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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목록
사랑의 신 에로스가 우리에게 되돌아왔습니다 장미를 꺾던 여인 그 오래된 비밀들 저 멀리서 시인의 노래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의 겨드랑이에 애달프다, 사랑하는 여인을 노래하는 것 가면을! 가면을 다오! 생각하라: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느꼈을지도 모르네 사랑의 전설 당신은 내 애인 내게 향기를 풍기는 그대여, 달콤하구나 오 나를 위로 끌어올리지 말아요! 그대에게 편지를 쓰노라면 이 숱한 망설임에서 손의 언어 영혼과 육체가 구분되지 않는 환희의 순간들 신비스럽고 더없이 위대한 생명만이 어서 나를 이 추락의 어둠 속에서 오 거울에 비친 수줍은 영상의 아름다운 빛이여! 그대가 막 손가락에서 빼내줄 때 그러함에도 그대가 우리를 가장 은밀한 곳으로 잠자는 손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는 손들 더없이 달콤하고 경쾌한, 그리고 심오한 정신에 관한 소묘 작업 내 눈빛의 불을 꺼주소서 - 주석 - 해설 - 릴테와 로댕의 만남과 예술 - 릴케 연보 - 로댕 연보 ■ 그림 리스트 1. 사과La pomme 32.6×25.1cm 2. 배를 깔고 엎드린 여자의 누드Femme nue a plat ventre 1898/1908(?) 32.0×25.0cm 3. 난취한 여자Bacchante 32.7×24.7cm 4. 축원La fortune priee 1899/1902(?) 5. 다리 사이에 손을 얹고 누워 있는 여자의 누드Femme nue allongee aux jambes ecartee, les mains au sexe 30.8×20.2cm 6. 뒤로 앉아 다리를 올리고 있는 여자의 누드Femme nue assise de dos et une jambe levee 32.5×25.0cm 7. 무릎을 땅에 대고 있는 여자의 옆모습 누드Profil de femme nue, un genou en terre 1898/1908 32.7×25.0cm 8. 슈미즈를 엉덩이까지 살짝 올리고서 얼굴을 팔로 감싸고 누운 여자Femme allongee, la chemise relevee a mi-cuisse, les bras autour du visage 32.3×24.8cm 9. 비너스의 탄생Naissance de Venus 35.5×23.0cm 10. 에로스Eros : Bas-relief 50.6×32.5cm 11. 앉아 있는 레즈비언 커플Couple saphique assis 32.3×25.3cm 12.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빗으며 앉아 있는 여자Femme assise se peignant, te?te basse 1898/1902 32.3×24.8cm 13. 포옹하는 두 여자Deux femmes enlacees 14. 외투를 벗고 앉아 있는 여자의 누드Femme nue assise en tailleur 31.3×20.0cm 15. 기도하고 난 후Apres la priere 32.5×25.2cm 16. 오른쪽 다리를 높이 치켜올린 무용수의 누드Danseuse nue de dos, jambe droite haut levee, dans la posture du port d'armes 1898/1908? 32.5×25.0cm 17. 파르카La Parque 32.6×25.0cm 18. 다리에 옷을 살짝 걸치고 서 있는 여자의 누드Femme nue debout, tenant a mi-cuisse un ve?tement 1898/1903 32.2×25.0cm 19. 땅에 손과 무릎을 대고 있는 남자의 누드Homme nu, une main et un genou en terre 32.5×25.0cm 20. 여자의 옆모습 누드Femme nue de profil, dans la posture du port d'armes 32.7×24.5cm 21. 다리 사이에 손을 놓고서 누워 있는 여자 ; 그 옆에 새Femme allongee, une main entre les jambes ; aupres d'un oiseau 32.3×24.9cm 22. 다리를 꼬고서 앉아 있는 여자의 누드Femme nue assise, aux jambes croisees dont l'une pend et l'autre est dressee 32.8×25.4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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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인 쾌감은 감각적인 체험으로서, 이것은 순수한 직관이나 우리의 혀를 가득 채워주는 달콤한 과일의 순수한 느낌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부여된 크고 무한한 경험이며, 세계에 대한 인식이며, 이러한 모든 인식의 충만이자 광휘입니다.…밤마다 서로 만나 일렁이는 쾌락 속에 얼싸안은 연인들은 진지한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달콤함을, 즉 앞으로 태어날 시인의 노래를 맞이하기 위해 깊이와 힘을 모으는 것입니다. 그 시인은 이 세상에 나와 이루 말할 수 없는 환희를 노래할 것입니다. 그 연인들은 미래를 불러들이는 것입니다. 그들은 새로운 인간을 소생시킵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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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실패나 사랑의 성취, 이 두 가지가 정말로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경이롭고 절대적인 그 무엇이 되려면, 서로 간에 구분되지 않는 온갖 환희의 순간들을 지닌,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는 사랑의 경험이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때입니다. 어느 면에서도 모자람이 없는 무한상태에 접어들 때 인간적인 부호(符號)는 이제 한번 밟아온 길로서 뒤에 남고, 우리 앞에는 ‘존재한다’는 사실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사랑과 존재」,「루돌프 보들랜더에게 보낸 편지」1922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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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쉬고 있거나 꿈틀대는 육체들의 가물대는 윤곽들 - 그것을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하는 순간,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멀어집니다, 마치 추락하는 사람처럼 말입니다―그렇다면 이들 육체를 어떻게 하면 표현할 수 있을까요? 로댕의 소묘에서는 꽃들과 동물들 그리고 아가씨들의 본질이 제대로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극한적인 사랑과 고통과 마음의 흔들림과 행복한 표정이 정말로 살아난 거죠. 그것을 표현하는 데에는 푸른 선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러면 사방에서 소묘의 화폭을 향해 공간이 우르르 몰려와 이 형상들을 원경(遠景)과 심연(深淵)으로 에워싼 다음 그것들 속으로 흠뻑 스며듭니다……
에로스, 사랑의 신, 그는 이 화폭을 통해, 이 소묘들을 통해 우리에게 되돌아왔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파이드로스』와 『향연』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렸던 소크라테스의 에로스인지도 모릅니다. 더없이 달콤하면서도 경쾌한 에로스, 이 심오한 정신, 터무니없이 요구가 많은 이 탐욕가 말입니다. ---「로댕 강연」, 1915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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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예술혼, 릴케와 로댕이 사랑과 환희 그 절정의 순간에 만났다. 릴케는 독일 서정시의 한 정점을 이루어낸 20세기 최고의 시인이며, 로댕은 현대 조각의 길을 개척해낸 조각의 거장이다. 그들의 예술세계와 창작의 자세는 현대 미학이라는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 그 영향은 후대의 작가와 예술가들의 영혼을, 한 세기를 뛰어넘는 예술의 전위성과 실험성으로 여전히 부여잡고 있다. 특히 릴케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고 애찬되는 서구의 시인으로 김춘수에서 이성복에 이르기까지 그가 노래한 사랑과 이별과 죽음과 고독은 한국시단의 서정과 감성을 깊이 물들였다. 또한 로댕은 르네상스 이후 상실되고 왜곡되었던 인간 육체의 미학을 생생히 되살려내면서 실로 신의 손에 비유되는 조각의 거장으로 칭송되고 있다.
릴케와 로댕, 이 두 사람의 예술작업의 가장 큰 성취는 당대의 시대적 통념과 예술적 관행을 넘어선 현대성에서 비롯된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 인간의 육체와 사랑은 종교와 윤리라는 덕목에 의해 꼭꼭 숨겨진 채 위선적 가면 속에 살아야 했다. 그러나 그들의 예술적 언어를 만나는 순간 종교와 이성에 의해 규율되던 인간의 존재는 비로소 육체와 생명의 에로티시즘으로 살아난다. 릴케의 문학에서, 로댕의 소묘 안에서 묘사되는 사랑, 죽음, 관능의 메타포는 삶의 깊은 층위와 비의를 관통해 들어간다. 그 세계는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동시에 쓰라린 육체의 세계이다. 또한 아주 감각적이면서도 영적인 세계이며, 짐승과 천사가 함께 존재하는 감각의 세계이다. 가장 감미롭고 황홀한, 그리고 가장 심오하면서도 순수한 정신, 에로스는 육체와 성의 탐미이며 찬가로 긍정된다. 이것이 어떠한 왜곡이나 억압 없이 가장 순수한 상태로 구현될 때 인간의 본성은 진지하게 탐구될 수 있으며, 생의 기쁨 또한 가장 아름답게 노래될 수 있으므로. ■ 주요 내용 ▶ 글 릴케 문학의 특성이 가장 잘 돋보이는 후기 편에 속하는 시작품과 산문이 전문 또는 부분 발췌되었다. 말년 그의 『시작노트』 안에 적혀진 시와, 만년의 대작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산문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에리카 미테러와의 시 편지 교환』 『로댕론』 등에서 에로티시즘과 관능적 예술성이 엿보이는 글들을 모아놓았다. 릴케는 기독교가 이승과 현실을 경시하고 모든 것을 내세로 미루어버리려 한다는 점에서 허구의 화자를 내세워 성에 대한 기독교적인 편견을 비판하고 성 그 자체를 칭송하고 있다. 기독교적인 억압과 도덕적 요구에 대항하여 감각적인 사랑을 강조하려는 릴케의 자세는 『젊은 노동자의 편지』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잘 드러난다. “여기에 기독교가 이승적인 것에 대해서 행한 경멸들 중에서 가장 고약한 영향이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왜곡이요 억압입니다……사람들은 왜 성의 고향을 빼앗아버린 걸까요? 우리가 주인인 축제를 왜 그 쪽으로 가져가지 못하는 걸까요?” 릴케에게 육체와 성은 “변화를 위한 동기로서 순수하고 위대하고 그리고 자유롭게” 사고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순수성은 인간들의 관습에 의해 잘못 일그러진 성을 지양하고 인류의 시원부터 내려온 유전적 인자를 전혀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릴케의 이러한 성 의식은 윤리적인 의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성 자체를 일단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쪽으로 나아간다.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사랑과 성 문제에 있어서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순수성이다. 순수성에의 요구는 남녀관계의 인간주의적인 진정성에 대한 요구이기도 하다. 갑자기 그대의 공간은 완성으로 가득 차고, 환희에 넘치는 자, 나는 그 안으로 입성하네. 아, 안쪽은 정말 비좁구나. 어서 날 애무해 줘, 둥근 지붕을 향해 치솟도록. 자궁을 환히 밝히는 로켓의 추진력으로 그대의 숱한 부드러운 밤을 향해 내가 가진 것 이상의 감정을 던질 수 있게. ―『시작노트』에서, 1915년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 본래의 활력성과 진실성의 재획득이라고 할 수 있다. 릴케에게 있어 성이 갖는 활력성의 강조 측면에서 우리는 니체의 생철학과 월트 휘트먼의 『풀잎』에 나타나는 생의 기쁨으로 가득 찬 태도, 앙드레 지드의 생의 도취로 가득한 초기 작품 『지상의 양식』, 그리고 마지막으로 D. H. 로렌스의 산문 작품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 그림 로댕이 조형 작업에 들어서기 이전 작업한 소묘 및 드로잉 작품들. 수채와 연필로 이루어진 소묘들에서는 그만의 독특한 창작법 아래 나름의 예술성이 획득되고 있다. 감추어지지 않은 육체의 다양한 표정과 성애에 몰두하고 있는 탐닉의 순간이 그의 붓터치에 생생히 포착되었다. 그는 종이의 제한된 면에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육체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넣었다. 황톳물을 듬뿍 찍은 붓이 잽싸게 놀려진 윤곽에서는 농담(濃淡)이 주어지고, 그리하여 마치 흙으로 구운 조형상들을 보고 있는 듯 다시 완전히 새롭고도 드넓은 세계가 발견된다. 즉, 생명으로 가득 찬 세계가 그의 아름다운 육체의 윤곽에서 살아숨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