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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희생이 남긴 것
18. 그 험난한 길 19. 그냥 그리움이게 20. 고단한 삶 21. 배신과 불신 22. 북풍이 부는 계절 23. 겨울 밤벌이 24. 징검다리 25. 먼 불빛을 향하여 26. 어머니의 눈물 27. 포구의 바람 28. 빈손의 보은 29. 그날 그 아침 30. 굽이치는 시간 31. 무정한 임아 32. 산골 여행 33. 아버지, 그 사슬 34. 이유 없는 피신 |
Jo, Jung Rae,趙廷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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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두만은 몸이 나른하고 묵지그리한 것을 느끼며 담요를 펴고 누웠다. 눈을 감자 처자식들의 얼굴과 함께 고향이 떠올랐다. 당장 돌아가고 싶은 곳이었다. 서울..., 서울..., 내가 왜 서울에 왔던가. 오고 싶어 온 것이 아니고, 서울에서 금덩이를 주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 p.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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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은 제 노래에 취해가며 황홀한 꿈을 꾸고 있었다. 이제 터를 잡을 만큼 잡았으니까 머지 않아 식구들을 서울로 이사시킬 수 있다. 4.19로 그 계획이 어긋나긴 했지만, 꼭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판이 뒤집어지는 바람에 자리가 껑충 올라갔으니 오히려 운수 대통한 거 아닌가. 식구들이 서울로 이사 오면 평생 고생만 하고 살아온 어머니 편히 모시고, 네 동생들도 잘 가르쳐야 한다. 두 여동생은 고등학교 정도까지만 보내더라도 남동생 둘은 꼭 대학공부를 시켜야 한다. 남자가 대학을 나와서 당당하게 살아야지 나처럼 사는 건 사람 사는 게 아니다. 식구들을 이사시키고 나서는 세력을 더욱 키워 안정된 사업을 한다. 주류도매업도 좋고 맥주홀도 좋다. 그건 둘 다 땅 짚고 헤엄치기 장사다. 언제까지 영화관에 빌붙어 암표로 푼돈 긁고, 상점에서 세금 뜯어 애들 먹이는 피라미드 짓 할 것인가. 어차피 이 판에서 크게 놀려면 주먹만 가지고는 안 되고, 주먹에다 돈이 붙어야 한다. 유식한 말로 완력 플러스 금력이 돼야 진짜 '왕'자 붙은 왕초가 되는 것이다. 어디 두고 보자, 서른 안쪽에 이 서동철이가 깃발 날리는 것 보여줄 테니까......
--- p.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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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녀들로 하여금 물바께쓰를 들고 남학생들 앞에 서슴없이 나서게 하는가...... 평소 같으면 감히 못할 일이었다. 그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모습에 유일민은 콧마루가 찡해지며 또, 일체감의 힘의 신비를 실감하고 있었다.
--- p.2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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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의의>
20 세기 한반도를 관통하는 빛나는 역사의식의 절정 『한강』! 험준한 『태백산맥』을 넘어, 출렁거리는 『아리랑』을 지나, 마침내 장대한 『한강』에 다다른 한국 근현대사 3부작 완성! 한민족 현대사의 향방을 결정지은 분단의 비극 이후, 4·19와 5·16, 10월유신과 부마항쟁,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항쟁 등을 불러온 계속된 독재의 폭압, 급속한 경제 성장이 가져온 불공정 분배라는 산업화의 그늘, 그리고 분단 구조를 온존시키려 획책하는 기득권 세력에 저항해 민중 차원의 통일 열기가 봇물처럼 솟구쳐 올랐던 시기, 바로 이 시대를 통해 한민족 근현대사 100년 동안 우리 민족이 끌어온 역사의 수레바퀴, 그 지난했던 궤적이 『한강』에 녹아 있다. 이데올로기가 가져온 분단의 비극을 현실의 고통으로 체감하며 살아가는 월북자의 아들 유일민, 변화되는 시대에 따라 새로운 권력에 빌붙으며 살아가는 출세 지향의 정치인 강기수, 가난한 집안의 업보를 등에 지고 입신양명을 꿈꾸는 젊은 법조인 이규백과 김선오, 주먹계의 새로운 신화를 꿈꾸는 일그러진 야망의 서동철, 무너져가는 독립투사 집안의 참담한 전형을 보여주는 허진, 그리고 시대가 바뀌어도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골 깊어가는 가난과 불평등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과 애환, 저항과 불굴의 세월……. 『한강』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 걸어온 한국 현대사라는 같은 무대에 올려진 인물들이다. 그리고 대하소설의 긴장감을 유지시킬 지난 현실의 갈등들은 역사적 진실로서만이 아니라, 오늘 이곳 한반도의 현실로까지 이어져 진정 이 시대를 주인으로 살고자 하는 독자들의 삶의 의지를 고취시키고 크나큰 감동을 불러올 것이다. 『한강』은 한국 현대사가 지닌 한계와 남겨진 숙제, 그리고 굴곡된 역사 뒤에 가려진 거대한 민족적 잠재력과 통일을 향한 민중의 염원을 한 물줄기로 모아낸다. 또한 『태백산맥』 『아리랑』처럼 역사란 힘있고 권력을 가진 소수의 것이 아니라, 역사의 진정한 주인인 민중 하나하나의 숨결이 이뤄놓은 결정체임을 여실히 반증하는 것은 『한강』에서도 공통된 작가의 뜻이다. 바로 ' 작가는 그 어떤 이데올로기나 정치체제를 위해 복무하지 않는다. 오로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인간에게 기여코자 할 뿐이다'라는 작가 조정래의 말처럼 말이다. 정확한 고증을 위한 방대한 자료 조사, 작품 속에 살아 숨쉬는 엄숙한 역사 의식, 대하소설의 고른 호흡을 유지해 주는 치밀한 구성, 숨가쁘게 독자를 몰아가는 흡입력과 재미, 해학적이고 토속적인 사투리 속의 민족성. 이 땅의 작가 조정래가 완성한 대하소설의 기념비 『한강』은 제1부 격랑시대(1, 2, 3권) 출간을 시작으로 2002년 3월까지 총 3부에 이르는 전10권이 완간될 계획이다. 『태백산맥』 『아리랑』과 나란히 솟아 절정을 이룰 『한강』. 폭넓은 역사적 상상력과 소설적 진실이 만나 빚어내는 대하소설의 새로운 신화를 통해 한국문학과 이 땅의 독자들은 진정 조정래 문학산맥의 최고봉을 오르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