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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네거티브 - 요람
1. 창밖 풍경 2. 감사를 원하는 사나이 3. 구치외래 4. 팀 바티스타의 기적 5. 첫 대면 6. 면남 조사 첫날 7. 면담 조사 둘째 날 8. 아프리카의 불발탄 9. 면담 조사 사흘째 10. 바티스타 케이스 제2부 포지티브 - 하얀 관 11. 복도를 서성이는 사람 12. 화식조 13. 앞뒤 맞추기 14. 오펜시브 히어링 15. 이중나선 16. 발작 17. 오톱시 이미징 18. 러시안 룰렛 제3부 홀로그램 - 환상의 성 19. 패전 처리 20. 후일담 에필로그 : 벚꽃 옮긴이의 글 |
Takeru Kaidou,かいどう たける,海堂 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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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소아 장기이식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극히 일부의 운 좋은 어린이만 미국에서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는 그런 환자를 마치 스타처럼 다룹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기부를 받아 미담을 만들어내죠. 분명 그건 미담이고 나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식인이나 윤리학자들의 발언을 이용해 어린이의 장기이식을 윤리적 또는 감정적으로 문제시합니다. 일본에서는 어린이 장기이식을 추진하려 하면 발목을 잡힙니다. 미국에서 하는 수술은 미담으로 지원받고, 일본에서는 문제시한다. 같은 소아 심장이식인데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 p.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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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말하면 ‘설득’과 ‘심리 분석’입니다. 전자를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 액티브 페이즈이고 후자는 패시브 페이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론이 있습니까? 전혀 몰랐습니다. 대체 언제 어디서 성립한 학문인가요?” 시라토리는 의미심장하게 웃더니, 내 물음에는 직접 대답하지 않았다.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실제로 체험하는 것이 이해가 빠를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면 이제 내가 무척 좋아하는 디테일로 들어가겠습니다. 예를 들어 다구치 선생의 작업은 그야말로 순수한 패시브 페이즈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패시브 페이즈가 무언지는 바로 이해하실 겁니다. 이렇게까지 순도 높은 패시브 페이즈 조사를 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죠.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자아가 희박한 것인지, 터무니없이 자존심이 센 건지 둘 중 하나겠지만요.” “어느 쪽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냉담하게 말하자 시라토리는 박수를 쳤다. “맞아, 자존심이 센 타입으로 결정.” 나는 시라토리를 쏘아보았다. 시라토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태연히 말을 이었다. “지금 제가 한 사용한 것이 액티브 페이즈의 테크닉, ‘진심 토크’입니다.” --- p.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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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구치 선생의 파일을 읽어보면 살인일 수밖에 없다고 여겨집니다. 의료 실수일 가능성을 생각하느라 기반이 흔들리면 시각이 무뎌집니다. 의료 과실에 대한 조사와 살인에 대한 조사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의료 과실이라면 발생한 순간에는 주변의 시각에 대해 무방비이기 때문에 과거를 열심히 파헤치면 반드시 실마리가 드러날 겁니다. 하지만 살인일 경우에는 범인이 처음부터 사실을 은폐하려 하기 때문에 과거를 파헤쳐 봐야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을 겁니다. 결국 조사 방법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거죠. 어정쩡하고 모호한 입장은 진실 규명의 최대 적입니다. 그 어정쩡함이 진실을 파헤치는 실마리를 놓치게 만드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살인을 전제로 조사하는 게 낫죠. 그러면 의료 과실도 놓치지 않을 수 있고. 그 반대일 경우에는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애당초 범인이 의도한 것이겠지만요.”
멋진 논리와 설득력. 로지컬 몬스터란 이름이 그냥 붙은 것만은 아니다. --- p.2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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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의학 발전을 위해 개의 생명을 빼앗죠. 사람의 목숨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생명을 빼앗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생명은 빼앗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누구나 다른 생명을 죽이며 살고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제가 돌보고 있는 개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제게 다가오죠. 개는 귀엽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개를 죽입니다. 의학의 발전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제게 사람이란 스쳐 지나는 모르는 물체와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이입은 하지 않죠. 불쌍한 개마저도 죽이는데, 사람을 죽일 때는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 p.3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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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조대학 의학부 부속병원에는 미국의 심장병 전문병원에서 초빙한 외과 조교수 기류 교이치가 이끄는 바티스타 수술 전문 팀이 있다. 바티스타 수술이란, 학술적인 정식 명칭은 ‘좌심실 축소 성형술’, 일반적으로는 정식 명칭보다 창시자인 R. 바티스타 박사의 이름을 딴 속칭 쪽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확장형 심근증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 방식 가운데 하나로 비대해진 심장을 잘라내 작게 만든다는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된 대담한 수술이다.
수술은 어렵고, 리스크는 크다. 성공률은 평균 60퍼센트. 그러나 도조대학의 바티스타 수술 팀은 수술 성공률 백퍼센트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글로리어스 세븐’이라 불리며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세 차례 연속 바티스타 수술 실패로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인 불명의 수술 사고가 반복되는 사태에 위기감을 느낀 다카시나 병원장은 외래 책임자인 다구치에게 내부 조사를 의뢰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지장보살님’이라 불리며, 의료 현장의 권력 투쟁에서는 멀찌감치 물러나 일명 ‘하소연외래’로 불리는 외래에서 신선처럼 생활하는 신경내과의 만년 강사, 다구치 고헤이.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체계를 수립해 팀원 면담조사를 실시하고 수술 현장 답사를 철저히 해보지만, 이번 조사 의뢰는 외과깡통인 그에게는 애당초 무리였던 듯, 또다시 수술 실패가 이어져 환자가 사망하고 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수술 사망의 연속. 단순한 의료 과실인가, 아니면 의도된 살인인가? 이 미스터리를 밝혀내기 위해 급파된 후생노동성의 괴짜 공무원 시라토리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다구치와의 면담조사 때와는 180도 달라진 이중적인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는 바티스타 수술 팀원들과 ‘로지컬 몬스터(논리괴수)’라 불리는 시라토리 간의 치밀한 두뇌싸움이 펼쳐지면서, 파멸 직전에 놓인 대학병원의 현황, 의료 시스템의 위기, 그리고 바티스타 팀원들 간의 상극관계와 내연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며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데…. 과연 희생양이 된 시체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가? 영광의 바티스타 수술 팀의 붕괴 뒤에 감춰진 또 하나의 얼굴은 대체 누구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