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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행자
2. 모래바람 3. 우기의 남자 4. N차원의 하프 5. 부러지는 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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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오에게 대학이란 세차장이나 살롱 같은 곳하곤 달랐다. 대학은 선택받은 사람들만 모이는 일종의 환상세계였다. 그곳엔 모든 눈부신 빛과 아름다움과 평화가, 잘 닦인 흰 사기 쟁반에 그득그득 담겨져 있을 것으로 동오는 상상했다. 컴프레서나 터빈이 윙윙거리며 돌아가고, 그리스를 치기 위해 손 아플 만큼 피스톨을 들어야 하고, 그리고 기름물이 괴는 도꼬다이에 엎드려 진종일 스팀대를 휘둘러야 되는 세차장, 비눗물에 손바닥이 물러 터질 만큼 한 달 내내 차체를 닦아내도 대학 등록금의 몇 분의 일도 못되는 급료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세차장, 그것에 비해 대학이란 동오에게 있어서 너무도 다른 별개의 '올라가지 못할 나무'였다.
영원히 대학과 세차장은 악수할 수 없는, 아무리 삐가번쩍하게 광택을 내서 차체를 잘 닦아봐도 그 차주와 세차장의 직원 사이에 따뜻한 악수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처럼. 사흘이 지날 때까지도 동오는 은지를 발견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무리였는지도 몰랐다. 동오의 기억 속에서 은지는 털모자를 귀까지 눌러 쓰고 있었고, 또한 다섯 달 전의 한밤중에 바람처럼 만났을 뿐이었으니까. 그런데 차차 예상 못했던 감정이 조금씩 동오의 내면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두 시간씩 세시간씩 대학 앞에서 서성거리다 보면 문득문득, 자신이 정말 그 애를 보고 싶어 기다리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 p.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