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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굿바이 인터뷰
1부 시대를 만나다 ‘자기계발’에 속지 마라 _ 문화연구자 이원석 ‘진실’에는 ‘진실’이라는 값어치가 있다 _ 일문학자 박유하 참 글 잘 쓰는 요리사 _ 음식칼럼니스트 박찬일 사진은 더욱 ‘생각’이 필요한 매체 _ 사진작가 노순택 이기려면 중간층을 잡아라 _ 정치평론가 고성국 아무것도 못 하는 세상, 웃어나 보자 _ 희곡작가 오세혁 청순가련 소녀에서 순진열렬한 소녀로 _ 영문학자 한지희 지금도 가족은 가능한가? _ 극작가 박근형 2부 교양을 만나다 만화는 ‘예술’이 되면서 망했어요 _ 만화가 최규석 시가 된 나무, 나무가 된 시 _ 나무칼럼니스트 고규홍 영화의 타고난 본성은 미혹 _ 영화저널리스트 김혜리 불확실성은 삶의 본질, 확 벌거벗고 두려움과 맞서자 _ 칼럼니스트 김어준 우리나라 명품 열기는 문화 콤플렉스 _ 사진작가 윤광준 이 시대는 욕망만 넘실대는 황색여관 _ 희곡작가 이강백 남녀를 넘어 인간으로 만나기 위해 _ 소설가 이경자 예술과 투자 상품의 경계에 선 미술 _ 큐레이터 정윤아 이 길 끝나는 곳에 한국 연극의 희망이 _ 연극평론가 안치운 무서운 영화는 없다 _ 영화문학연구자 백문임 마음의 화火를 태우고, 세상의 원願을 담아 쓰다 _ 극작가 선욱현 45억 년 켜켜이 쌓인 지구의 비밀을 캔다 _ 지구물리학자 이상묵 강산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마저 크게 바뀌었다 _ 기업인 모모세 타다시 ‘그림의 떡’ 맛본 그림치의 행복 _ 칼럼니스트 이충렬 바흐도 모차르트도 아닌 ‘베토벤 바이러스’인 까닭 _ 바이올리니스트 최은규 오르가슴 없는 자, 정치하지 마라 _ 미학자 이희원 다인종 사회 꿈꾸는 유쾌한 에트랑제 _ 방송인 이다 도시 3부 인문학을 만나다 역사는 거울, 흐릿하게 먼 길을 비추는 _ 역사학자 김범 조선은 은둔의 나라가 아니었다 _ 한국문학연구자 존 프랭클 적을 만들지 않는 이상주의자, 오바마 _ 방송기자 박성래 진정한 보수주의자 맹자를 읽다 _ 동양철학자 이혜경 프랑스 과거사 청산의 신화를 벗기다 _ 서양사학자 이용우 인도, 신비의 베일을 벗고 ‘천의 얼굴’을 드러내다 _ 인도사연구가 이옥순 철학·문학·영화, 경계를 가로지르는 저술가 _ 자유저술가 김용규 눈물 많은 경제학자의 암울한 묵시록 _ 생태경제학자 우석훈 소 ‘몰던’ 세종, 소 ‘끌던’ 정조 _ 정치학자 박현모 돈에 대해 알고 싶은가?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으라 _ 러시아문학연구자 석영중 박사 실업자, ‘공부 귀신’ 여두목 되다 _ 고전평론가 고미숙 거리의 학문 복원시킨 ‘미신업계 박사’ _ 강호동양학자 조용헌 다산을 ‘실학의 호리병’에 가두지 마라 _ 국문학자 백민정 식민지 조선 안에 또 다른 식민지 _ 문학자 이혜령 꿈, 진정한 자아를 비추는 거울 _ 신화학자 고혜경 민족주의 부추기는 ‘국사’에서 벗어나야 _ 역사에세이스트 김기협 식민 사학이 현재 한국 고대 사학계의 주류 _ 한국고대사학자 이희진 ‘손에 동전 한 푼 없다’ 징징거린 조선 양반들 _ 역사학자 하영휘 장정일에게 묻는다: 내가 만난 작가가 모두 내가 되고 싶은 사람들 |
蔣正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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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의 이데올로기가 우리 사회의 매트릭스를 작동시키는 지배적인 사조라면, 당연히 교육 문제에 파고들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거대한 사기극』 178쪽에, 이미 초등학교 저학년용 교과서 속에 상당한 자기계발 이데올로기가 숨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기계발 사상은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와 교과서에 영향을 미칩니다. 국정교과서 파동도 당연히 이와 연결될 것입니다. 어느 정치인은 청년들이 ‘헬조선’을 말하게 되는 원인을 교과서의 좌경화에서 찾습니다. 이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게 만든 사회 구조에는 눈을 감게 하고,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의 부족에만 눈을 돌리게 하겠다는 것이지요. ---「‘진실’에는 ‘진실’이라는 값어치가 있다 _ 일문학자 박유하」중에서
종편에서 품격 있는 평론을 기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원인은 시청률에 목매달고 있는 방송사 쪽에 있지만, 거기에 편승한 ‘철학 없는’ 평론가들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평론가의 자격을 규제할 어떤 방법이 있지도 않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정치평론 시장에 나온 온갖 상품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소비자의 안목만이 유일한 탈출구입니다. 미디어 정치 시대에 여러 미디어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모든 평론가들은 작든 크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그것이 역사와 우리 정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필요합니다. 정치가 공적 영역이듯이 정치평론가들은 정치가 공적 영역의 결정을 둘러싼 권력 투쟁 또는 권력 게임이라는 것을 대중에게 드러내 주어야 합니다. 저는 정치평론을 통해 내 나름으로 광의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비자의 말대로 정치가 ‘법法?술術?세勢’로 이루어져 있다면 저는 정치평론이라는 법을 통해 내 정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기려면 중간층을 잡아라 _ 정치평론가 고성국」중에서 ‘만화는 예술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부터 만화는 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치하고 촌스럽지만 우리가 지금껏 즐겼던 것이 예술이었는데, 지금까지 해 오던 만화를 예술이라 부르기 민망해하면서 오히려 대중과는 멀어지는 작품이 나오는 거죠. 어떤 장르가 됐든 예술은 대중성과 재미를 포함해야 하고, 만화는 그걸 더 잘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저의 딜레마 역시 인터뷰도 자주 하고 ‘먹물’들은 좋아하는데,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겁니다. 상징이나 은유가 멋있기는 하지만 누가 보느냐에 따라 대중성이나 전달의 한계가 있죠. 그래서 훌륭한 ‘작품’이 아니라 ‘전달’ 효과가 극대화된 재미있으면서도 노골적인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만화는 ‘예술’이 되면서 망했어요 _ 만화가 최규석」중에서 철학은 ‘꼼꼼히 따져 보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걸 비판 정신이라고 하는데, 논술의 본래 취지는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고, 글을 쓰게 하고, 합리적 비판 사고를 키워 주는 것입니다. 거기서 얻어지는 비판적 사고의 향상이 논술 목적이죠. 논술 고사는 고전의 제시문을 놓고 오늘의 삶이나 사회와 연관을 지어 보고 자신의 생각을 개진해 보라는 거라서, 철학 시험이나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고3은 수능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수능이 끝나고 5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방대한 고전을 읽고 논술을 준비해야 합니다. 불가능한 일이죠. 그런데 그런 무리는 ‘입시 논술’이란 특수한 상황에서 오는 거지, 논술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입시 논술’의 폐해는 아주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시키지 않으면 아무도 고전을 읽지 않게 되죠. ---「철학·문학·영화, 경계를 가로지르는 저술가 _ 자유저술가 김용규」중에서 언어로 사고하는 사람들, 그것을 문서의 형태로 남긴 사람은 다 작가죠. 다시 말해, 작가는 자신의 사고를 언어와 문서의 형태로 남긴 사람, 그러기 위해 사고와 언어를 갈고 닦은 사람입니다. 이것은 작가가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사항입니다. 그런 뜻에서 작가는 굉장히 폭넓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고, 오히려 소설가와 시인만을 작가라고 지칭하는 것은 매우 협소한 개념이죠. 늘 말하지만, 한국에는 문학의 자리가 너무 큽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 스크린 도어를 시로 치장할 수 있는 권리가 자신들에게 당연히 주어진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시인들이 그렇습니다. 조선시대에 과거를 해서 장원급제하고 벼슬에 오르는 사대부 의식이 그대로 있는 거죠. 그런데 더 재미난 것은, 한국에서 문학 하면 자동적으로 시와 소설을 가리킨다는 거죠. 저는 그걸 ‘장르 피라미드’라고 하는데, 희곡은 그 피라미드의 가장 밑변, 혹은 장르 피라미드의 열외라고까지 할 만큼 소외된 장르입니다. 잘나가는 시인과 소설가들의 목소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할 수 있지만, 극작가는 있는 듯이 없습니다. 저는 어디서나 대담을 볼 수 있는 소설가와 시인보다, 들리지 않는 그들의 목소리를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장정일에게 묻는다: 내가 만난 작가가 모두 내가 되고 싶은 사람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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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작가는 NO
문제 작가, 블루칩 작가를 찾는다 만화가 최규석, 일문학자 박유하, 요리사 박찬일, 정치평론가 고성국…… 그리고 극작가와 오디오애호가, 큐레이터, 강호동양학자, 사진작가 『장정일, 작가: 43인의 나를 만나다』에서 장정일은 엄격한 기준에 의해 인터뷰이들을 초대한다. 우선 언론에 도배되는, 이른바 ‘화제의 작가’를 쫓지 않는다. 장정일이 만난 작가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명망을 이루기 위해 발버둥치지 않는다. 첫 책을 선보인 신인 작가는 물론 자신의 분야에서 이미 명성을 얻은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자신의 일과 공부를 신나게 즐기는 이들이다. 학자 또는 평론가라 불리지만 괴짜로 보일 수도 있는 작가들이다. 그들은 예술 혹은 학문의 영역 깊숙한 곳에 자신의 집을 짓는다. 그리고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조립하고 해석해 남다른 생각과 이야기를 뿜어낸다. "제가 옹호하고픈 책은, 우선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 그리고 저자가 자신의 역량을 다 쏟아 부은 책입니다." - 325쪽 장정일은 독서를 통해 끊임없이 ‘문제 작가’ 혹은 ‘블루칩 작가’를 발굴해 왔다. 드라마 [송곳]의 원작을 쓰고 그린 최규석, 진실의 가치를 화두로 던진 『제국의 위안부』의 박유하, 요리뿐만 아니라 글의 맛까지 낼 줄 아는 요리사 박찬일...... 모두 장정일이 좌면우고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서를 통해 만난 작가들이다.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 어떤 새로운 시각이나 연구도 ‘일본은 나쁜 놈’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역설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똑같은 진실이라 하더라도, 어떤 진실에는 값어치가 있고, 어떤 진실에는 값어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저런 사고 구조로 무장하고 이견을 틀어막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진실’에는 ‘진실’이라는 값어치가 있다." - 29쪽 교양과 글쓰기의 세계는 생각보다 더 크고 넓다 장정일은 작가들의 살아 있는 목소리를 독자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려 애쓴다. 미처 읽지 못한 행간의 사연, 숨어 잠자던 텍스트를 사람의 숨결로 바꿔보려 한다. 장르에 구애받지도 않는다. 모차르트와 맹자, 세종과 정조, 도스토예프스키를 두루 다룬다. 생태, 다문화, 경제, 예술, 문학 속에 담긴 작가의 지적 삶과 철학을 정조준한다. 편집자와의 대담에서 장정일은 “스스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가, 그늘에 있는 작가, 상처를 지닌 작가에 끌린다”고 고백했다. “잘나가는 시인과 소설가들의 목소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할 수 있지만, 극작가는 있는 듯이 없습니다. 저는 어디서나 대담을 볼 수 있는 소설가와 시인보다, 들리지 않는 그들의 목소리를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 327쪽 장정일에게 작가는, 자신의 사고를 언어와 문서의 형태로 남기는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 자신의 사고와 언어를 끊임없이 갈고 닦는 사람이다. 수많은 애서가를 위해 스스로 인터뷰이를 자청한 바탕에는 그러한 작가 정신이 자리한다. 그림을 사는 안목이 없다는 지인의 질타에 장정일은 말한다. "나 같은 사람은 표창장 줘야 한다. 부자들은 화가가 가난할 때 도와주지 않다가, ‘떠야’지만 그림을 산다. 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름도 없는 네 그림을 사라고? 네 그림이 10억 원이 되면 그때 사지.’ 그러니, 평론가여, 뜨지 못해서 물감도 사지 못하는 화가를 먹여 살리는 사람은 나 같이 돈이 없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 12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