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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8
제3부 불신시대
조정래
해냄 200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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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시리즈 10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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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6. 마침내 시작된 싸움
17. 삶의 굽이굽이
18. 여자에게도 꿈이
19. 서로 내민 손
20. 속임수 세월
21. 거룩한 장난
22. 맞물린 톱니바퀴
23. 민중이란 수수께끼
24. 이런 사연 저런 사연
25. 집을 떠나갑니다
26. 다혈질, 동키호테들
27. 범죄 위의 범죄
28. 남의 밥그릇
29. 밟힌 꼬리

저자 소개 1

Jo, Jung Rae,趙廷來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광주 서중학교를 거쳐 서울 보성고등학교 당시, 농촌 사회활동에 뜻이 있어 이과반에 적을 두고 있던 조정래는 3학년에 이르러 국문과로 진학 목표를 세우고 동국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한다. 이 무렵 같은 과 동기인 김초혜를 만난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 연습』, 『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광주 서중학교를 거쳐 서울 보성고등학교 당시, 농촌 사회활동에 뜻이 있어 이과반에 적을 두고 있던 조정래는 3학년에 이르러 국문과로 진학 목표를 세우고 동국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한다. 이 무렵 같은 과 동기인 김초혜를 만난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 연습』, 『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 『안중근』, 『한용운』, 『김구』, 『박태준』, 『세종대왕』, 『이순신』, 자전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 등을 출간하였으며,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성옥문학상, 동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동리문학상,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 · 프랑스어 · 독일어 · 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중국어 · 스웨덴어 번역 중),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

『조정래 문학전집』의 1권 「대장경」에서부터 부패한 권력에 대한 비판, 민중에 대한 신뢰, 예술적 완성을 향한 집념 등을 주제로 하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거치며 ‘직접 체험을 소설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자신의 소설 원칙을 철회하는 것과 아울러 갑오농민전쟁과 3.1운동 광주민중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중 항쟁의 역사를 대하소설로 풀어낼 계획을 세우고 「태백산맥」집필 준비에 들어간다.

고초 끝에 1만 6천 5백장 분량으로 6년간 연재된 태백산맥은 좌익운동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파헤치며 우리 민족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모순을 비판적 시각으로 다뤄 젊은 세대의 공감과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태백산맥은 완간 되자마자 문학담당기자와 문학평론가들에 의해 ‘1980년대 최고의 작품’, ‘1980년대 최대의 문제작’으로 꼽힌다.

태백산맥을 마치고 다시 1년쯤의 취재와 자료 정리기간을 거쳐 1990년 12월 아리랑 집필에 착수하고 1995년 7월에 2만장 분량의 원고를 탈고한다. 아리랑은 일제의 식민지배체제에서 왜곡된 민족의식을 바로 세우려는 작가의 집념이 서려 있다. 그리고 마침내 현대사 3부작의 말미를 장식하는 대하소설 「한강」을 마치고 ‘20년 글감옥’ 에서 출옥했다. 한강은 현대한국사회의 풍경화를 그려나간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3부작은 전 32권 5만3천여장의 원고지에 높이가 5m50㎝에 이르며 그간 조정래의 책은 1000만부 가까이 팔려나갔다.

그의 대하소설『태백산맥』은 원고지 1만 6천 5백장의 방대한 분량 속에서 60명이 넘는 주인공들이 등장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남기는 80년대 분단문학의 대표작 중의 대표작이다. 그 동안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왜곡되어왔던 해방직후의 역사적 진실을 현미경 들이대듯 파헤치고 있으면서도 작품 전체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미덕을 지니고 있다.

『아리랑』은 식민지시대를 깊은 역사 인식으로 탐구한 대하소설로 김제 출신의 인물들이 군산, 하와이, 동경, 만주, 블라디보스톡 등지로 옮겨서 40여 년의 세월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일제시대의 생활상뿐만 아니라 일제의 폭압에 맞선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과 승리의 역사를 부각 시키고 있어 민족적 긍지와 자긍심, 자존심을 회복케 하는 역작이다.

『한강』은 1959년 이후의 한국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철저한 고증과 조사를 바탕으로, 한없이 세밀한 현미경의 시선과 한 번에 굽어보는 망원경의 시선이 교차하는 조정래 문학의 완결판이다. 4.19, 5.16, 10월 유신과 부마항쟁,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격동의 세월을 10권의 책으로 묶었다. 저술에 들어가면 어느 작가보다도 근면하고 규칙적으로 원고지를 채워나간다는 작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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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1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8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3374045

책 속으로

쌀가게는 밤장사럴 안 혀도 되는 것이 또 영판 신통방통허단께로. 딴장사덜맹키로 통금이 다 되도록 장사럴 혔으면 워쩔 뻔혔어. 그 잘난 점원 노릇도 못혀묵을 판이었제. 낮장사로 일찍허니 일 끝내고 푹 쉴 수도 있으니 쌀가게만치 존 장사가 웂단 말이여. 그나저나 나가 한강가에 와서 절로 존 돈벌이가 생긴 챔인디, 한강 물기운 타고 팔자가 활짝 필라는 것일랑가? 그려, 옛날에 점쟁이 말이 물을 가차이 허먼 덕을 본다고 안했등감? 잉 맞어. 나무도 크면 영험이 있데끼 한강도 질고 큰께 영험이 있덜 안컸어? 그 영험이 나럴 돕고 우리 집안을 살펴주실란지도 몰르제. 그려, 칠성이 그놈도 등록금 제때제때 주고, 책도 다 사주고 헝께 등수가 쑥 올르덜 안 혔어. 등수가 올를수록 크고 존 회사에 취직이 된단께 얼매나 존 일이여. 칠성이 그 장헌 놈이 월급 많이 타는 회사에 떡 취직혀서 돈을 모으면 나가 쌀가게 채리고 나스는 것도 헛꿈이 아니다 그것이여. 하먼, 헛꿈이 아니고말고. 사람 팔자 시간문제라고 안 혀?

이런 들뜬 생각에 천두만의 발길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천두만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무슨 버릇처럼 바지부터 벗었다. 곧바로 남편을 뒤따라 밥상을 들고 들어온 버들댁은 빨간 플라스틱 바가지를 받치고 바지를 거꾸로 들었다. 그러자 쌀이 바가지로 쏟아졌다. 그녀는 누구의 눈치를 보는 듯한 황급한 몸놀림으로 윗목에 놓인 쌀독에다 쌀을 부었다.

아내가 그러는 동안 천두만은 무심한 척 밥을 떠넣고 있었다. 1년 넘게 계속되어 온 그 일은 자식들은 아무도 모르고 내외 간에만 지키고 있는 비밀이었다. 그게 어찌 되었든 간에 자랑할 일이 못 되니까 아이들에게는 철저하게 감추어야 했다.

천두만은 기름기 자르르 도는 하얀 쌀밥을 숟가락 가득 뜨면서 가슴 뿌듯해지는 야릇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쌀을 훔쳐넣을 때의 가슴 두근거림과는 정반대의 느긋한 성취감이 쌀밥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함께 전신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건 나도 이젠 당하고만 살지 않는다는 묘한 보복감이기도 했다.

날마다 그렇게 챙긴 쌀은 다섯 식구의 식량을 너끈히 해결해 주었다. 그 쌀값을 고스란히 버는 것도 버는 것이지만, 보리밥에 넌덜머리가 난 아이들에게 쌀밥을 먹일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기쁨이고 즐거움이었다.

--- pp.307~308

그는 3분 간격으로 투표장에 뻔질나게 드나들며 대리투표를 하고 있었다. 기권자는 거의 있을 리 없고 돈벌이를 하려고 도시로 떠나버린 젊은이들의 투표용지가 그의 손에 들려지고 있었다. 그는 실눈이나 빈대코는 말할 것도 없고 이장에게도 그 일을 비밀로 하고 있었다. 똑같은 일을 스물다섯 번 되풀이한 다음 그는 학교를 벗어났다.

--- p.180

"형제간들한테 더 짐 되지 말고 어서 시집갈 궁리나 해라. 여자는 그저 적당한 남자 골라서 시집가 팔자 고치는 게 젤이다. 오빠들은 월급이라고 받아봐야 즈이 새끼들 데리고 살기도 숨 가쁘고, 옥희는 출가외인 아니냐."

'형제간들한테 짐이 되지 말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정신이 아뜩해졌었다. 그리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나자 가슴이 걷잡을 수 없이 뛰면서 헛구역질이 마구 솟았다. 통곡을 하고 싶은 절망감에 빠지면서.

내가 누구 때문에 6년 동안이나 그런 고생을 했던가……. 두 오빠와 동생은 누구 덕에 다 대학을 나왔는가……. 다섯 식구는 그동안 누구 힘으로 먹고 살았는가. 1년 365일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일을 하게 만든 짐이었던 형제들이 나를 짐으로 생각하다니……, 나한테는 아무것도 갚은 것 없이 짐이라고 생각하다니……. 형제간들이 나를 귀찮아하는 눈치는 얼핏얼핏 챘었지만 어머니까지 그들의 편을 들다니……. 나는 무엇인가, 내 희생은 무엇인가…….

다시 떠오른 그 생각으로 벌떡거리기 시작한 가슴을 누르며 주선녀는 간호학교를 나왔다. 그녀는 더 심해지는 외로움과 절망감에 휘둘리고 있었다. 우선 취직을 해서 식구들한테 입은 상처와 고통에서 자신을 구해내고, 경제적 어려움도 해결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취직이 어렵게 되어 그녀는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았지……? 나에게 남은 건 뭐지……?

--- pp.181~182

"형제간들한테 더 짐 되지 말고 어서 시집갈 궁리나 해라. 여자는 그저 적당한 남자 골라서 시집가 팔자 고치는 게 젤이다. 오빠들은 월급이라고 받아봐야 즈이 새끼들 데리고 살기도 숨 가쁘고, 옥희는 출가외인 아니냐."

'형제간들한테 짐이 되지 말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정신이 아뜩해졌었다. 그리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나자 가슴이 걷잡을 수 없이 뛰면서 헛구역질이 마구 솟았다. 통곡을 하고 싶은 절망감에 빠지면서.

내가 누구 때문에 6년 동안이나 그런 고생을 했던가……. 두 오빠와 동생은 누구 덕에 다 대학을 나왔는가……. 다섯 식구는 그동안 누구 힘으로 먹고 살았는가. 1년 365일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일을 하게 만든 짐이었던 형제들이 나를 짐으로 생각하다니……, 나한테는 아무것도 갚은 것 없이 짐이라고 생각하다니……. 형제간들이 나를 귀찮아하는 눈치는 얼핏얼핏 챘었지만 어머니까지 그들의 편을 들다니……. 나는 무엇인가, 내 희생은 무엇인가…….

다시 떠오른 그 생각으로 벌떡거리기 시작한 가슴을 누르며 주선녀는 간호학교를 나왔다. 그녀는 더 심해지는 외로움과 절망감에 휘둘리고 있었다. 우선 취직을 해서 식구들한테 입은 상처와 고통에서 자신을 구해내고, 경제적 어려움도 해결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취직이 어렵게 되어 그녀는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았지……? 나에게 남은 건 뭐지……?

--- pp.181~182

추천평

조정래의 작품에 이념이니 제도니 계급이니 따위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거기서 항상 '인간'과 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역사를 읽는다. 그래서 그의 책을 덮은 뒤 내가 괴로워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곤혹스런 질문이다. 이번 소설 『한강』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작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은 밖에서 참견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배경과 무대가 독자 대부분의 가시거리 밖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는 우리가 기억 세포를 어떻게 동원하느냐에 따라서 작가의 고뇌에-역사 해석에-동참하거나 '시비할'공간이 제법 열려 있다. 그 망외의 재미가 솔찮허다!
-- 정운영(경기대 교수, 중앙일보 논설위원)
숨가쁜 역사에서 부당한 권력들은 우리의 기억을 처단했고, 우리는 소금기둥이 되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내달려왔다. 그러나 조정래는 과감히 몸을 돌려 우리 근대사의 가시밭길을 혼자서 다시 걸었다. 이 고독한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한강』은 '강철군화'밑에서 이루어진 근대화의 짙은 그늘을 샅샅이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분단이데올로기에 찢기고 천민자본주의에 시달리면서도 자기 길을 걸으며 역사의 빛을 만들어낸 이들의 삶을 뼈아프게 확인한다. 의태의 몸짓이 굳어져 망각의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다고 여기는 이들에게도 『한강』은 경직과 마비를 풀어주는 축복의 강이 될 것이다.
-- 황광수(<실천문학>주간, 문학평론가)
『아리랑』과 『태백산맥』이 고난과 투쟁을 통해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개인들을 거인으로 부조시키고 있는 데 반해 『한강』은 역사에 의해 끊임없이 절차탁마되는 개체적 존재들을 그려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강』속의 한국인들은 끊임없이 일상성을 만들어내는 가운데서도 『아리랑』의 어미와 『태백산맥』의 아비로부터 물려받은 투쟁혼과 저항정신의 날을 세울 줄 안다.

『한강』은 오늘의 한국인들의 자기동일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당대소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오늘·이곳의 뿌리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원히 묻혀버리거나 왜곡될 법한 정치사적 진실을 두루 파헤쳐내고 있어 우리 소설사에서는 보기 드문 정치소설의 정전으로 나아가게 된다. 현대 한국인의 초상화를 보고 싶은 국내외 독자들과 현대 한국사회의 풍경화를 보고 싶은 노소독자에게 바로 『한강』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 조남현(서울대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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