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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문학 전집

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해설 │ 홍기돈
피로써 피를 씻는 자 누구인가

작가·작품 연보
작품목록

저자 소개 1

朴範信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원광대 국문과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빛나는 상상력과 역동적 서사가 어우러진 화려한 문체로 근대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밀도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원광대 국문과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빛나는 상상력과 역동적 서사가 어우러진 화려한 문체로 근대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낸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 중 70년대와 80년대에 발표된 작품들은 폭력의 구조적인 근원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또한 도시와 고향이라는 이분법적인 대립구조를 통해 가치의 세계를 해부하려는 시도로 인해 대중작가라는 곱지 않은 평을 듣기도 했다.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리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93년 돌연 절필을 선언하고 문학과 삶과 존재의 문제에 대한 겸허한 자기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가졌다. 사유의 공간으로 선택한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멀게 느껴지던 히말라야였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를 여섯 차례 다녀왔으며 최근에는 킬리만자로 트레킹에서 해발 5895미터의 우후루 피크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유형과도 같은 오랜 고행의 시간 끝에 [문학동네] 가을호에 중편소설 「흰소가 끄는 수레」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재개한 후 자연과 생명에 관한 묘사, 영혼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작품 세계로 문학적 열정을 새로이 펼쳐보이고 있다. 명지대 교수, 상명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외등』은 그가 글쓰기를 떠나기 전의 문학세계와 그 후의 문학성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으로, 해방 후의 현대사의 흐름을 같이 걸어온 주인공 서영우와 민혜주, 노상규 이 세 인물들을 통해 잃어버린 사랑의 원형을 찾아 결국엔 죽음에 이르는 피빛 사랑을 그려내면서 해방 후 현대사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더러운 책상』은 특이하게 '단장'으로 이뤄져 있다. 박범신의 자전적 소설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가 겪었을 젊은 날의 고뇌들이 그렇게 표현된 것처럼 평가받는다. "새벽이다. 무엇이 그리운지 알지 못하면서, 그러나 무엇인가 지독하게 그리워서 나날이 흐릿하게 흘러가던, 그런 날의 어느 새벽이었을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예술가로서 인간으로서 살고자 했던 그의 고민을 엿보게 해준다. 작가 박범신은 이 작품으로 창작과비평사가 제정한 2003년 제18회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남자들, 쓸쓸하다』에서 박범신은 그의 문학인생 못지않게 녹록치 않았던 남자인생 60년을 이야기한다. 오로지 아들 하나를 욕망하던 어머니의 늦둥이 외아들로, 수많은 복병에도 불구하고 30년 이상 한 울타리를 지켜온 남편으로, 수십 년간 밥벌이를 감당해야 했던 고단한 아버지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 땅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짚어본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는 사회 구조 안에서 이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남자들, 즉 구시대의 ‘화려한 권력자’에서 이 시대의 ‘쓸쓸한 인간’으로 자리바꿈한 중년 남자들의 현주소를 살펴봄과 동시에, 이제는 사회의 구석자리에서 불안한 헛기침만을 날릴 수밖에 없는 그 ‘쓸쓸한’ 남자들의 진솔한 속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비우니 향기롭다』는 더욱 더 소유하고자 하는 물질 만능주의 현실에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안내서이다. 내면의 깊이가 더욱 확장된 저자가 히말라야에서 깨달은 바는 진정한 삶의 행복은 가지려는 마음보다 비우려는 마음에 있다는 것. 이는 바로 불교 철학의 '무소유'와 직결된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지만 살아가는 기쁨이 더 줄어든 시대.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이 외의 작품으로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불의 나라』 『물의 나라』 『겨울강 하늬바람』 『킬리만자로의 눈꽃』 『침묵의 집』 『와등』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등이 있고, 소설집에 『토끼와 잠수함』 『덫』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등이, 연작소설에 『빈 방』 『흰수레가 끄는 수레』 등이 있다. 2001년 소설집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로 제4회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나마스테』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1월까지 5개월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촐라체」라는 소설을 연재하였다. 이 소설은 2005년 1월 히말라야 촐라체봉(6440m)에서 조난당했다가 살아 돌아온 산악인 박정헌·최강식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또한 『촐라체』와 『고산자』와 함께 ‘갈망의 삼부작(三部作)’인 은교에서는 실존의 현실로 돌아와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감히 탐험하고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시란 무엇인가. 소설은 또 무엇인가. 젊음이란 무엇이며, 늙음이란 또 무엇인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풀어내는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은 최근에도 『비즈니스』, 『빈방』, 『외등』, 『힐링』,『소소한 풍경』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박범신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81g | 153*224*20mm
ISBN13
9788933801703

책 속으로

팽나무를 잘라 새로이 짓는 예배당의 제단을 만들 것입니다. 반대하는 분이 계시면 손을 드시오. 감히 손을 드는 사람은 없었다. 팽나무를 잘라 예배당 제단을 만드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 했다. 하나님이 정말 전도사님께 팽나무를 자르라고 했을까? 형국이는 물었다. 이 새꺄, 의심하는 것이 가장 큰 죄인 걸 몰라서 그러니? 의심하는 것이 큰 죄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우리 동네에서 한 사람도 없을 터였다. 커다란 줄톱이 하루 종일 팽나무의 살 속을 파고들었다.
넘어진다. 넘어져!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가득 차 몸을 떨었다.
삼백오십 살이나 되는 나이답게 팽나무가 쓰러질 땐 참으로 굉장했다. 쿵하는 소리가 온 동네에 울렸다. 집에 있던 사람들도 집집마다 바로 자기 집의 대들보가 내려앉는 것 같았었다고 말했다. 무당인 병국이 할머니가 안 된다, 라고 소리치면서 넘어지는 팽나무에게 달려들다가 깔려 죽는 바람에 봄도 되기 전 상여가 또 한 차례 수문을 넘어갔다.

전도사님은 강 진사보다 훨씬 더 무섭대.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틀’이 억압의 틀로서 작용하지 않는 사회가 지금도 그립다. 전체의 ‘틀’이 견고하되 개인이 가진 삶의 틀과 부딪히지 않고, 그리하여 그 전체의 ‘틀’이 부드럽게 우리들 개인의 숨은 꿈들 속으로 녹아들어서, 보이진 않으나 마침내 합일하는, 그런 세상이 여전히 그립다.
―「작가의 말」 중에서

“지배논리의 틀”
세계사 박범신 문학전집 17 『틀』이 발간되었다. 이 작품은 작가가 밝히듯이, “애당초 우리의 현대사가 보여주는 잘못된 구조의 지배논리가 어떻게 반복되고 있는지를 한 씨족부락에 한정시켜 암시적으로 쓴 것이다.” 이 작품의 원작 격에 해당하는 단편소설 「역신의 축제」를 작가가 집필할 70년대 말은 유신이라는 폭력적인 정치권력이 우리 사회를 억누르고 있던 시기였다. 작가는 이 암울한 시대의 모습을 작은 마을을 통해 그대로 투사한다. “강 진사”로 대표되는 “강씨들”과 “전도사”로 대표되는 “비강씨들”의 대립구도는 권력을 손에 쥔 자들과 권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대다수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사유화된 권력은 영원할 수 없음을 보여주지만, 이를 무너트린 또 다른 사유화된 권력 역시 얼굴만 바꾼 위험하고 폭력적인 힘일 뿐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작가는 30년이 넘게 흐른 오늘날 이 작품은 여전히 유효한가? 라는 물음 앞에 초판 「작가의 말」을 수정하지 않은 채, 말미에 초판의 생각이 확고했음을 또한 최근의 파시즘 논쟁과 더불어 여전히 유효함을 씁쓸하게 내비치고 있다.

“피로써 피를 씻는 자 누구인가”
논의를 확대하여 다르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근대는 주체의 안과 밖, 공동체의 안과 밖을 대립하여 사유하는 방식으로 출발한 시대이다. 데카르트가 창안한 기본 단위인 주체 ‘나’는 ‘너’를 결코 지워버릴 수 없는 하나의 ‘관계-쌍’으로 설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너’는 기껏해야 싸늘한 ‘사회 계약’ 위에서나 공존이 가능할 따름이며, 그런 까닭에 ‘너’는 ‘나’에게 인격을 잃은 ‘그것’으로 미끄러져서 다가오기 일쑤인데, 사회 계약에 동의하지 않는/못하는 대상은 그저 투쟁의 대상으로만 존재한다. 하나의 ‘민족(국가)’이 다른 ‘민족(국가)’에 대하여 존립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제국의 논리에 순응하지 않는 국가는 응당 척결해야 할 불량 국가에 불과하다. 바깥에 있는 존재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죄악은, 진정 그렇게, 바깥에서 안으로 이식되는 것일까.
근대가 직면한 막다른 벽 앞에 이르러 이러한 반성은 더욱 유효해진다. ‘폭력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질서를 대체할 새로운 길이 아직 열리지 않았으니 그러하다.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박범신의 『틀』은 이러한 성찰의 여지를 제공해 준다. 『틀』은 세계가 동서로 나뉘어 대립하던 소위 ‘냉전 체제’가 허물어진 1993년에 벌써 출간된 바 있다. 당시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승리라며 “역사의 종말”을 주창하던 세력도 있었으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근대의 쌍생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는 극히 희극적인 장면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가시적인 대결이 사라졌으니 근대 체제 자체를 사유해야만 할 시점이 도래하였다고 파악해야 온당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근대 체제는 ‘세계화’라든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무섭게 확장해 나갔으며, 그로 인해 세계는 결국 전체 차원의 위기에 봉착한 형편이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나마 다시 ‘폭력 메커니즘’을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절판되었던 『틀』이 2009년 초 새롭게 출간되는 의미는 아마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홍기돈, 작품 해설 중에서

《박범신 문학전집》을 펴내며
한국문학사에서 박범신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고 또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했던 시기로 기억되는 7, 80년대는 소설의 전성시대로 기록될 것이다. 박범신 문학은, 이 소설의 전성시대가 낳은 아이이자 소설의 전성시대를 낳은 어미이다. 그의 문학은 소설의 전성시대에서 소설의 위기시대를 가로지르며, 문학의 대중적 존재방식에서 문학의 엘리트적 존재방식을 가로지른다. 그의 전반기 문학의 미덕으로 지목되는, ‘욕망의 사회학’과 ‘욕망의 심리학’을 동시에 아우르는 유니크한 주제의식, 화려한 문체와 단단한 서사 등은 물론이고, 90년대의 극적인 절필 이후, 고백적 성찰로부터 미학적 리얼리즘까지 현재진행형으로 다양한 변모를 거듭해가고 있는 박범신 문학을 다시 읽는 것은, 소설의 침체와 아울러 서사성의 실종이 지적되고 있는 오늘, 우리문학의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박범신 문학전집》 기획위원 | 이경호·이순원·남진우·권명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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