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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학의 황도
섹스와의 섹스,슬픈 누드 ㅡ 1990년대 소설 속의 성 불한당들의 문학사 ㅡ 1990년대의 악마주의 소설 여성,말하(지 못하)는 타자 ㅡ 여성 언어의 자궁과 배꼽 연애부터 연애까지 ㅡ 해방 이후의 연애 소설 Shall We Read? ㅡ 최근 베스트셀러 소설의 명암 2. 문학 십자군의 행로 삶, 아주 낮은 하늘 ㅡ 이윤기론 실낙원, 오르페우스의 유목지 ㅡ 김이태론 새로운 문학 십자군의 행로 ㅡ 송경아론 다섯 개의 사랑으로 남는 당신 ㅡ 박완서론 짐작과는 다른 말들 ㅡ 은희경론 소설 바이러스 ㅡ 배수아론 3. 문학이라는 상형 문자 사랑의 상형 문자 ㅡ 은희경의『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시지프 이후의 시지프들 ㅡ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 사랑의 나무들 ㅡ 이승우의 『식물들의 사생활』 위반의 변증법 ㅡ 이윤기의 『그리운 흔적』 무덤에서 요람으로 ㅡ 조경란의 『움직임』 이미지와 살다 ㅡ 배수아의 『부주의한 사랑』 어떤 사람만이 어떻게 날아야 하는지를 안다 ㅡ 김승희의 『왼쪽 날개가 약간 무거운 새』 유산과 불임의 발생학 ㅡ 신경숙의 『깊은 슬픔』 |
金美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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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성격도 평면적이고 문체도 가벼웠던 『국화꽃 향기』에 비해 『가시고기』는 인물의 형상화도 뚜렷하고 구성도 짜임새가 있는 편이다. 문장 또한 탄탄하다. 더구나 남녀간의 사랑은 거부하거나 비난하기 쉽지만, 부자간의 사랑은 그럴 수 없으므로 이 소설이 『국화꽃 향기』보다 더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한 것도 사실이다. 누가 감히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에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지나쳐도 용서되고,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아니던가.
무엇보다도 이 소설에서는, 제목이 상징하는 바가 주제와 잘 맞물려 있다. 그래서 강력한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가시고기는 이상한 물고기입니다. 엄마 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엔 어디론가 달아나 버려요. 알들이야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듯이요.아빠 가시고기는 혼자 남아서 알들을 돌보죠.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답니다.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알들을 보호해요. 알들이 깨어나고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리고 새끼 가시고기들은 아빠 가시고기를 버리고 제 갈 길로 가버리죠. 새끼들이 모두 떠나고 난 뒤에 홀로 남은 아빠 가시고기는 돌 틈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버려요.> --- p.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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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삶은 변경될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내가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삶이 나를 선택한 것이다. 삶이 <거기>있기 때문에 그냥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어떤 것을 선택하거나 선택하지 않을 이유도 없고, 그 사이의 차이도 없어 보인다. 결정적인 일은 결국 일어나지 않으며, 무의미가 의미가 된다. 그런 결핍과 부재에 대한 의식조차 불필요하다. 아무도 그런 것에 대해 오래 그리고 깊이 고민하지 않으니까. 그런 삶을 그릴 수밖에 없는 소설 또한 정색을 하고 진지하게 추구해야 할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소설은 재미있는 것 중의 일부일 뿐이거나 오히려 덜 재미있는 것일 확률이 높다.
--- p.241-2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