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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하 노피곰 도다샤
2. 雪害木 3. 마른 바람소리 4. 悲의 윤리 5. 영혼의 모음 |
法頂,박재철
법정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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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내가 하직하기 전에 내가 할 일은 먼저 인간의 선의지를 저버린 일에 대한 참회다. 이웃의 선의지에 대해서 내가 어리석은 탓으로 저지른 허물을 참회하지 않고는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동무들과 어울려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서였다. 엿장수가 엿판을 내려놓고 땀을 들이고 있었다. 그 엿장수는 교문 밖에서도 가끔 볼 수 있으리만큼 낯익은 사람인데, 그는 팔 하나와 말을 더듬는 장애자였다. 대여섯 된 우리는 그 엿장수를 둘러싸고 엿가락을 고르는 체하면서 적지 않은 엿을 슬쩍슬쩍 빼돌렸다. 돈은 서너 가락치밖에 내지 않았다. 이 일이, 돌이킬 수 없는 이 일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가 만약 넉살 좋고 건강한 엿장수였더라면 나는 벌써 그런 일을 잊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 미리 쓰는 유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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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의 흙냄새를 맡으면 생명의 환희 같은 것이 가슴 가득 부풀어오른다. 맨발로 밟는 밭흙의 촉감, 그것은 푸근한 모성이다. 거름을 묻으려고 흙을 파다가 문득 살아남은 자임을 의식한다. 나는 아직 묻히지 않고 살아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영원한 이별이기에 앞서 단 하나뿐인 목숨을 여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명은 그 자체가 존귀한 목적이다. 생명을 수단으로 다룰 때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악이다.
--- 살아남은 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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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미리 쓰는 유서'
법정 스님의 은사 스님이신 효봉선사의 이야기는 효봉선사가 태어나서 열반에 들기까지의 일대기를 고스란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정 스님이 효봉선사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스승의 삶을 담담하게 적는 마음길에서 법정 스님이 살아갈 날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 쓰여진 스님의 글에는 비교적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다. 북적이는 도심의 소음이 싫어 강원도 오도막에 독거하시는 스님은 사람보다는 새와 바람 나무와 친구하기를 즐겨하는 일상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특별히 스님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조용한 도반이었던 수연 스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잊을 수 없는 사람'에서는 스님이 원하고 지향하는 수도자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스님은 흔치 않게 이 책에 '미리 쓰는 유서'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철저하게 혼자였으므로 부를 사람 또한 없다는 스님의 말씀에서 인간 본연의 고독을 체험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스님의 인간적인 참회가 가슴을 친다. 스님이 중학교 1학년이었던 시절,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팔 하나가 없는 말더듬이 장애인 엿장수의 엿을 슬쩍슬쩍 빼돌렸던 일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자책이라는 고백은 그보다 더 큰 죄악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던지는 참회의 큰 메시지다. 또 죽는 순간까지 아무것도 가질 것 없다는 말씀 아래 '그래도 혹시 평생에 즐겨 읽던 책이 머리맡에 남는다면 아침저녁으로 "신문이요!"하고 찾아오는 그 꼬마에게 주고 싶다'는 유서의 내용은 스님의 곧은 성품 뒤에 숨은 잔잔한 여백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자신이 죽게 되면 제사나 장례, 무덤은커녕 사리를 남겨 이웃을 귀찮게 하는 일조차 하지 않겠다는 스님의 곧은 말씀은 스님께서 젊은 날부터 어떤 삶의 귀향을 바라왔는지를 한눈에 깨닫게 한다. 다시 태어나도 한반도에 태어나고 싶다. 그 이유가 모국어에 대한 애착 때문이며 다시 태어나도 출가 사문이 되고 싶다는 스님은 천상 범상치 않는 우리 시대 큰 어른의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