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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제1장 눗펫포 15 제2장 우완 173 제3장 효스베 295 |
Natsuhiki Kyogiku,きょうごくなつひこ,京極 夏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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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내 뇌리에 순식간에 수많은 이형(異形)들의 슬픈 듯한 모습이 나타났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젖먹이 아기들. 영원히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남자. 상자 속에 넣어진 수많은 여자. 기어 다니는 팔. 관을 안고 있는 피투성이의 남자. 미래를 말하는 해골. 머리 없는 병사. 얼굴을 알 수 없는 여자. 무간지옥에서 고행을 계속하는 수행자들. 찬불가를 부르는 이치마쓰 인형. 송아지만큼이나 큰 쥐. 길게 뻗는 팔. 새까만 이국(異國)의 신. 눈알을 좋아하는 거미 남자. 타락천사. 양성구유(兩性具有)-이것은-이들은 모두 죽은 사람이 아닌가. 그리고-나는 깨달았다. 아아. 지금의 내가 바로 아까 내가 보고 있던 나다. 그렇다면-빨리 도망쳐야 한다. --- p.13 “세상에는 쓸데없는 말이라곤 없습니다. 쓸데없다고 느낀다면 느끼는 사람이 무지할 뿐입니다.” --- p.325 “요괴화한 주체는 그 신을 모시는 인간 쪽이고, 그들의 행위이고, 그들이 일으킨 현상입니다. 씨름을 좋아하는 것도, 산에서 강으로 옮겨 사는 것도, 신 자체가 아니라 그 신을 모시는 인간입니다. 신이란 관념입니다. 요괴 또한 관념이지요. 관념인 신이 변용되어 관념인 요괴가 되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신이라는 관념은 사람을 통해 현상을 낳지요.” --- p.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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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이상한 일 따위는 없습니다.”
이제는 ‘일본의 현상’이 된 교고쿠 나쓰히코는 ‘백귀야행 시리즈’에서 ‘추리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이상한 일’로 인식되고 표현되는 초자연적인 현상 혹은 그 세계관을, 뇌와 신경, 양자역학과 물리학, 기독교와 불교를 비롯한 각종 종교와 심리학 등과 같은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세계관, 그 모든 것의 역사적 맥락과 일본에서 전승되는 요괴들을 모티프로 차용하여 설명함으로써, “존재해야 할 것만 존재하고, 일어나야 할 일만 일어나는 것”임을 설파하고 있다. 더불어 초자연적인 세계관과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세계관 사이에서 방황하고 갈등하며 때로는 아파하는 존재들의 치유를 함께 모색한다.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 [도불의 연회 - 연회의 준비] 전편들에 등장했던 주연 및 조연들의 재등장. 그들 각자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발생하고 서서히 그들을 위한 연회가 준비되는데-. 기이한 사건들과 사람들의 망상,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연회는 준비되고 있는가. 세키구치는 ‘실록범죄’의 편집장 세노의 소개로 전직 경찰관 미쓰야스를 만나 15년 전 대량 학살로 지도에서 사라진 ‘헤비토 마을’에 대한 조사를 의뢰받는다. ‘즈시 사건(광골의 꿈)’ 이후 누마즈로 이사 온 아케미는 장을 보러 나가던 중 자살을 시도하는 한 남자를 구하게 된다. 그녀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자살을 시도하는 자살 지망생 무라카미와 그를 구해 준 아케미에게 ‘성선도’라는 신흥종교가 접근해온다. 세키구치는 추젠지의 동종업계 선배인 미야무라와 알게 되고, 추젠지와 함께 여류 시인 가토 마미코의 고민을 듣게 된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모호한 신흥종교에 심취해 전 재산을 쏟아붓고 있었으며, 그녀는 그 단체에서 할아버지를 구하고 싶다고 추젠지에게 고민을 상담하게 된다. (상권) 그동안의 전작들에서 보여준 과학과 문명의 시대에 일어난 기이한 사건들, 그 속에 숨겨진 사람들의 망상과 진실들, 그리고 교고쿠 나쓰히코식의 트릭은 역시 이번 작품에서도 그 강도가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분량과 구성이 전작들과는 달라졌다. 특이하게도 [도불의 연회]라는 큰 제목하에 ‘연회의 준비’ 편과 추후 출간될 ‘연회의 시말’ 편으로 나뉘고 있으며, ‘연회의 준비’는 또한 6편의 단편식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전편 [무당거미의 이치]에서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시점에 변화를 주었던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익숙해진 ‘백귀야행’ 시리즈의 구성에 의도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부제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이 ‘연회의 준비’는 ‘연회의 시말’을 위한 준비 단계인데, 이 준비 단계가 예사롭지 않다. 교고쿠 나쓰히코 특유의 여러 사건들을 흩뿌려놓고 하나의 사건으로 귀결되는 구성은 이번 ‘연회의 준비’ 편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각각의 사건들이 일어나고, 그 사건에 휘말리는 당사자들 또한 각각의 인물들이다. 이것은 뒤이어 출간될 ‘연회의 시말’ 편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인데,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할 지점에서 끝을 맺는다. 애간장이 타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이번 작품에서 주로 언급되는 종교와 최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여정을 떠난 서복의 이야기가 접목되고 있어 그 결말이 더욱 궁금해진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 ‘다타라’가 등장하는데, 백귀야행 시리즈의 또 다른 외전인 [금속석백귀(국내 미출간)]의 주인공이다. 이 ‘다타라’도 교고쿠도 못지않은 해박한 요괴 지식을 보여주는데, 교고쿠도와는 달리 중국의 요괴에 정통한 인물이다. ‘연회의 시말’ 편에서는 그의 어떤 활약이 펼쳐질지 사뭇 기대된다. 장광설의 대가 추젠지(교고쿠도), 울증 환자 세키구치, 폭주 형사 기바, 자칭 신이라고 부르는 에노키즈. 이들의 활약과 새로운 인물의 등장, 전작에 출연한 조연들의 활약. 스케일이 더욱 커진 [도불의 연회]는 어떻게 펼쳐지고 그 끝은 무엇일지 우리는 긴장과 궁금증으로 연회를 준비하자. 단, 준비 단계에서 궁금증이 폭발해 화가 날 독자라면 다음 편 ‘연회의 시말’이 출간되기를 기다렸다가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편집자도 궁금증으로 인해 애간장이 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