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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바다, 콩팥
물고기에서 철학자로, 척추동물 진화 5억 년 양장
김홍표
뿌리와이파리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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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파비니아

책소개

목차

추천의 말

01 지구
02 진화
03 원시 척추동물
04 콩팥
05 연골어류
06 폐어
07 양서류
08 경골어류
09 파충류와 조류
10 포유류
11 물 없이도 사는 동물들
12 인간
13 의식

참고문헌과 부연 설명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저자 소개 1

생물학에서 ‘많은 것은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고수하는 학자다. 생명은 물속에서 생체고분자가 벌이는 춤사위다. 인간 세포의 8할은 헤모글로빈 단백질이 가득한 적혈구다. 헤모글로빈에는 헴이, 헴에는 철이 들었다. 미국 피츠버그대와 하버드대에서 그 헴의 대사와 세포막의 신호전달을 연구했다. 사방으로 펼쳐진 널따란 논 한가운데 자리한 정읍의 시골 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서울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서울대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따는 동안 천연물 화학과 간 생물학을 공부했다. 현재 아주대 약대 교수다. 지은 책으로 『똥 누는 시간 12초, 오줌 누는 시간
생물학에서 ‘많은 것은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고수하는 학자다. 생명은 물속에서 생체고분자가 벌이는 춤사위다. 인간 세포의 8할은 헤모글로빈 단백질이 가득한 적혈구다. 헤모글로빈에는 헴이, 헴에는 철이 들었다. 미국 피츠버그대와 하버드대에서 그 헴의 대사와 세포막의 신호전달을 연구했다. 사방으로 펼쳐진 널따란 논 한가운데 자리한 정읍의 시골 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서울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서울대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따는 동안 천연물 화학과 간 생물학을 공부했다. 현재 아주대 약대 교수다.
지은 책으로 『똥 누는 시간 12초, 오줌 누는 시간 21초』,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먹고 사는 것의 생물학』, 『산소와 그 경쟁자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내 안의 바다, 콩팥』(오파비니아 13), 『탄소 교향곡』(오파비니아 15, 뿌리와이파리), 『태양을 먹다』, 『우리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다윈), 『신기관』(베이컨) 등이 있다. 2017년부터 『경향신문』 칼럼 <김홍표의 과학 한 귀퉁이>를 통해 우리 몸과 일상, 자연의 요모조모를 엄밀하되 따뜻한 과학의 눈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2025년부터 『내일신문』에 ‘식물은 화학자다’라는 주제 아래에 글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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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호머 W. 스미스
Homer W. Smith
근대 생리학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호머 W. 스미스는 덴버 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대 의과대학의 학장이자 생리학 교수로 재직했다. 미국 국립과학원의 회원이었으며 미국생리학회, 미국생물화학회, 미국외과의사협회, 실험생물학 및 의학 학회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콩팥의 구조 및 기능에 관한 실험을 폭넓게 수행했으며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지은 책으로 『카몽고Kamongo』, 『환상의 종말The End of Illusion』, 『인간과 신Man and His Gods』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3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78g | 155*230*25mm
ISBN13
9788964620670

책 속으로

콩팥은 우리 신체가 태우고 난 재를 버리거나 소화기관을 통해 끊임없이 체내로 들어오는 외부 물질을 혈액에서 걸러낸다. 이런 배설 공정을 통해 우리의 내부 환경은 이상적이고 균형 잡힌 상태로 유지된다. 뼈나 근육, 분비샘gland, 우리의 뇌는 말하자면 한 가지의 생리적 기능만을 수행하지만 콩팥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역할을 묵묵히 해치운다. 뼈는 부러질 수 있고 근육은 위축될 수 있다. 샘이 빈둥빈둥 세월을 보낸다거나 뇌가 잠을 자는 동안 우리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콩팥이 제 일을 다하지 못한다면 근육, 뼈, 샘, 뇌는 아예 기능 자체를 수행할 수가 없다. --- p.12

원시 척추동물에게 물은 모자라지 않았겠지만 주변에서 구할 수 있었던 소금의 농도는 아마도 매우 낮았을 것이고 강이나 호수에 따라 차이도 심했을 것이다. 우기일지라도 지역에 따라 소금의 농도는 달랐을 것이기 때문에 이 염류를 고집스럽게 지키는 것이 척추동물 콩팥의 가장 중요한―가장 우선적인 것은 아니었을지라도―기능이라는 점을 생각해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마찬가지로 물을 지키는 것도 콩팥의 중요한 기능이었기에 척추동물들은 제각기 다른 해법을 진화시켰다. --- p.45

콩팥이 취급할 수 있는 단백질 대사의 질소 노폐물은 휘발성이 없는 것이어야만 한다. 어류나 양서류에서 그것은 요소이다. 따라서 이들의 뒤를 이어 포유류까지 모든 양막류도 요소를 취급해야만 했다. 그러나 파충류는 해양 연골어류나 경골어류에게는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던 문제, 즉 물을 보존해야만 할 필요성이 절박해졌다. 이들은 단백질 대사 체계를 뜯어 고쳐 요소를 요산으로 바꿔버렸다. 요산은 요소에 비해 두 배나 많은 질소를 운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투압 측면에서 요산은, 요소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을 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 pp.134-135

건조한 기후에 대한 적응의 한 형태로 농축능력이 좋은 콩팥을 진화시킨 후, 냉혹한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온혈성마저 진화시킨 포유류는 이제 추위면 추위, 건조함이면 건조함, 뭐가 되었든 느릿느릿한 파충류와 대적해나갈 수 있게 되었다. 요산을 배설하는 파충류가 어디를 가든 요소를 배설하는 포유류가 뒤를 따라붙게 되었다. 겨울이 돌아와 파충류가 겨울잠에 드는 경우에도 포유류는 깨어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페름기에서 신생대에 이르는 1억 5,000만 년 동안 포유류의 진화가 지체된 것은 부분적으로 온혈성을 따라서 포유류 콩팥의 농축능력이 느리게 진화된 까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p.149

크누트 슈미트-닐센의 해양 조류 연구를 잘 알고 있던 프링스 박사는 앨버트로스를 세밀히 관찰하고, 이들이 가진 코샘이 염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나중에 그들은 코샘에서 염화나트륨과 염화칼륨이 함유된 용액이 나온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그 농도가 각각 리터당 829밀리당량과 24밀리당량이라고 분석했다. 이 정도의 삼투압이면 바닷물보다 거의 두 배나 높고 혈액보다는 3.5배나 더 높은 것이다. 이들 코샘의 분비액은 두 앨버트로스가 싸울 때, 무리지어 춤출 때, 심지어 먹느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도 나왔다. 이런 관찰 끝에 신경계가 코샘의 분비를 조절한다는 추론이 나올 수 있었다. --- pp.178-179

콩팥은 피를 맑게 하기 위해 창조된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상적으로 균형 잡힌 우리 내부의 환경을 ‘이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부정하겠다. 인간의 콩팥이 놀랄 만한 기관인 점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오줌을 배설하고 혈액의 조성을 조절하거나 어떤 의미에서 인간이라는 종의 생리적 복지를 고양할 목적으로 고안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나는 인간의 콩팥이 자신의 방식으로 오줌과 같은 것을 만들고 원래 그들이 지니고 있던 혈액의 조성을 유지하게 한다고 말하겠다. 왜냐하면 콩팥은 어떤 기능적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그 건축물은 고안된 것도 아니고 앞날을 예견하거나, 혹은 어떤 계획을 가진 것도 아니다.

--- p.230

출판사 리뷰

콩팥은 오줌만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를 만들어내는 기관이다

발 달린 물고기가 머리를 들고 물에서 뭍으로 올라오고, 양서류와 파충류와 포유류가 건조한 육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염류와 물을 몸밖으로 빼앗기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몸안의 노폐물을 내보내려면 물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염류가 물을 따라 나가는 건 당연지사였다. 척추동물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콩팥을 다양하게 진화시켜서, 파충류와 조류는 노폐물의 종류를 물이 적게 드는 요산으로 바꾸어버렸다. 반면 포유류는 노폐물을 고도로 농축시키는 데에 마침내 성공했다. 정온성을 획득한 포유류가 빠른 속도로 혈액을 여과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양한 콩팥 덕분에 육상 척추동물이 지구 위를 활보하고 생태자리를 넓혀갔다. 콩팥이 자신의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서는, 생명체가 살아남아 뼈나 근육, 뇌 같은 다른 기관을 진화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콩팥이 하는 일은 오줌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면 콩팥은 존재 자체의 철학을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최초의 콩팥은 동물의 몸밖으로 연결된 가느다란 관들이었다. 이 관은 몸안의 비어 있는 장소인 체강에 달려 있었다. 그러므로 체강에 모인 노폐물이 관을 통해 몸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노폐물을 체강으로 보내는 역할을 했던 모세혈관은 나중에 실타래처럼 뭉쳐져서 사구체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사구체와 관이 극적으로 맞닿는 사건이 벌어졌다. 마침내 네프론이 탄생한 것이다. 사구체에서는 혈액이 여과되고, 관에서는 여과된 물질의 재흡수와 분비가 이루어진다. 인간의 콩팥에는 이 네프론이 좌우 양쪽에 100만 개씩, 200만 개나 있다. 반면에 바닷물에 사는 일부 경골어류는 사구체를 버렸다. 물을 거의 마시지 않기 때문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사구체는 사라지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앨버트로스의 눈물과 홍탁

사구체가 사라지는 쪽도 있지만 과도한 염분을 몸밖으로 내보내는 특수한 기관인 소금샘을 발달시킨 생명체들도 있다. 원양어선을 쫓아 이레를 날 수 있다는 앨버트로스가 바로 그런 예이다. 커다란 날개를 가진 이 새는 불행히도 짠물과 역시 짠물고기 말고는 먹을 것이 없다. 여투어 물을 짜내고 남은 소금기는 콧등에 난 구멍을 통해 눈물처럼 떨어진다. 이런 앨버트로스의 눈물은 본질적으로 악어의 눈물과 다를 것이 없다. 악어도 소금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골어류인 홍어는 사뭇 다른 전략을 취했다. 자신의 몸에 요소를 잔뜩 쌓아 삼투압을 높여서 짜디짠 바닷물이 범접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흑산도 사람들이 홍어를 발효시키고 탁주 한 주발과 함께 콧등을 부여잡으며 즐겨 먹는 삼합은 이 요소 덕택에 가능했던 음식이다. ‘내부 환경’은 자못 문학적이고 풍류적이기도 하다.

콩팥의 진화를 일목요연하게 풀어낸 60년 전의 고전

지은이 호머 W. 스미스는 1939년 미국의 캔자스 대학에서 콩팥의 진화에 관한 자신의 연구성과들을 담은 강연을 했고, 그것을 정리한 『물고기에서 철학자로From Fish to Philosopher』가 출판된 것은 1953년의 일이었다. 그 뒤로 최소 두 버전의 책이 나왔는데, 원판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한국어판은 미국 자연사 박물관과 공동으로 편집한 1961년 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진화에 관한 책은 많지만, 간도 그렇고 폐도 그렇고 뇌도 그렇고, 특정 기관의 진화를 일목요연하게 다룬 것은 『내 안의 바다, 콩팥』이 유일하다. 이 책은 생명체가 짠물, 민물, 또는 뭍이라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혹은 맞서 바다와 비슷한 ‘내부 환경’, 곧 ‘내 안의 바다’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온 콩팥의 진화 5억 년의 이야기를 담아낸 아름다운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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