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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석조공산(夕照空山)
사면 황학루 관가 등룡 12술 교령 민학송풍 기무정돈 몽고 꼬마 야수의 쟁투 종학 사고전서 작전실패 천연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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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불같은 성화에 조설근이 잠시 난감해하고 있을 때 옆방에서도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책상이며 의자가 마구 날아다니고 유리창이 박살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몇몇 아이들이 울며불며 쥐어박고 욕설을 퍼붓는 광경이 창문 너머로 어렴풋이 보였다. 삽시간에 뜰에는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명례당 쪽에서 벽력같은 고함소리와 함께 종학의 부총관인 류우청이 뛰쳐나왔다. 뻘건 대추코를 매만지며 문제의 사당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갈효신, 어찌 된 거야? 어르신들이 왜 저리 흥분하셔?" 벌써 각 서당에서는 스승의 단속이 뭔 줄 모르는 '어르신'들이 왁자지껄하며 뛰쳐나왔다. 모처럼 큰 볼거리가 생겼는지라 좋아라 마당으로 몰려나오는 아이들은 손나발을 해서 고함을 질러댔다. "붙었다. 여기 한판 붙었어! 어서 나와 구경해!" 뒤늦게 텅 빈 서당에서 나온 조설근은 그제야 옆방에서도 <홍루몽>때문에 난리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문제의 발달은 이친왕의 세손인 영랑 때문이었다. 집에서 왕부의 <석두기> 등사본을 훔쳐낸 영랑은 수업시간에 책상 밑에 펴들고 몰래 읽고 있었다. 순군왕 윤제의 둘째 아들 홍춘이 빌려달라고 애걸하니 마음 약한 영랑은 순순히 내어주게 되었다. 홍춘이 받아들기 바쁘게 패자인 홍정이 빼앗으려고 했으나 의친왕의 세손인 영성이 억지로 낚아채어 가고 말았던 것이다. 영성은 비록 평범한 조부와 부친을 두었으나 사실은 당금 천자인 건륭황제의 넷째아들이었다. 의친왕이 슬하가 허전하여 그리로 보냈던 것이다. 홍경과 홍춘은 옹정황제에 의해 폐위당하고 몰락한 종친의 자손들인지라 감히 천자의 골육과 대적할 수가 없었다. 주먹이 울고 가슴에 불이 일었지만 홍경, 홍춘 두 '숙부'는 어린 조카에게 순순히 책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 pp.251-2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