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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id Lindg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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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삐랑 친구가 되어 보세요
삐삐는 한 손으로 머리를 땋으면서 동시에 한 손으로 뒷단추를 풀 수 있어요. 그러는 사람은 흔치 않을걸요? 씻을 때는 언제나 대야에 머리를 거꾸로 푹 담가요. 삐삐는 눈에 물이 들어가는 게 좋대요. 토미와 아니카네 옆집인 뒤죽박죽 별장에 한 여자 아이가 이사를 왔어요. 바로 삐삐 롱스타킹이에요. 삐삐는 좀 특별한 아이예요. 아니, 사실은 아주 많이 특별해요. 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올릴만큼 엄청나게 힘이 센데다가, 금동전이 가득 든 가방을 가지고 있거든요. 삐삐는 말이랑 '닐슨 씨'라는 꼬마 원숭이랑 같이 살아요. 엄마 아빠는 없지요. 그래서 삐삐가 슬퍼 보이냐고요? 천만에요! 한창 재미있게 노는데 그만 가서 자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으니, 엄마 아빠가 없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대요. 삐삐는 언제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뭐든지 혼자서 척척 해낸답니다. 삐삐는 한 손으로 머리를 땋으면서 동시에 한 손으로 뒷단추를 풀 수 있어요. 그러는 사람은 흔치 않을걸요? 또 밥은 음식을 의자에 놓고 식탁에 엎드려서 먹어요. 그래도 똑바로 앉으라고 야단치는 사람은 없어요. 과자가 먹고 싶을 때는 마루 바닥에 밀가루를 반죽해서 직접 과자를 구워 먹지요. 토미와 아니카는 그런 삐삐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삐삐와 함께라면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다 재미있는 장난감이고 친구가 되지요. 여러분도 세상에 둘도 없는 말괄량이 삐삐를 만나보고 싶나요? 그렇다면 삐삐 책을 읽어 보세요. 세상 그 누구보다도 멋진 친구, 재밌는 친구 삐삐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 설교보다, 교훈보다 재미있는 이야기 내 이름은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셰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 린드그렌이 밤마다 딸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엮어서 만든 '삐삐 롱스타킹' 이야기는 1945년 처음 출간되자마자 많은 화제를 불러 모으며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로 손꼽히고 있지요. 처음 출간되었을 때는 삐삐가 어른들이 바라는 '착한 아이'의 모습과 영 동떨어졌기 때문에, 삐삐 이야기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어른들이 많았다고 해요. 심지어 존 랜드퀴스트라는 스웨덴의 유명 평론가는 "이런 말썽쟁이 이야기를 읽고 우리 착한 어린이들이 나쁜 아이가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걱정했다고 해요. 아마도 삐삐 이야기를 읽은 요즘의 부모들도 이런 걱정을 조금씩 할지도 모르겠어요. 하긴, 아이들이 삐삐처럼 거짓말을 하고, 어른들 말에 꼬치꼬치 말대꾸하고, 심지어는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고 선언이라도 한다면 어른들이 얼마나 당황스러워 할지 안 봐도 뻔하지요. 그런 어른들의 걱정에 린드그렌이 한 시상식에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해요. "나는 어린이들에게 설교를 하려고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닙니다. 단지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고, 예술적인 감동을 받게 하려고 썼지요. 불행했는데 내 책을 읽고 행복을 맛 본 아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내 인생은 성공한 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어린이들 책에는 교훈이 담겨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진 어른들이라면 린드그렌의 이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요. 삐삐의 '나쁜 행동(?)'을 따라할까 봐 아이들에게 읽히기엔 웬지 망설여진다고 생각하는 어른이 아직도 있나요? 그렇담 더 이상 걱정하지 마세요. 평범하고 착실한 아이인 토미와 아니카가 삐삐 때문에 잘못 된 길로 빠졌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