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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논
ENON 양장
문학동네 2016.03.25.
원서
E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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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에논…7

옮긴이의 말…347

저자 소개 2

Paul Harding

데뷔작인 소설 『팅커스』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 1967년 태어나 미국 매사추세츠 주 웬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음악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그는 1990년, Cold Water Flat라는 밴드를 만들어 드러머로 활동했다. 공연을 위해 미국 각지와 유럽을 방문하던 중,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테라 노스트라Terra Nostra』를 읽고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 후 음악을 그만두고 글쓰기 공부를 시작해 첫 소설인 『팅커스』를 발표했다. 데뷔작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문장과 자연에 대한 섬세한 묘사,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데뷔작인 소설 『팅커스』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 1967년 태어나 미국 매사추세츠 주 웬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음악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그는 1990년, Cold Water Flat라는 밴드를 만들어 드러머로 활동했다. 공연을 위해 미국 각지와 유럽을 방문하던 중,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테라 노스트라Terra Nostra』를 읽고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 후 음악을 그만두고 글쓰기 공부를 시작해 첫 소설인 『팅커스』를 발표했다.

데뷔작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문장과 자연에 대한 섬세한 묘사,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한 그의 첫 작품은 ‘소설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0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가장 빨리, 가장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이 되었다.

그 어떤 작가보다도 놀라운 데뷔를 이뤄낸 폴 하딩은 다음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차기작 『이넌』은 『팅커스』의 주인공 조지의 손자인 찰리와 찰리의 딸 케이트에 대한 이야기로 2011년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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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며 『미국식 결혼』 『사랑의 역사』 『어두운 숲』 『거지 소녀』 『곰』 『프라이데이 블랙』 『아일린』 『내 휴식과 이완의 해』 『그녀 손안의 죽음』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 『안데르센 교수의 밤』 『에논』 『친구 사이』 『불륜』 『존 치버의 편지』 『어떤 날들』 『그의 옛 연인』 『여름의 끝』 『칠드런 액트』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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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3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44g | 128*188*30mm
ISBN13
9788954639859

책 속으로

케이트의 죽음에 어떤 심오한 선함이나 축복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은 상상 속에서는 품을 수 있었고 심지어 그것의 진실성을 받아들일 수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단 한 번도 그렇게 느낀 적이 없었다. 창조에 내가 범접할 수 없는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고 해서 내 슬픔이 지워지는 것은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p.141~142

전 우주를 합친 것과 비교할 때 내 비통함은 별것이 아님을 이해한다 해도 비탄에 빠지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 p.142

내 딸은 자신의 죽음이 가져온 고통이 가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때로는 내 딸이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슬픔과 분노에 잠긴 나를 보고, 그것이 삶이라는 우스운 비극의 자연스러운 일부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웃는다는 느낌. --- p.143

비록 삶의 굴레에 속박된 나 자신은 케이트와 함께한 삶의 기쁨이, 비록 그것이 훼손될 수 없는 것이더라도, 케이트가 없는 삶과 이루는 극명하고도 파괴적인 대조에 계속 고통받아야 하겠지만. 그 기쁨은 내 비탄의 척도이자 원천이었다. --- p.144

나는 내 자식에 굶주렸고 무덤에서 나 자신을 먹어치우는 데 골몰했으며, 그리하여 두 세상의 중간쯤에서, 아니면 내가 조금 더 넘어가서, 어느 날 밤 아주 잠깐 동안만이라도 아이와 만날 수 있기를 소망했다. 산 자들의 에논에서 젖은 풀밭이나 낙엽, 또는 눈 쌓인 땅에 맨발을 디디고 다시 일어난 내 딸과, 부디 단 한마디나마, 마지막 인간의 말을 나눌 수 있기를. --- p.181

새파란 하늘과 휘돌며 물러나는 구름들, 쏟아져내리는 햇살, 밝은 초록색 풀, 땅에 떨어진 가지의 꺾인 끝부분과 단풍나무 몸통에 생긴 상처들에서 빛나는 검푸른 금빛 고갱이, 마당 한가운데 널찍한 웅덩이로 고여 바람에 잔물결을 일으키는 은회색 투명한 빗물, 이 모든 것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나는 미소를 지으며 주변을 바라보다 진흙투성이의 젖은 풀 위에 앉아 울었다. --- p.300

상처 입은 심장도 고동을 멈추진 않기 때문에. --- p.314

나는 하루를 감정가의 눈으로 바라본다. 때로 나는 앉아서 눈물을 흘린다. 때로 나는 말없이 앉아 설명할 수 없는 종류의 가슴 아픈 기쁨을 느낀다. --- p.344

날이면 날마다, 어딜 가나, 언제나, 네가 너무도 보고 싶다고, 너무도 사랑한다고, 그리고 이건 모두 꿈이라고, 꿈에서는 모두 그런 식이라는 걸 너도 알 거라고, 그리고 단 한순간도 너를 내 마음속에서 지우려 한 적 없다고.

--- p.345

출판사 리뷰

“케이트가 죽었어. 차가 쳤대. 그래서 애가 죽었어, 찰리.”

어느 가을날 가족들의 찬거리를 사러 나온 길에 딸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급작스러운 전화를 받은 뒤, 찰리 크로스비는 끝도 없는 절망의 나락 속으로 빠져든다. 깊은 슬픔에 빠져 제 한 몸 가누지 못하는 그를 두고 아내는 친정으로 떠나버리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찰리는 처방받은 진통제를 남용하고 술을 마시며 슬픔을 잊으려 애쓴다. 그러나 그럴수록 딸에 대한 기억은 더욱 선명해지고, 약에 취한 찰리의 눈앞에 죽은 케이트가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소설은 가혹한 슬픔과 상실에 직면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고통 속에 빠뜨리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절망으로 무너져 극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그들이 어떤 순간에 삶에 대한 미약한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지를 탁월한 방식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상실에 대한 애도와 슬픔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의 지나치리만큼 상세한 묘사가 이 작품의 전부라 해도 과언은 아니나, 너무나 현실적이고 세밀하게 묘사된 슬픔과 절망이 읽는 이의 마음을 끌어들이며 찰리의 슬픔을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에논』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이고 필연적인 경험인 상실과 애도를 대가와 같은 솜씨로 그려낸 놀라운 작품이다.

그 빛에 목소리가 있어 케이트가 괜찮다고,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해주기를, 그리고 그 말이 변모하여 내 가슴속 심장이, 내 늑골 뒤에서 차오르는 사랑이, 내 목을 조이는 울화가, 내 눈을 휘젓는 살인적 고통이, 내 코에서 타오르는 유황이, 내 귀에서 울부짖는 허리케인이, 내 컵 속의 분노가 되기를 바랐다. (295쪽)

느닷없이 찾아온 깊은 절망 속에서 마주한
눈부실 정도로 찬란한 생의 순간들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구렁텅이를 헤매던 찰리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한다. 물에 빠져 죽으려는 시도가 실패로 끝난 후 흠뻑 젖은 몸을 끌고 딸의 무덤가로 돌아왔을 때, 그는 케이트 또래의 소녀들을 만난다. 아이들은 같은 학교에 다녔던 케이트를 기억하고 있었고 약에 취해 밤중에 숲속을 헤매고 다니는 찰리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심지어 케이트의 무덤가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케이트의 유령을 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를 장난스럽게 “아빠”라고 부르는 사춘기 소녀들에게서 뜻밖의 위로를 느낀 찰리는 삶을 계속 살아가기로 한다. 일 년간 케이트를 그리워하며 스스로에게 행한 자기파괴적인 행동들을 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케이트가 죽은 후 내가 해온 짓이 폭력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슬퍼하거나 상처를 치유하거나 심지어 애도를 하는 것도 아니었고, 딸의 죽음이라는 폭력에 홀려 그것에 의도적으로 매달리는 행위이자, 내 딸을 치어서 그애를 자기 자신과 이 세상에서 멀리 떠나보낸 그 차가 그애와 우리 가족에게 가한 폭력을 고집스럽게 보존하는 짓이었다. (315쪽)

그는 “케이트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었더라면 내 슬픔은 더욱 크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았을까? 내 딸의 짧고도 행복했던 삶이 내 삶의 가장 큰 기쁨이었던 건 아닐까?” 하고 케이트가 그에게 인생의 빛나는 순간을 선사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준 것을 감사하게 여기기로 한다. 그리고 삶이 끝난 날에 혹여나 있을지 모르는, 딸과의 재회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찰리의 절절한 고통과 빛나는 환상은 너무나 생생하면서도 처연하고, ‘찬란한 슬픔’이라는 표현에 꼭 걸맞게 아름답다. 소설가 김연수는 “환상의 무지개를 밟고 타인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어떤 소설가들은 그 무지개를 디딜 수 있게 만든다. 폴 하딩이 바로 그런 소설가다”라고 말하며 하딩이 그려낸 슬픔의 편린이 지닌 설득력을 높이 평가했다. 결국 ‘체험’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독서라는 행위를 폴 하딩은 그 누구보다 진실한 문장을 통해 ‘경험’에 한없이 가깝게 끌어올린 것이다. 이 소설을 읽은 모든 이들은 찰리의 상실감과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겪은 상실의 경험을 복기하고 찰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아주 자그마한, 그러나 찬란히 빛나는 희망을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저 한동안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기에 사랑과 선에 대한 거짓말을 믿고 거기에 미혹되었던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그 시절을 보내는 동안, 그것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것은 진실이었다. 그것은 내 딸이 죽은 후 겪은 절망만큼이나 진실이었다. (314~315쪽)

추천평

『에논』은 퓰리처상 심사위원들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폴 하딩은 더이상 ‘신예’가 아니라 미국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목소리가 되었다. _시카고 트리뷴

단절된 가족과 작은 도시 에논의 슬픈 초상을 그리는 하딩의 두번째 소설은 그가 이 시대의 대가이며 미국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데뷔작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의 놀라운 후속작. 블레이크, 릴케, 에머슨, 소로와 공명하며 초월주의적 전통을 잇는 하딩의 소설이 품은 어둠은 우리를 취하게 만든다. _뉴요커

선연한 악몽으로 하딩은 찰리의 광기를 파괴와 재생의 갈림길 끝까지 철저히 밀고 나아간다. 재능 있는 작가의 관찰력으로 그려진 이 슬픔은 또한 찰리가 ‘가슴 아픈 기쁨’이라고 부르는 감정의 순간들을 불러온다. _월스트리트 저널

맙소사, 이 작가의 필력은 엄청나다. _뉴욕 매거진

벅찬 슬픔으로 폐허가 된 일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놀라울 정도로 대담하고, 시선을 사로잡으며, 어둡게 빛나는 소설로 승화시켰다. _북리스트

하딩은 능숙한 필력으로 독자들이 초현실과 일상 사이를 오가게 한다. _커커스 리뷰

야성적인 이 작품은 사실상 한 편의 아리아와 같다. 하딩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다. _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하딩의 글은 오래된 시계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리듬의 구리선들이 기억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황동 기계장치들을 둘러싸고 있다. 이 눈부신 기계역학을 따라 독자들은 기억 속의 좁은 길을 헤쳐나가게 된다. _오픈 루프 프레스

하딩의 소설을 읽다보면 경쾌하게 내려치는 타악기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어떤 일정한 리듬이 이어지는 것 같다. 그의 문장에서는 드럼을 치던 음악가 하딩의 솜씨가 느껴진다. _라디오 오픈 소스

독자를 취하게 하는 힘이 있는 문체, 드넓은 상상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의 구원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었기에 하딩은 뛰어난 작가다. 『에논』은 모든 곳에서 느껴지는,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를 견뎌내고자 한 남자에 대한 기록이다. 경탄스러운 회고록 형식을 취한 『에논』은 픽션이지만 읽는 이에게 온전한 진실로 다가온다. _파이낸셜 타임스

추천평

어느 폭우가 쏟아지던 날, 딸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전화를 받은 뒤, 한 남자가 끝도 없는 나락 속으로 빠져든다는 게 이 소설의, 거의 모든 내용이다. 별 한 개를 준비하고 싶은가? 하긴 고통을 통해 이 세상은 지옥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중년 남자가 나오는, 삼백오십 쪽에 달하는 소설이라면 참신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면 어떨까? 이 절절한 고통과 먹먹한 환상 앞에서 별 하나를 던질 마음이 들겠는가?
물론 이것은 소설이고, 소설가 폴 하딩은 매사추세츠에서 두 아들과 잘 살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열세 살짜리 딸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사람이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난 지금 이 순간만은. 소설은 나의 현실과 타인의 현실 사이에 놓인 무지개와 같다. 그건 분명 픽션이고, 환상이다. 그런 무지개를 밟고 타인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어떤 소설가들은 그 무지개를 디딜 수 있게 만든다. 오직 정확하고 분명하고 풍부한 동시에 시적인 문장만으로. 폴 하딩이 바로 그런 소설가다.
김연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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