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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신은 야생 멧돼지
독자들에게 길들여지지 않는 말 구두 신은 야생 멧돼지 미국 너구리 웨이앗차 멍청이 빌리 박쥐 아탈라파의 대장정 캐나다기러기 가족 존과 원숭이 지니의 우정 시튼의 발자취 |
Ernest Se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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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리젯이 프랑스제 구두약으로 구두에 윤을 내고 있었다. 그날따라 거푸미도 뭔가 색다른 일을 찾던 중이었다. 녀석은 새끼 양을 오리 위로 넘어뜨리고 리젯 주위로 달려오는 일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그리고 리젯 옆으로 와서 뒷다리로 일어선 채 앞다리를 의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짧게 낑낑거렸다. 그것은 “뭐 좀 주세요.” 하는 소리였다. 그런데 리젯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녀석의 요구를 들어 주었다. 프랑스제 구두약을 녀석의 앞발에 칠해 준 것이다. 곧 녀석의 분홍색 발굽이 까만색으로 번쩍번쩍 윤이 나기 시작했다. 참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녀석은 그 일이 다 끝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녀석은 오른쪽 발과 왼쪽 발을 번갈아 가며 신중하게 냄새를 맡아 보았다. 완전히 새로운 일이었다. 녀석은 어떻게 된 일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다. 녀석은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프랑스제 구두약의 효과는 그다지 오래 가지 못했다. 리젯이 다음 번에 구두를 닦고 있을 때도 녀석은 옆에 와서 그 이상한 냄새를 맡고는 또 발라 달라고 양쪽 발을 내밀었다. 구두약을 다 바를 때까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걸 보면, 아마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 뒤로 녀석은 리젯이 구두를 닦을 때마다 옆에 와서 발을 내밀고 아침 단장을 받았다. --- pp.47-48
정적이 흘렀다. 그때 뭔가가 돌진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누군가가 곰을 공격한 것이다. 회색이였다. 회색이는 온 힘을 다해 송곳니로 곰의 몸을 마구마구 베어 댔다. 곰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회색이가 놈의 뒷발을 물고 아작아작 물어뜯으며 잡아당겼다. 거푸미가 뒤쪽에서 놈을 들어 던진 후 송곳니로 공격했다. 곰은 완전히 나가떨어졌다! 오! 숲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전쟁의 폭풍이! 멧돼지 두 마리의 무지막지한 송곳니 공격을 받은 곰은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내지르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반쯤 목이 막힌 상태에서 나오는 으르렁거림, 힘은 없지만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는 발버둥, 분수처럼 쏟아지는 피, 헐떡거림, 도망치기 위한 마지막 저항, 살이 베어지고 찢어지는 소리, 절망스러운 울부짖음. 악마처럼 두 마리 멧돼지가 계속해서 곰의 몸을 찢고 물고 베어냈다. --- pp.113-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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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의 동물 세계를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묘사하여,
러디어드 키플링, 존 버로스, 마크 트웨인 등 유명 작가들로부터 찬사를 받다! 오래전 철학자 데카르트는 ‘동물을 영혼이 없는 기계’라고 정의했다. 그는 인간과 달리 동물은 감정이나 영혼이 없는 물건 같은 존재로 여겼다. 일반적인 사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의 생각을 극단으로 밀고 나가면 영혼을 가진 인간은 영혼이 없는 물건일 뿐인 동물을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동물들은 인간보다 열등하므로 그들을 우리 인간의 유익함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이용해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틀렸다. 동물들 역시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에게는 그들을 함부로 대할 권리가 없다. 그들은 이 땅에서 우리 인간과 함께 공존해야 할 동료인 것이다. 동물학자이자 동물문학가로 알려져 있는 어니스트 톰슨 시튼은, 자연사학자이자 화가로도 활동했다. 이 시리즈의 모든 동물 그림들은 바로 그가 그린 것이다. 1893년 미국 뉴멕시코 지역으로 사냥 나간 경험을 담아 『커럼포의 왕, 로보』를 발표했다. 1898년 야생 동물 이야기를 다룬 첫 번째 책인 『커럼포의 왕, 로보 : 내가 만난 야생 동물들』을 발표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 시튼은 동물 이야기를 담은 책 40여 권, 잡지 칼럼 1,000여 편, 동물 그림 6,000장을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자연 속의 동물 세계를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묘사하며, 100년 넘게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그의 동물 이야기들은 러디어드 키플링, 존 버로스, 마크 트웨인 등 유명 작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펴낸 ‘시튼의 동물 이야기’ 일반판은 시튼의 많은 작품들 중 시리즈 제목처럼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들만을 모아 정성 들여 만든 것이다. 가능하면 출간 연대순으로 배열하려 애썼지만 분량이 조금 얇은 책들의 경우에는 단독으로 내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다른 작품들과 함께 묶었다. (『회색곰 왑의 삶』과 『샌드힐의 수사슴』이 이런 예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연도순의 골격은 유지하고 있고, 그림이나 본문의 꾸밈새도 초판 발행 당시의 구성을 그대로 살리려 노력했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모습을 가진 동물들, 그들에게서 우리들이 칭송하는 가치들을 발견하다! 그렇다면 시튼은 어떻게 동물 이야기를 쓰게 되었을까? 그의 동물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언제부터 깊어진 것일까? 시튼은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1879년 본격적으로 미술 교육을 받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간 적이 있다. 하지만, 궁핍한 생활을 하며 건강이 나빠져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 형들이 사는 매니토바 주로 향했다. 이곳에서 시튼은 이후 작품들의 무대가 된 카베리의 샌드힐 등을 쏘다니며 자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마침, 이 시기에 아메리카 인디언들과 교류를 시작해 그들과 친구가 되어, 동물과 자연에 대한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기도 했다. 시튼은 인간들이 칭송하는 가치들을 동물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동물들과 우리가 닮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했다. 작품 속에서 커럼포의 왕, 로보는 존엄성과 영원한 사랑을, 은점박이 까마귀는 슬기로움을, 빨간목깃털 메추라기는 순종을, 나의 개 빙고는 성실을, 솜꼬리토끼 빅센과 몰리는 모성애를, 회색곰 왑은 육체적인 강인함을 검정 야생마는 자유를 상징하고 있다. 이제야 공존의 지혜를 깨우쳐 가는 인간! 시튼이 전하고픈 생명 사랑의 메시지! 어느 날 동물들이 사는 산이 사라지고 숲에 길이 난다. 그 의도가 어떻든 그 때문에 동물들은 다치고 심지어는 죽어간다. 시튼은 이렇게 묻고 있다. “동물에게는 정녕 아무런 도덕적 또는 법적 권리가 없는 것일까?” 인간이란 이상한 종은 이제야 공존의 지혜를 깨우쳐 가고 있다. 자연의 중요성을 알려온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이제는 동물의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시튼이 활동하던 100년 전과는 달리 이제 인간은 동물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그들이 사라지게 되면 우리의 삶도 유지될 수 없다는 것도 서서히 깨달아 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하고 비정한 사람들은 동물들을 학대하고 그들의 목숨을 너무 가볍게 여기며 여전히 안타까운 비극을 만들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자기가 키우던 동물들을 아무렇게나 내팽개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들에게 아마 그 동물들은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나를 당신이 삶 속에 받아들일 뜻이 아니었다면 왜 응답을 했나요?” 우리 곁에 있는 동물들은 하나하나가 멸종당하거나 다치거나 상처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시튼의 동물 이야기’에 나오는 동물들은 어쩌면 인간보다 더 훌륭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존재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을 향해 온갖 오해의 시선을 던졌으며,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그들을 우리에게서 떼어내려 하기도 했다. 수많은 동물들의 모습을 담은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와 그들은 결국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생명들임을 알아가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