렀다.
솔직히 말하면 오늘은 오빠를 아는 체하고 싶지 않았다.
엄마는 그냥 오빠를 믿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다른 엄마들처럼.
얼굴이 달아올라 혼났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나는 엄마 몰래 자꾸 걱정이 된다. 엄마를 속이는 느낌마저 든다.
털어놓을 것이 있다. 사람들이 알면 모두들 우습다고 할 것이다.
외롭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면 뱃속의 생각이 화를 낼지도 모른다.
비밀이라는 것은 참 이상하다. 털어놓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오빠가 날마다 늦게 들어오는 것도 친구 때문이 아닐까?
오빠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무얼 하고 있을까?
요사이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유행인가 보다.
아빠는 엄마에게 울지 말라고 했다. 오빠를 찾아다니지도 말라고 했다.
이제 우리 오빠는 완전히 가출 학생이 되었다. 우리 오빠가 그렇게 되다니.
도대체 우리 집이 어떻게 되고 있는 건지.
오빠가 보고 싶다.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무슨 걱정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빠는 내가 대견하다고 했다. 오빠보다 더 철이 들었다고.
엄마가 환한 얼굴로 나를 맞이하셨다. 오빠를 찾았다는 것이다.
오빠는 그사이 키가 부쩍 큰 것 같다. 오빠도 나한테 그런 말을 했다. 이제 많이 커서 꼬마라고 부르면 안 되겠다고.
나는 오빠가 우리가 알던 그 얼굴로 돌아와 있는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지를 살펴보았다.
아무래도 내가 사춘기에 걸리면 굉장할 것 같다. 오빠한테 보란 듯이 복수를 할 거다.

초판 글쓴이의 말

저자 소개2

蔡仁善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출판사에서 10년이 넘게 편집자로 일했다. 두 딸, 해빈이와 해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설가 박완서로부터 “우리의 전통적 익살에다가 서구적인 세련미가 적절히 조화”되어 있고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환상적인 기법과 사실성의 기막힌 조화”가 가장 큰 미덕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1997년 문단에 입성했다. 데뷔작은 창비어린이 제1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로 당선된 『전봇대 아저씨』이다. 같은 해 『내 짝꿍 최영대』, 1998년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가 연이어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출판사에서 10년이 넘게 편집자로 일했다. 두 딸, 해빈이와 해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설가 박완서로부터 “우리의 전통적 익살에다가 서구적인 세련미가 적절히 조화”되어 있고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환상적인 기법과 사실성의 기막힌 조화”가 가장 큰 미덕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1997년 문단에 입성했다. 데뷔작은 창비어린이 제1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로 당선된 『전봇대 아저씨』이다. 같은 해 『내 짝꿍 최영대』, 1998년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가 연이어 나오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그림책과 동화책, 논픽션 교양물 등 60여 권의 어린이책을 출판하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으로는 『내 짝꿍 최영대』,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아름다운 가치 사전』, 『나는 나의 주인』, 『가족의 가족을 뭐라고 부르지?』, 『원숭이 오누이』 등이 있다.

그림책 글쓰기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뉴질랜드 어린이책의 대모 격인 조이 카울리와의 만남과 테사 듀더의 그림책 글쓰기 워크숍이 계기가 되었다. 2004년, 출판 관계자들과 우 리책 사랑모임을 조직해 활동했고 2009년에는 한국 그림책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한국 그림책 연구회’를 열어 활동했다. 또한 수년간 그림책 글쓰기 워크숍을 열었으며 상상마당 볼로냐 워크숍에 강사로 참여했고 건국대 글로컬 캠퍼스에서 그림책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다. 『일주일 그림책 수업』은 그간의 워크숍 내용을 엮은 것으로 그림책에 대한 각별한 시선과 풍부한 예시, 창작 경험이 담겨 있어 그림책 예비 작가뿐 아니라 그림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유쾌한 지식과 창작의 비밀을 전한다.

남한강이 흐르는 충주의 한적한 시골에 정착해 사과나무를 키우며 책 읽고 글 쓰며 살고 있다. 자택에 다락방도서관을 열어 일요일마다 개방하고 있고,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이야기 정원’에 숲 놀이터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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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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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느꼈던 즐거운 마음이 보는 이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그린 책으로는 『오늘도 수줍은 차마니』 『여름이 반짝』 『분홍문의 기적』 『찰랑찰랑 비밀 하나』 『쥐눈이콩은 기죽지 않아』 『레고 나라의 여왕』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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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318g | 152*225*10mm
ISBN13
9788936449377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줄거리

열한 살 ‘은미’는 요즘 고민이 있다. 다정했던 오빠가 중학생이 되더니 ‘사춘기’라는 정체불명의 병에 걸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빠는 이유 없이 가족들에게 날선 말을 쏟아 내며, 은미를 ‘꼬마’라고 무시하기 일쑤다. 은미는 자신만의 비밀 친구인 ‘뱃속의 생각’과 대화를 나누며 섭섭함을 달래 보지만, 부모님의 관심마저 온통 오빠에게만 쏠린 것 같아 외롭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빠가 낯선 친구들과 어울리더니 급기야 가출을 감행하며 평화롭던 집안은 발칵 뒤집히는데……. 과연 은미네 가족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예전의 화목함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은미는 오빠에게 ‘꼬마’가 아닌, 함께 어엿한 한 사람의 어린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출판사 리뷰

열한 살 소녀의 일기장에 꾹꾹 눌러 담은 내밀한 이야기
예리한 통찰과 섬세한 문장으로 포착한 어린이의 내면

사춘기라는 민감한 변화 속 어린이의 일상을 실감나게 그려 생활동화의 지평을 넓힌 『오빠는 사춘기』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1996년 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 채인선 작가는 이후 그림책과 동화, 논픽션 등 어린이책 분야에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수상작인 『전봇대 아저씨』부터 『내 짝꿍 최영대』, 그림책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아름다운 가치 사전』 등은 수십 년에 걸쳐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다. “아이는 성장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처해 있는 상황과 되어야 하는 것, 본받아야 할 것을 동시에 접해야”(2012 채널예스 인터뷰)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작가는 예리한 통찰력으로 엄정한 현실과 이상적 세계의 간극을 균형감 있게 담아낸다. 이번 개정판은 2차 성징이라는 예민한 성장의 징후들을 다루고 있는 만큼 동시대 성인지 감수성을 나침반 삼아 문장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다시 썼다. 또한, 혼란의 터널을 지나는 사춘기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한층 더 온기를 더해 어린이 독자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위로받을 수 있도록 수정했다. 김정은 작가 특유의 사랑스러운 삽화는 작품에 매력을 더한다.

『오빠는 사춘기』는 세상에 궁금한 게 너무나 많은 열한 살 소녀 은미의 일기처럼 쓰였다. 일기장은 은미가 엄마에게도, 단짝 친구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들이 솔직하게 담기는, 은미만의 세상이다. 이 내밀한 공간에서 은미는 어른들은 결코 알 수 없는 자신만의 단단한 우주를 빚어 나간다.

‘자기만의 방’에서 한 뼘 더 성장하는 어린이
부딪힐수록 단단해지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울타리

열한 살 은미의 화두는 단연, 오빠 은기이다. 언제나 내 편이던 오빠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부모님과도 불화한다. 덩달아 은미의 일상도 위태롭게 흔들린다. 가슴이 몽우리 져 태가 변하고 친구들은 하나둘 월경을 시작한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아 예전처럼 오빠와 상의하고 싶지만, 오빠는 더 이상 은미의 곁에 없다. 은미는 대신 자신의 ‘뱃속 생각’에게 말을 건다. 녀석이 내놓는 답은 매번 제멋대로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오빠가 가출을 감행하며 은미의 일상은 산산조각 난다. 『오빠는 사춘기』는 열한 살 은미가 몸과 마음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낯선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사춘기는 어린이가 어른의 세계로 걸음을 옮기며 몸과 마음의 부피를 동시에 키우는 격렬한 시간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다고 느껴질 만큼 급격한 변화 속에서, 아이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갈구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자기만의 방’에서 한 뼘 더 자라난 자신을 이해한다. 하지만 부모가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예전의 틀에 가두려 할 때, 가족 간에는 필연적인 불협화음이 발생한다. 『오빠는 사춘기』는 이 혼란스러운 성장의 풍경이 담겨 있다. 작가는 신체적 변화와 성(性)에 대한 감각을 감추어야 할 것이 아닌 건강한 생명력으로 묘사하며 어린이 독자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이끈다. 나아가 사춘기를 겪는 당사자인 오빠, 이를 지켜보는 주인공 은미,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부모까지 서로 다른 입장에 선 이들이 부딪히고 깨지며 마침내 새로운 조화를 찾아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펼친다.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치열하게 배워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성장이란 혼자 이뤄 내는 것이 아니라, 곁을 내어 주며 함께 단단해지는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

오빠의 사춘기를 기록하며 마주한 낯선 세상
시대를 초월하며 울림을 주는 성장동화의 클래식

은미는 오빠가 겪는 사춘기를 친구들도 그리고 본인도 언젠가 겪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오빠의 사춘기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은미의 일기장은 단순한 일상의 나열을 넘어, 타인의 고통과 방황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탐구에 가깝다. 은미의 일기장 속 하루하루에는 가족과 친구를 향한 내밀한 마음이 가득하다. 친구와 나눈 사소한 농담부터 자신과 다른 배경을 가진 타인을 향한 따뜻한 연민, 그리고 관계 속에서 일렁이는 미묘한 질투와 시기심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예민하면서도 낙천적인 주인공의 고유한 개성이 듬뿍 입혀져 남다른 ‘읽는 맛’을 선사한다.

이 책은 아이들의 마음속 미세한 감정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가정 내의 갈등과 세상의 폭력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한다. 은미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마주할 때마다 수동적인 반응을 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사건의 이면을 파헤치며 자신의 관점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세상은 조금씩 넓어지며 마음의 부피 또한 따라 커진다. 가출에서 돌아온 오빠에게 더 이상 자신을 ‘꼬마’라고 부르지 말라고 선언하는 은미의 모습은 누군가의 동생이나 아이라는 틀을 깨고 한 명의 주체적인 개인으로 바로 서려는 성장의 신호탄이다. 『오빠는 사춘기』는 성장의 진통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시대를 관통하는 위로와 통찰을 건네며 오래 사랑받을 ‘클래식’으로 독자 곁에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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