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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문학 전집

책소개

목차

1. 동행자
2. 모래바람
3. 우기의 남자
4. N차원의 하프
5. 부러지는 창

저자 소개

저자 : 박범신
1946년 충남 논산군 연무읍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 당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93년 당시 문화일보에 소설을 연재하다가 돌연 절필을 선언, 3년여의 강고한 침묵 끝에 1996년 문학동네에 중편 「흰 소가 끄는 수레」를 발표, 작품활동을 재개했다. 단편집 『토끼와 잠수함』『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등이 있고, 장편으로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불의 나라』『침묵의 집』등 다수를 출간했다. 현재는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에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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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7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3801277

책 속으로

동오에게 대학이란 세차장이나 살롱 같은 곳하곤 달랐다. 대학은 선택받은 사람들만 모이는 일종의 환상세계였다. 그곳엔 모든 눈부신 빛과 아름다움과 평화가, 잘 닦인 흰 사기 쟁반에 그득그득 담겨져 있을 것으로 동오는 상상했다. 컴프레서나 터빈이 윙윙거리며 돌아가고, 그리스를 치기 위해 손 아플 만큼 피스톨을 들어야 하고, 그리고 기름물이 괴는 도꼬다이에 엎드려 진종일 스팀대를 휘둘러야 되는 세차장, 비눗물에 손바닥이 물러 터질 만큼 한 달 내내 차체를 닦아내도 대학 등록금의 몇 분의 일도 못되는 급료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세차장, 그것에 비해 대학이란 동오에게 있어서 너무도 다른 별개의 '올라가지 못할 나무'였다.

영원히 대학과 세차장은 악수할 수 없는, 아무리 삐가번쩍하게 광택을 내서 차체를 잘 닦아봐도 그 차주와 세차장의 직원 사이에 따뜻한 악수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처럼. 사흘이 지날 때까지도 동오는 은지를 발견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무리였는지도 몰랐다. 동오의 기억 속에서 은지는 털모자를 귀까지 눌러 쓰고 있었고, 또한 다섯 달 전의 한밤중에 바람처럼 만났을 뿐이었으니까. 그런데 차차 예상 못했던 감정이 조금씩 동오의 내면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두 시간씩 세시간씩 대학 앞에서 서성거리다 보면 문득문득, 자신이 정말 그 애를 보고 싶어 기다리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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