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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의 검
김이수 장편소설
김이수 저
나무옆의자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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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형의 죽음 / 2. 인천세관 / 3. 어머니의 집 / 4. 국회 정론관 / 5. 양 보좌관 / 6. 부검 결과 / 7. 탐문 / 8. 샤갈 / 9. 도당공원 / 10. 곽 형사 / 11. 국회의사당 / 12. 가토의 검 / 13. 의원회관 / 14. 정 교수 / 15. 아영 / 16. 옥탑방 / 17. 미러클 / 18. 나쁜 피 / 19. 영종도 / 20. 타운하우스 / 21. 도반 / 22. 야쿠자 / 23. 동경구락부 / 24. 진이 / 25. 봉환식 / 26. 오래된 악몽 / 27. 합의 / 28. 진실 /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김이수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나 인하대 일본학과를 졸업했고, 일본 쓰쿠대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졸업했으나 고등학교는 3개월 만에 중퇴하고 일치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갈빗집 접시닦이, 술집 웨이터, 중국집 배달부 등 여러 직종을 전전하다가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4년을 마치고 졸업했지만 어문 전공이고, 게다가 학점은 학사경고를 겨우 면한 수준이라 기업체 면접 한 번 못 보고 1년 재수 끝에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망은 늘 가지고 있었지만 돈, 결혼, 육아, 유학 등에 밀려 항상 뒷전이었다. 더 이상 우물쭈물하다가는 평생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2009년에 아이파크몰 문화센터 소설작법반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소설 공부를 시작했다.
2013년 단편 「위대한 유산」으로 ‘김유정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이번에 첫 장편을 발표하게 되었다. 현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입법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66g | 145*210*25mm
ISBN13
9791186748480

책 속으로

“그런데 아직 흉기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 정도 충격을 줄 정도면 상당히 무게가 나가는 흉기 같은데, 근처에서 발견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범인이 가져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떨어진 귀의 단면을 조사해봤는데, 날카로운 도구에 의해 절단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상처가 절대 아니라는 거죠. 누군가 칼로 사체, 아니 형님의 귀를 절단해서 주머니에 넣어주고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고 도로 위에 내팽개친 거죠. 아니면 죽인 뒤에 귀를 잘랐거나.”--- p.62

‘형이 창고에서 가지고 나온 물건은?’
‘골프채는?’
‘샤갈에 찾아온 남자는?’
‘형의 귀, 누가?’
이 네 가지 의문이 남았다. 맨 처음 의문에 동그라미를 쳤다. 형이 창고에서 빼낸 물건이 무언지 알아보는 게 이 사건의 출발점이다. 형이 위험을 무릅쓰고 창고에서 무언가 가지고 나왔다면 그건 평범한 물건이 아닐 것이다. 겁이 많은 형이 말대가리 말처럼 단순히 돈이 필요해서 그런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확한 사실을 알아내려면 정보가 더 필요했다. 최대식도 형이 가져간 물건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했다. 곽 형사는 형의 감사에 대해 아직 조사 중이라고 했지만 오늘 알아본 바로는 그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에게 정보를 빼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시도 정도는 한번 해볼 만했다.--- p.98~99

겉으로는 다들 비아냥거리는 듯했지만 일본으로부터 정식 절차를 거쳐 문화재를 돌려받는다는 것은 매우 상징성이 큰 사건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직 수많은 우리 문화재가 일본 땅에 남아 있는 걸 감안한다면 일본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아영의 말대로 쉽게 성사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양 보좌관의 영감은 보기 좋게 성사시켰다. 거기에 대한 의문의 열쇠는 여기 이 문서 안에 있었다. 가토의 검과 교환을 전제로 했다면 합의가 쉽게 성사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자료를 보고 나니 양 보좌관과 형 사이에 무슨 일이 오갔는지 짐작이 갔다.--- p.129~130

“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검의 이력을 보면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선봉장으로 나가는 가토 기요마사에게 하사한 검 같네요.”
정 교수가 사진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여기 보면 함경북도에서 발견된 거라고 했는데, 기요마사는 한때 함경북도를 점령하고 거기에 머물며 호랑이를 사냥해 히데요시에게 바쳤다고 해서 ‘호랑이 가토’라고 불렸죠. 조선의 호랑이를 잡았다는 건 맹수가 없었던 일본으로서는 최고의 용맹을 뜻하는 거죠. 이 검이 함경도에서 발견된 거라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p.149

내 이기적 유전자가 향하고 있는 방향은 어딜까?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기적이었다. 자기애가 없는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 위에 설 수 없다. 내 이기적 유전자가 나를 그쪽으로 이끈다면 나는 기꺼이 이끌려 갈 것이다. 나는 이미 권력의 맛을 봤다. 비록 폭력에 의한 것이었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달콤함이었다. 그보다 훨씬 강력한 권력을 얻는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p.175

“저는 아직 이해가 안 됩니다. 금란가사 반환 일지를 보면 일본의 국회의원과 문무성 공무원까지 금란가사 반환 협상에 참여한 걸로 되어 있습니다. 가토의 검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공무원을 사주해서 압류창고에 있는 검을 빼돌리고 또 살인까지 할 정도로 중요한 겁니까? 만일 이 일이 세상에 밝혀진다면 일본 정부도 곤란해질 게 아닙니까? 그렇게까지 할 만큼 가토의 검이 가치가 있는 물건입니까?”--- p.224

“처음 문제가 아직 안 끝났잖아. 우리 형이 죽었어. 당신 형이 죽은 게 아니라 내 형이 죽었다고. 그것도 귀가 잘린 채 말이야.”
양 보좌관이 범인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양 보좌관을 그냥 보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미닫이문 사이로 홀에 앉아 있는 아영을 보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동안 양 보좌관과 거래를 하면서 은연중 수직적 관계라는 암묵적 동의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제는 그런 역학관계를 정리할 때가 됐다. 앞으로는 동등한 위치에서 모든 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내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양 보좌관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오늘이 아니면 그런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 p.274

출판사 리뷰

왜 그는 한밤중에 귀가 잘린 채 도로에 버려졌는가

국회 출입기자 김영민은 어느 날 이복형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형은 한쪽 귀가 잘리고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숨진 상태였고, 경찰은 이를 단순 뺑소니 사고가 아닌 살인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영민은 인천세관에 근무하던 형이 압류물품 창고에서 물건을 빼내다 발각돼 감사를 받는 중이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기자 특유의 동물적 감각으로 주변을 탐문해간다. 사건을 담당한 곽 형사는 피해자 가족임을 내세워 수사에 개입하려 드는 영민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그에게 수사 정보를 슬쩍 흘린다. 형의 마지막 행적을 더듬던 영민은 마침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알아내고 그에게 접근하는데…….

형의 죽음을 추적하는 주인공 앞에 하나하나 드러나는 의문의 실체


『가토의 검』의 중심 이야기는 주인공 김영민이 형을 죽인 범인을 추적해가는 내용이다. 흥미로운 것은 영민이 일간지 기자라는 마인드에 입각해 사건을 경찰에 맡겨놓지 않고 직접 수사에 뛰어든다는 점이다. 기자가 사건을 들쑤시고 다니는 것을 경찰이 달가워할 리 없으므로 영민은 초반부터 담당 형사인 곽 형사와 마찰을 일으킨다. 하지만 영민은 물러서지 않고 곽 형사와 주도권 싸움을 해가며 사건을 쫓는다. 경찰의 영역을 침범당하지 않으려는 베테랑 형사와 어떻게든 수사를 압박하면서 정보를 얻어내려는 영민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과 탐색전, 날카로운 충돌과 대립은 마지막까지 소설에 팽팽한 긴장을 불어넣으며 범인을 추리하는 영민은 형의 죽음에 얽힌 의문을 차례로 풀어나간다. 형은 왜 한밤중에 귀가 잘린 채 살해되었는가? 겁 많고 소심한 형이 위험을 무릅쓰고 세관 압류물품 창고에서 가지고 나온 물건은 무엇인가? 형이 죽던 날 세관 직원과 함께 갔던 술집 샤갈에 찾아온 남자는 누구인가?
영민은 곽 형사가 건네준 CCTV 사진을 통해 샤갈에 나타난 남자가 양 보좌관임을 알아낸다. 양 보좌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4선 의원 채문식의 수석보좌관으로 능구렁이처럼 노련하고 넉살 좋은 인물이라 영민과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며 친분을 유지해온 사이다. 그가 왜 형을 찾았을까. 양 보좌관과 형, 압류물품 창고에서 빼낸 물건. 거기에 사건의 중요한 열쇠가 있었다. 영민은 새벽에 몰래 양 보좌관의 책상을 뒤져 의문을 풀어줄 결정적인 문서인 ‘금란가사환수위원회 활동보고서’를 입수한다.

채문식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문화재환수위원회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 약탈당한 통도사의 금란가사(金蘭袈裟)를 돌려받기로 최근 일본 측과 합의했다. 가토 기요마사가 약탈해 일본으로 넘어간 금란가사는 가토 가문이 규슈국립박물관에 기증한 후 인정 문화재로 등록되어 정부 승인과 가토 가문의 허락을 받아야만 반환이 가능하다. 그 때문에 문화재환수위원회는 여려 차례의 반환 요청을 계속 거부당해왔는데 최근에 협상이 급진전하여 반환 합의문을 작성하기에 이른 것이다.

활동보고서에는 이러한 환수 경과가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는 한편, 또 다른 문서가 끼어 있었다. 바로 ‘가토의 검’에 대한 것이었다. 거기에는 가토의 검이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에게 하사한 검이라는 설명과 함께 검의 사진과 도면이 자세하게 실려 있었다. 도반(칼 본체와 손잡이를 이어주는 타원형의 받침대)에는 도요토미 가문의 문장이 새겨져 있어 검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다.

이제야 영민은 금란가사 반환이 갑작스럽게 성사된 배경을 비롯해 형이 세관 창고에서 빼낸 물건이 무엇인지, 누가 그 일을 사주했는지를 단번에 파악한다. 여기서 소설은 한일 정치인들의 파괴적인 야망과 추한 뒷거래라는 또 하나의 흐름을 낳고, 이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중심 이야기와 교차하며 끊임없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토 기요마사에게 하사한 검
검을 둘러싸고 한일 양국의 정치꾼들이 벌이는 거대한 정치 노름
이 위험한 게임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

영민은 금란가사 반환과 가토의 검에 한일 정치인들의 노림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무원까지 금란가사 반환 협상에 참여한 걸로 되어 있습니다. 가토의 검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공무원을 사주해서 압류창고에 있는 검을 빼돌리고 또 살인까지 할 정도로 중요한 겁니까? 그렇게까지 할 만큼 가토의 검이 가치가 있는 물건입니까?” (225쪽)

영민의 이 질문에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금란가사 반환과 가토의 검을 둘러싼 뒷거래로 한일 정치인들은 자신의 야망을 실현할 무기를 얻는다. 뿐만 아니라 가토의 검이 가지는 상징성이 일본의 정치인들에게 끼칠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막대한 것이 될 수 있다. 영민은 형이 이러한 정치꾼들의 노름판에 이용되었음을 알면서도 자신도 이 게임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게임의 승부를 가를 꽃놀이패를 자신이 거머쥘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한편 곽 형사는 양 보좌관이 형을 죽였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영민의 주장을 묵살한다. 일본에서 야쿠자가 왔었다는 사실까지 파악했지만 그들에게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다는 이유로 용의선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과연 양 보좌관은 형을 살해하지 않은 것일까? 형의 귀를 자른 야쿠자도 혐의가 없는 걸까? 곽 형사는 영민과는 다른 방향에서 진범을 잡을 수 있을까? 가토의 검을 놓고 벌이는 위험한 게임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 이런 궁금증을 안기며 소설은 독자를 뒤흔들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가토의 검』은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파헤치는 주인공이 단서를 조합해 의문을 풀어가면서 몇 번의 좌절을 거친 끝에 거대한 비밀과 맞닥뜨리는 과정을 충실히 밟아간다. 그러다 이 모든 과정을 다시 복기하게 만드는 충격적인 결말로 치닫는다. 독자의 허를 찌르는 이 섬뜩한 반전은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고 천연덕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왔는지를 방증한다. 인간 내면에 도사린 악의 심연을 이처럼 소름끼치게 그린 작품이 또 있을까.

추천평

『가토의 검』은 한마디로 재미있다. 밀도감 있는 두 개의 스토리가 씨실과 날실로 직조되다가 한 줄기 서사로 관통되며 독자를 밀어붙인다. ‘가토의 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의 왜곡된 욕망 밑바닥에 자리한 폭력의 그림자 앞에서 우리는 인간 본성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장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놀라운 흡인력과 정교한 현장감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작가가 타고난 이야기꾼임을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첫 장을 넘기는 당신에게 이 작품은 절대 후회하지 않을 치명적인 독서가 되리라 단언한다

이선영 (소설가, 제3회 뉴웨이브문학상 수상자)
『가토의 검』에는 두 줄기 흐름이 있다. 하나는 한일 양국을 오가는 정치의 뒷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주인공 김영민의 형을 죽인 범인 찾기다. 이 씨줄과 날줄은 수시로 만나 교차하며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동시에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환하게 밝힌다. 작가를 많이 닮은 소설이다. 툭툭 던지는 얘기를 흥미롭게 들으며 아무 생각 없이 오르다 보면 어느새 꼭대기에 닿아 묵직한 하늘, 바로 작가 김이수의 세상을 만나게 되니까. 큰일 났다. 이 잘생긴 글쟁이가 문단을 향해 검을 빼 들었다

김범 (소설가)
리뷰 총점 8.2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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