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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그 처음에 사랑이 사랑을 만나
낮은 목소리·장석남 /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김선우 / 사랑에게·정호승 햇볕에 드러나면 슬픈 것들 ·이문재 / 부부·함민복 / 여백·도종환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복효근 / 옆모습·안도현 / 뒤편·천양희 강릉, 7번 국도·김소연 / 심경 11·이창기 / 반듯하다·박철 새가 먹고 벌레가 먹고 사람이 먹고·하종오 / 얼음나라 체류기·유홍준 / 신생아 2·김기택 제2부 기다림이라는 말의 대륙이여 소금인형·류시화 / 물을 뜨는 손·정끝별 / 종소리·서정춘 / 14K·이시영 / 장도열차·이병률 첫눈·정양 / 의문·유승도 / 두고 온 소반·이홍섭 / 그림자·최승호 / 오 리·우대식 사랑이 올 때·신현림 / 옛날 국수 가게·정진규 / 나도 왕년에는·강연호 / 가는 길·허형만 손 털기 전·황동규 / 오리 한 줄·신현정 / 소사 가는 길, 잠시·신용목 / 이 시대의 변죽·배한봉 제3부 따뜻하고 넉넉하고 느슨하게 흑명·고재종 / 그랬다지요·김용택 / 산머루·고형렬 / 각축·문인수 / 문병 가서·유안진 신혼·장철문 / 얼음 호수·손세실리아 / 슬픈 국·김영승 / 대추 한 알·장석주 / 주인여자·윤제림 살가죽구두·손택수 / 봄의 금기 사항·신달자 / 양파·조정권 / 자주 한 생각·이기철 키 큰 남자를 보면·문정희 / 빗방울 셋이·강은교 / 비스듬히·정현종 / 게·권대웅 부자서신·고운기 / 누가 주인인가·홍신선 제4부 나는 수선화 핀 것을 보았네 동지 다음 날·전동균 / 톡 톡·류인서 / 허공장경·김사인 / 집·김명인 학생부군과의 밥상·박남준 / 쌀·정일근 / 화남풍경·박판식 / 뒷짐·이정록 군불 때는 저녁·김창균 / 있는 힘을 다해·이상국 / 섬들이 놀다·장대송 내가 천사를 낳았다·이선영 /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나희덕 / 내린천을 지나·최하림 섬·고찬규 / 산수유나무의 농사·문태준 |
Moon, Tae-june,文泰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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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날 때 입 안에 도끼를 가지고 나온다 말한 이 누구인가. 사랑이여, 부디 소라나 모시조개로 말해줘. 아가의 조막만한 손으로 말해줘. 살얼음으로, 반짝이는 빛으로 말해줘.
- 장석남,〈낮은 목소리〉에 덧붙여 뒤편을 볼 줄 아는 사람은 넉넉한 사람이다. 넉넉한 사람은 고통을 몸소 참고 견딘 사람이다. 자신의 뒤란으로 돌아가본 사람이다. 뒤란에서 쪼그리고 앉아 무릎을 모으고 울어본 사람이다.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뒤편을 감싸 안는 일이다. 엎드려 자는 사람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덮어주듯 우리에게는 그런 소소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마치 비 오기 전 마당을 쓸 듯 그의 뒤로 돌아가 뒷마당을 정갈하게 쓸어주는 일이다. - 천양희,〈뒤편〉에 덧붙여 다음 생애에 고운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같은 여관에 들고서도 바로 옆방에 당신이 묵고 있는 줄 모르는 건 아닐까요. 다시 생을 받아 우리 이곳서 만나거든 마르지 않는 바다의 사랑이 되어요. 바닷가에 신혼집을 짓고, 우리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을 만나면 그의 가슴을 헹구어 주고 바다 속 푸른 노래를 불러 주어요. - 김소연,〈강릉, 7번 국도〉에 덧붙여 갓난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참된가. 툭 열려 있는가. 우선 셈이 없다. 뒤춤도, 비상금도, 도장도, 돈을 차곡차곡 넣어두는 통장도, 아파트도 없다. 오직 그때그때의 마음만을 쓴다. 좋으면 웃고 싫으면 바로 울고 마는 마음만을 쓴다. 정직한 마음만을 쓴다. 슬그머니라는 말을, 눙친다는 말을, 서먹서먹하다는 말을, 그럭저럭이라는 말을 모른다. 말똥말똥한 눈에서 울음이 쏟아지다가도 뚝 멎는다. 역시 참되다. - 이선연,〈내가 천사를 낳았다〉에 덧붙여 사랑은 뼘으로 재는 것이 아니다. 자벌레처럼 한 뼘 두 뼘 재며 가는 게 아니다. 하여 사랑은 화선지가 먹물을 받듯 당신을 받아 물드는 것이다. 꽃이 필 땐 꽃 지는 내일을 생각 말자. 오늘 흰 매화 피는 것만 보아라. 그 꽃그늘 아래서 춤추는 게 사랑이다. ‘오직 이 순간’이다. 주린 맹수의 눈처럼 정면을 응시하는 것이 청춘의 사랑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 입 안에 도끼를 가지고 나온다 말한 이 누구인가. 사랑이여, 부디 소라나 모시조개로 말해줘. 아가의 조막만한 손으로 말해줘. 살얼음으로, 반짝이는 빛으로 말해줘. - 신현림,〈사랑이 올 때〉에 덧붙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