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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진읍
2. 여름의 잔해 3. 말뚝과 굴렁쇠 4. 우리들의 장례식 5. 역신의 축제 6. 우화작법 7. 겨울 아이 8. 식구 9. 논산댁 10. 아버지의 평화 11. 토끼와 잠수함 |
朴範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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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훌륭한 제스처를 가졌어도 역시 나는 한 마리 페르난데스였던 것이다. 광장은 너무도 넓었다. 관중들은 용기 있는 투우로 선택되어진 페르난데스에게 열광의 환호를 보낸다. 꽃다발이 던져 선택되어진 페르난데스에게 결광의 환호를 보낸다. 꽃다발이 던져지고 숙녀들의 실크모자가 허공을 난다. 하지만 불쌍한 페르난데스는 겁에 질려 두 무릎 꿇는다. 관중들은 잘생긴 저 투우가 이제 싸움의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아우성한다.
자, 덤벼라. 덤벼들란 말이야. 붉은 휘장이 나부끼면서 투우사가 속삭인다. 페르난데스는 광장을 둘러본다. 수많은 시선을 피할 한 개의 나무, 한개의 언덕도 없다. 페르난데스는 고개를 내려뜨린 채 뒷걸음질 친다. 비겁자! 관중들의 고함소리가 공간을 찢는다. 투우사는 초조하다. 붉은 휘장을 더욱 바싹 들이댄다..... --- p. 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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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문학>을 펴내며
한국문학에서도 이제는 장편소설이 독자들의 관심과 문학적 평가의 핵심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장편소설을 중심으로 자신의 문학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의 작업을 정리하여 되새겨보는 일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우리가 <박범신 문학>을 기획하여 펴내는 뜻도 바로 이점에 있다. 그의 장편소설들은 1970년대부터 한국사회에서 파행적으로 진행되어온 산업화와 속류 자본주의의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세태소설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욕망의 사회학'과 '욕망의 심리학'을 동시에 아우르는 유니크한 주제의식, 화려한 문체와 극적인 서사로 무장된 박범신 문학은 새로운 세기를 맞아 한국 장편소설의 재충전과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시금석 역할을 충분하게 감당할 것이다.
- <박범신 문학> 기회위원 (남진우, 이경호, 이순원) 나는 박범신의 소설이 지닌 형이상학적 가능성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읍의 몰락의 이야기, 도시의 야만과 고독에 관한 이야기들 밑에는 인간의 정신적 구제라는 심각한 문제가 가로놓여 있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초기소설이 지닌 또다른 발전 가능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작품해설 / 방민호 (문학평론가) 1970년대를 되돌아볼 때 박범신을 비롯한 그 시대 몇몇 작가들의 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가 오늘날에 와서 진지하게 논의돼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들과 그들의 작품은 경직된 정치현실 탓에 혹은 문학의 전통적 엄숙주의 탓에 문학으로부터 등을 돌린 수많은 독자들을 문학의 품속으로 끌어들였으며, 그 내용과 형식은 여하간에 당시의 시대상과 세테의 여러가지 단면들을 가장 첨예하게 반영한 것으로 평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작품 해설 / 정규웅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