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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의 안개
붉게 물든 초원 거짓보고 건륭의 꿈 명신과 명노 40년 재상의 과욕 침석지환 태평성대의 그늘 될성부른 나무 도망자 황당친왕 의로운 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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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五更, 새벽4시)이 가까워오는 시각, 시커먼 그림자 하나가 조후이, 하이란차가 잠자고 있는 천막으로 살금살금 접근했다. 담요로 만든 주렴을 걷는 경미한 기척에 두 사람은 동시에 눈을 떴다. 둘은 말없이 들어온 사람의 거동을 유심히 살폈다. 들어오자마자 잠시 가만히 서 있던 사람이 그제야 천막 안의 희끄무레한 어둠이 시야에 들어온 듯 발끝을 들고 조심조심 탁자가 놓여 있는 구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손으로 더듬거려 찾잔을 찾아 그 밑에 뭔가를 밀어 넣는 것이었다. 때를 놓칠세라 하이란차가 돌아서서 나가려는 사람의 뒤를 무섭게 덮쳤다. 목덜미를 힘껏 움켜잡아 돌려세우며 소리 낮춰 따지듯 물었다.
"뭐하는 사람이야? 겁도 없이 어딜 숨어들어!" "나, 나…… 오웅홍이오! 나……나쁜 짓 하러 온 게 아니오!" "네놈이 누군지 내가 어찌 알아?" "오오오…… 오 막료요!" 그사이 조후이가 등잔에 불을 붙였다. 하이란차도 손을 놓고 사색이 되어 있는 오 막료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다. 평소에 허물없이 지내왔던 그 오 막료가 틀림없었다. 하이란차가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 "나 원 참! 지금 도둑고양이 체험을 하는 거요? 역시 책이라는 건 많이 읽어서 득이 될 게 없다니까! 난 또 우리 건육을 훔치러 들어온 도둑인 줄 알았잖아!" 오웅홍이 창백한 얼굴을 들어 턱짓으로 찻잔을 가리켰다. 조후이가 다가가 보니 찻잔 밑에 종이쪽지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펴보니 비뚤비뚤한 몇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고 하니 속히 대책 요망! -- pp.78-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