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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하는 행수님께
에이키치의 과자 하늘빛 유리 넉 장짜리 이불 니키치의 연인 무지개를 보다 |
Megumi Hatakenaka,はたけなか めぐみ,畑中 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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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용케 이치타로를 제일 먼저 피신시켜 주었구나." 나가사키야의 주인 도베에가 행수들에게 한 말에, 당사자인 대를 이을 외아들은 혼자서 토라진 얼굴을 하고 있다.
화재가 수습되고 일각이 지났다. 운송업 가게 안쪽에 있는 거실에는 안도의 기색을 띤 고용살이 일꾼들이 사후 보고를 하기 위해 모여들어 있었다. 불이 난 곳은 면직물을 취급하는 직물가게 후쿠야라고 했다. 3, 4년 전, 역시 나가사키야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서 불이 났을 때는 5정이 통째로 타서 많은 집과 사람들이 하늘을 찌르는 불길 속에 삼켜진 참사가 일어났다. 이번에 나가사키야는 화재 피해도 당하지 않았고, 아무도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불에 타서 무너진 마사키 거리의 몇몇 집은 안됐지만, 큰일에 이르지 않고 끝나서 모두들 안심하고 있는 참이다. 그 화재 중에 가게도 주인도 내팽개치고 도련님만이 중요하다며 재빨리 데리고 나간 행수들을, 자식이라면 껌벅 죽는 부모는 싱글벙글 웃으며 칭찬하고 있다. 그것이 당사자인 후계자 외아들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가게를 지키지 않고 도망쳐 버린 건데, 아무리 뭐라 해도 아버지는 저한테 너무 물러요. 꼭 넓게 퍼진 솜 같다니까요." 이치타로의 입에서 묘한 항의의 소리가 새어나온다. "너만 무사하다면 그걸로 되는 거다. 우리는 땅도 있고 곳간도 있고 배도 있어. 가게가 통째로 탄다고 해도 망하지는 않아." 선뜻 대꾸하는 말에 도련님은 다음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무른 것도 이렇게까지 확고하면, 부모님이 당당해 보일 지경이니 이상한 일이다. "정말이지, 용케 잘 자랐다고 내가 나한테 감탄할 지경이야." 이렇게 어리광을 받아주는데도 도박도 하지 않고 돈도 탕진하지 않고 엉뚱한 짓도 하지 않는 이치타로를, 부모는 허약하기 때문에 제멋대로 굴지도 못하는 거라며 가엾게 여긴다. 행수들은 행수들대로 자신들이 잘 키워서 그렇다고 말씀하신다. 차라리 심각하게 비뚤어져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닌 도련님이다. "자, 이제 화재도 수습이 되었습니다. 많이 피곤하시지요? 방에서 푹 쉬십시오." 사스케가 반갑지도 않은 말을 꺼냈을 때, 사환 우두머리가 거실로 뛰어들어왔다. "나리, 가게 밖에 히기리 대장님이 와 계십니다." 도리초가 구역인 포졸은 도련님과 친한 사이로, 히기리지장 근처에 살고 있다고 해서 히기리 대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통했다. 그 방문에 도베에는 웃음을 띠었다. "또 이치타로에게 무슨 재미있는 얘기라도 들려주러 온 걸까? 안내하거라." "그게……오늘은 니키치 씨에게 볼일이 있으시답니다." 갑작스런 지명에 도련님은 행수 쪽을 돌아본다. 니키치는 희미하게 눈썹을 찌푸리고 있다. "무슨……아까 그 화재가 일어난 사이에 살인이 있었다더군요. 그 일 때문이라고." 거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 --- p.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