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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1. 전주곡 2. 초상 3. 생명력과 죽음 4. 예술가 5. 자기서술 6. 위기와 변신 7. 예술가적 기독교도 8. 교리와 모순 9. 구체화를 위한 투쟁 10. 톨스토이의 삶의 하루 11. 결단과 변용 12. 신에로의 도피 13. 종결 도스토예프스키 1. 영육의 일치 2. 도스토예프스키의 얼굴 3. 인생의 비극 4. 운명의 일치 5. 도스토예프스키의 인물들 6. 리얼리즘과 환상성 7. 건축술과 정열 8. 한계초월자 9. 신에 대한 고뇌 10. 삶의 승리 |
Stefan Zwe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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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같은 전기 또는 전기 같은 소설
러시아를 대표하는 두 문호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한 전기가 자연사랑 출판사에서 번역·출간되었다. 우리에게는 『발자크 평전』 등으로 잘 알려진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 책에서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의 특유의 서술 방식인 심리학적 내면탐구를 시도함으로써 전기의 폭을 무한히 넓혀나간다. 사실성과 환상적 색채가 절묘하게 결합된 형태인 이른바 '소설적 전기' 또는 '전기적 소설'이 바로 그것으로, 츠바이크는 이를 통해 일반 소설이나 전기와는 색다른 창조적 문학형식을 실험해 보인다.
그렇기에 저자의 프리즘을 통해 새롭게 해석된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또한 기존의 전기적 인물보다 훨씬 개성적이고 창조적이며, 철저히 예술가의 화신으로 부각되어 나타난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믿는 러시아의 두 문호가 전기의 측면에서는 소설의 주인공으로, 소설의 측면에서는 전기의 사실적 인물로 교차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구도 속에서 저자는 필연적으로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인물의 내부로 깊숙이 파고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저자 자신이 이 구도 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창조행위의 삼각형을 이루어야만 전기가 소설처럼, 소설이 전기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전기적 사실에 개입한 창조적 주관은 사실성에 소설적 모티브와 강렬한 환상적 색채를 요구하도록 되어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츠바이크의 전기가 '소설적 전기'로서는 예술성을 획득하고, '전기적 소설'로서는 사실성을 얻는 문학형식의 새로운 지평을 선보일 수 있지만, 반대로 소설로서는 미완의 소설, 전기로서는 미완의 전기처럼 보일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츠바이크의 이같은 형식실험은 그의 동시대 작가들이 늘 표현의 한계를 느끼면서 '예술은 죽었다'라고 거리낌없이 선언하는 시대에서 예술의 창조성을 극대화하려는 선봉자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다른 전기들과는 구분되는 이 책의 가치는 한마디로 저자의 내면화 내지 심리화 의도에 있다. 이 의도에 의하여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은 소설처럼 픽션적 성격을 띠는 동시에 사실이라는 격자가 상당 부분 자유롭게 열려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책 첫머리에서 톨스토이를 성서 속의 신화적 인물과 유사하게 소개한다. 성서의 말마디 "우즈 땅에 한 남자가 살았노니 […] 그는 동방에 살았던 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자였더라."와 같은 구절은 이미 톨스토이의 삶에 대한 저자의 주관화 내지 신화화 의도를 엿보게 한다. 이 구절만으로도 이 책이 일반 전기의 형식을 뛰어넘으려 한다는 것을 독자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편 첫 장 <영육의 일치>에서도 츠바이크는 영혼이라고 하는 다분히 비사실적(눈, 코, 귀, 입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정신현상적 근거를 가지고 도스토예프스키를 파악하고자 함으로써 이미 전기적 성격을 창조적·소설적 성격으로 전환시킨다. 그는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인물을 "가장 내밀한 가슴 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마치 소설의 갱도 속으로 끌어들이듯 독자들을 도스토예프스키의 신비로운 세계 속으로 몰아넣는다. 이렇게 츠바이크의 '소설 같은 전기', '전기 같은 소설'은 영혼과 내밀한 감정만이 사실관계 및 시공을 초월하여 인간과 인간 사이에 미적 가교를 만들어 주는 강렬한 언어임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