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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낙찰 있거나 혹은 없어도(상상 인간 이야기 남겨둔) 무진장(The Inn "Unlimited") 사건과 내막 beHEADing 애완인, 그것(Pet Human, it) 마시다, 갈아서, 그녀를 딱, 일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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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장 재밌고 무진장 슬픈, 우리의 관념이 무진장 무너진다
‘더 업그레이드된 우격다짐! 엽기발랄! 상상초월!’ <상상 인간 이야기>의 작가 강병융에게는 항상 이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그가 이번엔 더 강력한 우격다짐, 더 놀라운 엽기발랄 그리고 더 차원 높은 상상초월이라는 형용이 어울릴 만한 작품집을 들고 1년 반 만에 돌아왔다. 소설 종합선물세트, 장르의 벽을 무너뜨리다! 마광수… 장정일… 박민규… 그리고 전작에서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구분에 대해 ‘장르문학이 순수문학의 반대편에 있다면, 불결문학이라고 하지 왜 순수문학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문학의 편 가르기를 반대한 그가 이번에는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한데 묶어 장르와 순수의 이분법이 얼마나 무색한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단편집에 실린 총 8편의 소설은 순문학소설에 환상적인 요소가 가미된 ‘낙찰’, ‘사건과 내막’과 같은 작품부터 본격 SF소설인 ‘beHEADing’과 ‘애완인, 그것’ 그리고 환상소설로 구분해야 좋을 듯한 ‘무진장’과 ‘있거나 혹은 없어도’, 엽기물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한 ‘마시다, 갈아서, 그녀를’을 끝으로 작가가 궁극적으로 쓰고자 한 하이퍼 포르노에 한발 다가간 ‘딱, 일주일’ 등이 실려 있다. 물론 작가는 이러한 최소한의 구분조차 거부한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다양한 장르와 소재 안에 작가의 주제의식은 하나로 통해 있다. 진짜 ‘이종소설가’가 누구인지 보여주마! 몇 해 전, 문단에 박민규가 등장하며, 그를 ‘무규칙 이종소설가’라고 지칭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무규칙 이종소설가’라는 별칭은 강병융에게 더 어울릴 법하다. 실제로 그가 쓴 소설을 발표한 지면은 순문예지부터 라이트노벨전문 문예지까지 말 그대로 무규칙적이다. 장르 역시 SF부터 엽기물까지 다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다채롭다. 그리고 박민규가 2003년 <지구영웅전설>로 슈퍼맨의 뒷이야기를 다루기 전에 강병융은 이미 2000년에 ‘낙찰’이라는 소설을 발표해 슈퍼맨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끝나지 않는 이야기! 때려치우고 싶은 슈퍼맨의 이야기(낙찰), 상상 인간들의 후일담(있거나 혹은 없어도), 무진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변기로 변해버리는 남자 야이기(무진장), ‘무진장’의 진지한 후일담(사건과 내막), 머리가 두 개인 지구인과 머리가 하나인 외계인의 사랑 이야기(beHEADing), 애완용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애완인, 그것), 사랑하는 사람을 갈아서 마셔야 하는 운명을 지닌 남자의 이야기(갈아서, 마시다, 그녀를), 알 수 없는 지령에 의해 일주일간 매일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고, 살인을 해야 하는 네티즌의 이야기(딱, 일주일). 강병융의 이야기는 늘 귀를 솔깃하게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솔깃에서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 듯하다. 그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왠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진다. 이는 그의 표현이 생경하고, 과격하고, 우격다짐식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가 던지는 농담 같은 혹은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현실을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문학이 ‘즐거운 자위’라고 생각하고 있는 작가 강병융, 그의 상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