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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in Sard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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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4년 겨울, 툴루즈의 작은 마을 드라강은 재앙처럼 끔직하고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몽타유 강에서 조각조각 잘린 세 구의 시체가 발견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마을의 주교가 잔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자에 대한 공포가 마을을 뒤덮은 가운데 눈길을 헤치고 한 젊은이가 마을로 찾아든다. 사망한 주교의 요구로 인적이 드문 드라강에서도 말을 타고 꼬박 사흘이 걸리는 13번째 소교구로 부임하게 된 신부라고 자신을 밝힌 젊은 이방인, 그로 인해 사람들은 또 다시 불안에 휩싸인다. 신부가 말한 13번째 마을은 흑사병으로 마을 전체가 몰살당한 이래로 50년간 소식조차 끊긴 곳이기 때문이다. 창백한 얼굴과 신비한 지식을 지닌 거인 마르디그라와 금발의 어린 제자 플로리스를 대동하고 늑대들도 발 딛기 두려워하는 곳이라는 의미의 외르트루로 향한 신부는 그곳에서 뜻밖에도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한다. 외딴 지역에 어울리지 않는 미로 같은 마을 구조와 이교의 의식, 성서의 구절이 적힌 낡은 양피지, 뒤틀린 언어, 짐승과도 같은 복장……. 이들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이며 하느님의 손길이 떠난 지난 반세기 동안 13번째 마을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한편 주교의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하기 위해 파리로 떠난 마을의 보좌 신부 쉬케는 뜻하지 않게 바티칸의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알 수 없는 적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 쉬케는 적막한 시골 교구의 보잘 것 없는 주교라고 생각했던 스승의 과거에 무언가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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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마을』은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수도사와 그의 제자가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점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2002년 이 작품이 프랑스에서 출간되었을 때 많은 비평가들이 사르두를 <프랑스의 젊은 움베르토 에코>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신인 작가의 첫 작품에 대한 평가치고는 과분한 듯 보이기도 하지만 중세 전문가들도 인정할 만큼 생생하게 13세기 유럽의 시대와 생활상을 그려낸 점이나 탄탄하게 구축한 이야기의 구조, 시나리오 작가 출신다운 속도감 있는 장면 구성 등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이 젊은 작가가 앞으로도 프랑스 문단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로맹 사르두는 기욤 뮈소, 막심 샤탕과 더불어 현대 프랑스 문단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평가 받는다. 이 젊은 작가들의 공통점은 기존의 스타일을 중시하는 프랑스 작가들과는 달리 스토리의 전개가 빠르고 마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생생하고 역동적인 장면 구성에 중점을 둔다는 데 있다. 또한 이들의 작품은 쉽게 읽히면서도 작가의 개성을 뚜렷이 보여 준다.
『13번째 마을』의 원제 Pardonnez nos offenses(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는 「주기도문」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으로 작품 속에서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아캥 주교의 묘비명이기도 하다. 기독교적인 색채가 강한 이 제목이 자칫 작품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한국어판의 제목은 13번째 마을로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