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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에세이 Essays
굶주림의 예술 여정 카프카를 위한 만가 뉴욕의 바벨탑 결정적 순간 다다의 유골 진실, 아름다움, 침묵 월터 롤리 경의 죽음 과자, 샌드위치, 빵 껍질 그리고 돌 추방의 시 관념과 사물 죽은 자들을 위한 책 개인의 나, 공인의 눈 순수와 기억 부활 카프카의 편지들 미국의 아들 섭리 바틀부스의 어리석은 소행들 제2부 서문 모음 Prefaces 자크 뒤팽 앙드레 뒤 부셰 하얀 바탕 위의 검정 북부의 빛 20세기 프랑스 시 말라르메의 아들 고공 줄타기 과야키 인디언의 연대기 제3부 인터뷰 Interviews 번역 조지프 말리아와의 인터뷰 래리 매캐퍼리와 신다 그레고리와의 인터뷰 마크 어윈과의 인터뷰 옮긴이의 말 |
Paul Au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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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글쓰기, 그 치열한 생존의 현장
이 책의 제1부 〈에세이〉는 주로 20세기 문학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 작가들에 대한 비평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다수가 시인들로, 오스터를 소설가로만 알고 있는 독자들은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 생활 초기, 오스터는 소설가보다 시인으로서 더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오스터에 따르면 〈시는 정물 사진을 찍는 것과, 산문은 무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과 같다. 즉, 산문이 시보다 더 많은 반응을 포괄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짧고 팽팽한 서정시에서 자연스럽게 장편소설 쪽으로 옮겨 간 것이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비평은 그 작가들뿐 아니라 오스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20세기 문학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 작가들에 대한 논평을 통해 오스터 자신의 문학관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찰스 레즈니코프, 파울 첼란, 에드몽 자베스, 조르주 페렉 등 그가 논하는 작가 중에는 유독 유대계 작가가 많다. 인터뷰 같은 곳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이렇게 유대인 작가를 많이 다루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오스터가 유대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마리나 츠베타예바는 이렇게 노래한 바 있다. 〈대부분이 기독교 신자인 이 세상에서 모든 시인은 유대인이다.〉 바로 이런 정신이 자베스 작품의 정중앙에 놓여 있는 핵이고 그로부터 모든 것이 흘러나온다. 자베스가 볼 때, 먼저 글쓰기 자체를 문제 삼지 않고서는 대학살에 관한 것은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 언어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려면 작가는 자신을 의심의 유배지, 불확실성의 사막으로 추방시켜야 한다. - p.123〈죽은 자들을 위한 책〉에서 자베스의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논한 이 부분에서 〈유대인〉이란 말은 시인의 은유인 동시에 실제의 민족을 나타낸다. 곧 유대인이자 작가인 오스터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말인 것이다. 제2부 〈서문 모음〉에서는 작가로서만이 아닌 번역가, 편집자로서 오스터가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다. 『20세기 프랑스 시』란 책을 편집한 오스터는 프랑스 시에 대한 깊은 조예와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넘쳐나는 작가들을 추려내어 한 권의 선집에 담아야 하는 문제, 좋은 번역을 소개하고 싶은 욕망 등 편자로서의 고민이 잘 나타난 부분이다. 뉴욕 쌍둥이 빌딩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서 유명해진 필리프 푸티의 『고공 줄타기』와 같은 책에 서문을 쓴 것은 다소 의외로 느껴진다. 한낱 〈서커스〉에 불과한 줄타기에 관한 책에 문명 높은 작가가 서문을 쓰다니? 그러나 줄타기를 〈자아의 가장 어둡고 은밀한 부분에서 자신의 삶과 마주치는〉 고독의 예술로 새롭게 정의한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예술과 인생에 대한 오스터의 깊이 있는 고찰에 감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제3부에서 오스터는 자신의 문학적 성장 과정과 작품 세계, 문학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번역〉 장은 오스터의 번역에 대한 인터뷰다. 그는 습작 시절 프랑스 시를 많이 번역했는데, 이것이 시작(詩作)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시를 한번 번역해 보는 것이 그 시에 대한 평론을 읽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말에서 번역이 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가늠할 수 있다. 〈마크 어윈과의 인터뷰〉에서는 오스터 소설의 특징에 대해 논의한다. 오스터 소설에서 독특한 공간 설정, 기억과 우연이 갖는 의미, 글쓰기라는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는 오스터 작품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오스터는 자신을 노블리스트novelist보다 스토리텔러storyteller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중시한다는 말이다. 또한 사실주의자로서 엄연히 현실의 한 부분인 우연을 소설에 넣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미지의 것이 매 순간 밀려들고 불가사의한 세계를 지켜보는 것, 여기에서 독자들을 여느 소설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