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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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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빌 브라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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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Bryson, William McGuire Bryson,윌리엄 맥과이어 브라이슨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브로드웨이의 베스트셀러인 『나를 부르는 숲』으로 잘 알려졌다.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태어난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신문에서 여행작가 겸 기자로 활동하다, 20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는 뉴햄프셔 주 하노버 시에 정착했다. 영국 [더 타임스]로부터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는 평을 듣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2005-2011년 더럼 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왕립협회 명예 회원이기도 하다.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다. 『나를 부르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브로드웨이의 베스트셀러인 『나를 부르는 숲』으로 잘 알려졌다.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태어난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신문에서 여행작가 겸 기자로 활동하다, 20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는 뉴햄프셔 주 하노버 시에 정착했다. 영국 [더 타임스]로부터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는 평을 듣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2005-2011년 더럼 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왕립협회 명예 회원이기도 하다.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다.

『나를 부르는 숲』은 뉴욕타임스에 3년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으로, 빌 브라이슨이 미국 애팔래치아 트레일에 도전한 종주 기록을 담은 책이다. 방대한 양의 과학 정보를 재미있게 풀어낸 과학 교양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오랜 지인이 편집장으로 있는 주간지 [Night & Day]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고독한 이방인(I'm a Stranger Here Myself)』을 비롯하여 『햇볕에 타버린 나라에서(In a Sunburned Country)』,『브라이슨의 성가신 단어 사전(Bryson's Dictionary of Troublesome Words)』, 『모국어(Mother Tongue)』,『잃어버린 대륙(The Lost Continent)』,『작은 섬에서 부친 편지(Notes from a Small Island)』,『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고(Neither Here Nor There)』,『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일기(Bill Bryson's African Diary)』,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미국학』,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여행기 시리즈부터 『바디: 우리 몸 안내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등 빌 브라이슨 특유의 글맛과 지성이 담긴 그의 책들은 전 세계 30개 언어로, 1,6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국경을 초월하여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널리 격찬을 받은 저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어벤티스 상과 데카르트 상을 수상했고, 영국에서 출간된 이후 10년 동안 비소설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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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전 대표. 1980년대 말,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하고 싶어 기자가 되었다. 동아일보 기자로 시작해 마흔에 첫 퇴사를 하고, 미국 라디오 PD, 번역가, 작가로 활동했다. 마흔둘, 40대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80일 동안 자전거로 미국 대륙을 횡단했고, 7년 후 중국 대륙도 자전거로 달렸다. 이후 인문사회학 교수, 편집국장, 콘텐츠 전문가로, 인터넷 분야로 넘어와서는 네이버 서비스 운영 총괄과 카카오커머스 대표 등 플랫폼 전문가로 일했다. 이 책은 그가 ‘내 손으로 뭔가 창조하고 싶다’는 인생의 로망을 실현한 기록이다. 18개월 동안 북향 작업실에서 서툴고 치열한 시간
카카오 전 대표. 1980년대 말,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하고 싶어 기자가 되었다. 동아일보 기자로 시작해 마흔에 첫 퇴사를 하고, 미국 라디오 PD, 번역가, 작가로 활동했다. 마흔둘, 40대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80일 동안 자전거로 미국 대륙을 횡단했고, 7년 후 중국 대륙도 자전거로 달렸다. 이후 인문사회학 교수, 편집국장, 콘텐츠 전문가로, 인터넷 분야로 넘어와서는 네이버 서비스 운영 총괄과 카카오커머스 대표 등 플랫폼 전문가로 일했다. 이 책은 그가 ‘내 손으로 뭔가 창조하고 싶다’는 인생의 로망을 실현한 기록이다. 18개월 동안 북향 작업실에서 서툴고 치열한 시간을 보낸 후 100여 가지 술을 만든 끝에, 방아잎을 넣은 과하주 ‘코리안 민트’를 출시했다. 저서로 〈블루 아메리카를 찾아서〉,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 〈중국 만리장정〉 등이, 역서로 〈나를 부르는 숲〉, 〈천천히 달려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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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607g | 153*224*30mm
ISBN13
9788970905563

책 속으로

첫날에는 등산이 끝날 무렵 자신이 조금 지저분해졌다는 걸 의식한다. 다음 날에는 지저분해졌다는 게 불쾌해진다. 그 다음날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 다음날에는 지저분하지 않은 상태가 어떤 것인지 잊어버린다. 배고픔도 역시 규정된 단계를 따른다. 첫날 밤에는 국수를 갈망한다. 다음 날 밤에는, 배는 고프지만 국수가 아니길 빈다. 그 다음날 밤에는, 국수를 먹고 싶지 않지만 뭔가는 먹어야 한다는 걸 안다. 그 다음날 밤에는, 전혀 식욕을 못느끼지만 그냥 먹는다. 왜냐하면 그게 그 시간에 내가 해오던 일이니까. 왜 그렇게 되는지 나로선 설명할 수 없지만, 이상하게도 항상 그렇다.

--- pp 201~202

자, 들판에서 곰의 습격을 받았다고 상상해 보자. 어떻게 할 것인가. 흥미롭게도 헤레로는 그리즐리와 흑곰에 대해 정반대의 전략을 권하고 있다. 그리즐리의 습격을 받았을 때는 높은 나무로 올라가라고 한다. 그리즐리는 나무를 잘 타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위에 나무가 없을 때는 그리즐리와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면서 천천히 뒷걸음쳐야 한다. 그리고 어떤 책이든 그리즐리가 공격해 오면 절대 뛰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런 충고를 하는 사람들은 한가로이 키보드 자판을 두들려 가면서 책을 썼음에 틀림없다.

나같으면 자신을 지킬 무기 하나 없이, 대피할 나무도 없는 벌판에서 그리즐리를 만나면 냅다 뛰라고 하겠다. 그렇게 하는 게 훨씬 낫다. 최소한 7초라도, 마지막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리고 그리즐리가 당신을 덮쳐 쓰러뜨리면 땅바닥에 누워서 죽은 체해야 한다. 그리즐리는 느릿느릿 1분이나 2분 동안 당신을 씹어 먹다가 곧 식욕을 잃고 물러설 것이다. 그러나 흑곰한테 습격을 당한 경우 죽은 체하는 것은 쓸모 없는 짓이다. 흑곰은 당신이 살아날 가능성이 없을 때까지 계속해서 당신을 물어뜯을 것이다. 나무 위로 올라가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다. 흑곰은 나무 타기 선수다. 헤레로는, 나무 위에 올라간 사람은 결국 나무 위에서 곰을 맞이해 싸워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헤레로는 공격적인 흑곰을 퇴치하는 방법도 일러주었는데,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들긴다든지 막대기와 돌을 집어 던진다든지 해서 시끄러운 소음을 내거나 '곰을 향해 돌진하라' - 그래요, 교수님. 당신부터 해봐요 - 고 했다. 그런 한편으로 그는 현명하게도 이런 전술들이 '단순히 곰을 자극하는 데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고맙습니다. 또한 그는 등산을 하는 동안 드문드문 노래를 부른다든지 소리를 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갑자기 마주칠 경우, 놀라 나머지 곰이 맹수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페이지를 더 읽어가자 그는 '소리내는 데 따르는 위험도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소리를 안 냈으면 당신이 있는 줄 몰랐을 배고픈 곰을 끌어들이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나?

결국 진실은 당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곰들은 예측 불가능하다. 어떤 상황에서 통하는 것이 상황이 바뀌면 통하지 않는다. 1973년 마크 실리와 마이클 위튼이라는 10대 소년 2명이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캠핑을 갔다가 뜻하지 않게 어미흑곰과 새끼흑곰들 사이를 지나쳤다. 어미와 새끼 사이에 끼여드는 것 이상으로 어미곰을 자극하는 일도 없다. 격노한 어미곰은 그들의 뒤를 쫓았다. 터벅터벅 걷는 것 같아도 시속 56km의 속도였다. 소년들은 나무 위로 황급히 기어올라갔다. 곰은 위튼을 뒤쫓아 기어올라가서 그의 오른쪽 다리를 물어 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그를 끌어내렸다 - 손톱으로 나무껍질을 긁으면서 미끄러져 내리는 것을 상상해 보라. 곰은 땅바닥에 쓰러진 소년을 짓이겼다. 실리가 친구로부터 곰을 떼어 놓기 위해 소리를 질러대자 곰은 그에게도 다가가 나무에서 끌어내렸다. 두 소년은 치명적인 위험을 눈치채고 죽은 체했는데 - 지금까지 나온 책들에 따르면, 해서는 알될 잘못된 행동 - 뜻밖에 곰은 자리를 떴다.

--- pp 39~41

이틀 동안 카츠는 말을 걸어 오지 않았다. 그날 밤 9시경에 그의 텐트에서 생각지도 못한 소리-음료수 캔을 따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 왔고, 호전적인 그의 음성이 텐트를 찢을 듯 했다. '브라이슨, 이게 뭔 줄 알아? 크림소다야. 네가 뭘 알아? 나는 지금 이걸 마시고 있지. 너한테는 하나도 주지 않을거야. 니가 뭘 알아? 맛 조~타.' 꿀꺽꿀꺽!

일부러 소리내 마신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음,음, 마앗조~타.' 다시 꿀꺽꿀꺽! '그리고 내가 왜 지금 이걸 마시는 줄 알아? 9시거든. ,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가 시작될 시간이야.'

음료수를 마시는 소음이 또 한번 길게 들리더니 드디어 텐트의 지퍼가 열리는 소리, 빈 캔이 덤블에 떨어지는 소리, 텐트 지퍼가 잠기는 소리가 연속적으로 들렸다. '이 친구야. 정말 좋다. 엿먹어라, 새끼야. 잘 자.' 그걸로 끝이었다.

--- pp.144-145

우린 3520km를 다 걷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여기에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게 있다. 우린 시도했다. 카츠의 말이 옳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개의치 않는다. 우린 애팔래치아 트래일을 걸었다.

--- p.415

발로 세계를 재면 거리는 전적으로 달라진다. 1km는 머나먼 길이고, 2km는 상당한 길이며, 10km는 엄청나며, 50km는 더 이상 실감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당신이나, 당신의 얼마 안 되는 동료들이 경험하는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넓다. 지구 넓이에 대한 그런 계측은 당신만의 작은 비밀이다.

그리고 삶은 굉장히 단순하다. 시간의 의미는 멈췄다. 어두워지면 자고 밝아지면 일어난다. 그 중간은 그냥 중간일 뿐이다. 너무도 훌륭하지 않은가.
이젠 어떤 약속이나 의무, 속박, 임무, 특별한 야망도 없고 필요한 것은 눈꼽만큼도 없다. 당신은 마음의 격렬한 동요를 거쳐 더 이상 어떤 자극이나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탐험가이자 식물학자였던 윌리엄 바트럼이 표현한 대로 ‘투쟁의 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고요한 권태의 시간과 장소에 놓인 존재가 된다. 당신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저 걸으려는 의지뿐이다.

서두를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당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또 아주아주 멀리 걸었어도 당신은 항상 같은 시간과 장소에 놓인 존재일 뿐이다. 숲이다! 어제도 거기에 있었고, 내일도 거기에 있다. 그야말로 광대무변한 하나의 단일성! 길모퉁이를 돌아도 지나쳐 온 곳과 구별이 안 되고, 나무를 쳐다보아도 똑같이 엉켜 있는 한 덩어리다. 결국 당신이 아는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당신이 걷는 길은 매우 크고 출구가 없는 하나의 원이다. 그게 뭐, 대수인가!

때때로 당신은 사흘 전에 이 언덕을 넘었고, 어제 이 시냇물을 건넜으며, 오늘 하루만도 벌써 두 번씩이나 이 쓰러진 나무를 타넘었다고 거의 확신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간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할 이유가 없다. 당신은 이제 움직이는 선(禪)의 세계 속에 놓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머리는 줄에 묶여 있는 풍선과 같다. 당신과 같이 가지만, 실제 더 이상 그 밑에 있는 몸의 일부분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여러 시간 수킬로미터를 걷는 것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특별할 게 없다. 글자 그대로 자동적이다. 하루의 산행이 끝난 뒤 당신은 더 이상 “이봐, 오늘 25km를 해냈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봐, 오늘 8,000번을 호흡했어”라고 말하지 않듯이……. 그렇게 된다.

--- pp 121

매년 3월 초와 4월 말 사이 2,000여 명의 등산객들이 스프링어로부터 캐터딘을 향해 출발한다. 하지만 종주에 성공하는 사람은 10%도 채 안 된다. 반은 전체 길이의 1/3도 안 되는 버지니아 주 중부까지도 못 간다. 1/4은 코앞의 노스캐롤라이나 주까지도 못 간다. 무엇보다 20%가 등반 첫 주에 포기하고 만다. 위슨은 이 모든 것을 보아서 잘 알고 있다.

“지난해 트레일 입구에 한 친구를 내려 줬는데…….”
그는 조지아 주 북부의 꼬불꼬불한 산길을 향해 어두운 소나무 숲을 통과하면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사흘 뒤 그가 우디 갭이라는 골짜기에 있는 공중전화에서 내게 전화를 했더라고. 아마 그게 트레일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공중전화일 텐데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거야. 자기가 생각한 트레일이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내가 가서 공항까지 다시 태워다 줬지. 그런데 이틀 뒤에 그가 애틀랜타로 돌아왔어. 아내가 돌아가라고 했다는 거야. 왜냐고? 그 비싼 등산 장비를 갖가지로 구입하고선 등산을 안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거야. 아내가 가만 안 놔두겠다고 한 모양이야. 그래서 그를 다시 트레일 입구에 내려 줬지. 근데 이번엔 사흘 뒤에 또 전화가 온 거야. 똑같은 공중전화에서. 공항으로 돌아가고 싶대. 내가 물었지. ‘부인한테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그의 말이 걸작이야. 이번엔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대.”

“우디 갭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죠?”
내가 물었다.
“스프링어에서 33km쯤 될까.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 그가 등산을 하기 위해 멀고먼 오하이오 주에서부터 줄곧 내려온 것을 생각하면.”
“왜 그리 빨리 포기했대요?”

“아까 말했잖아. 자기가 생각했던 게 아니래. 원래 그렇게들 얘기해. 바로 지난주에도 캘리포니아에서 온 여자 3명을 태워 줬는데 나이는 중년이지만, 킥킥 잘 웃고 괜찮아 보였어. 무슨 뜻인지 알지? 정말 괜찮은 여자들이야. 정말 해 보려는 의지가 충만해 보였지. 4시간쯤 지났을까, 전화가 왔어. 집에 가고 싶다고. 캘리포니아에서 오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들었겠어. 항공 요금에다 등산장비. 정말 장비 하나는 끝내 주더군. 내가 본 것 중에서 최고야. 모두 새것이고. 그런데 고작 2.4km를 걸은 뒤 포기한 거야. 그러더니 하는 말이 자기들이 예상한 그런 트레일이 아니라는 거 있지.”

“뭘 예상했다는데요?”
“누가 알겠어. 아마 에스컬레이터라도 있는 줄 알았나 보지. 거기는 언덕과 고개, 바위, 나무들, 그리고 트레일이 있을 뿐이지. 그걸 생각해 내는 데 뭐 특별히 과학적으로 연구를 할 필요는 없잖아.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는지 알고 나면 당신들도 놀랠걸. 6주 전엔 이런 친구도 있었어. 중간에 포기했어야 하는데, 포기를 안 한 거야. 메인 주에서부터 혼자 걸어 내려왔는데, 보통 사람보다 훨씬 긴 8개월이나 걸렸어. 내가 보기엔 마지막 몇 주 간은 사람을 만나지 못한 모양이야. 비참한 몰골을 해 가지고 트레일에서 내려오더라고. 나는 그의 부인을 태우고 그를 맞으러 갔지. 그녀가 그를 보고 반가워서 달려가자 그는 그녀의 품에 안겨 울기 시작했어. 말 한마디 못하고. 공항까지 가는데 계속 울어대는 거야. 나는 그렇게 안도하는 사람 처음 봤어. 속으로 생각했지. ‘이봐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종주한 것은 자기가 좋아서 한 일 아니야?’ 물론 이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

“그럼, 당신은 사람들을 보면 이 사람이 종주에 성공할 사람인가 아닌가 구별할 수 있겠네요?”
“대충은……”
“당신이 보기에 우리는?”
카츠가 물었다.
그는 우리를 차례로 훑어보더니 “음,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대답했다. 물론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의 표정은 정반대의 뜻을 함축하고 있었다.

--- pp 59~61

길을 따라가면 숲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은혜로운 간격으로 우리를 빛나는 산중 도로와 돌 계단으로 안내해 농토와 작은 부락을 지나가게 한다. 우리는 항상 하루에 한 번씩은 빵집이나 우체국에 들를 수 있고 상점 문에 달아 놓은 종소리나 사람들의 대화-비록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를 엿듣거나 들을 수 있다.

--- p.306

181kg이나 되는 흑곰이 캠프장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상황에서 암흑의 텐트 안에 당신 혼자 누워 있다고 상상해 보라. 텐트 크기만한 엉덩이를 텐트 천에 쓱쓱 문대는 소리와 함께 들려 오는 거친 숨소리, 육중한 발바닥, 찐득찐득한 혓바닥, 곰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주전자나 냄비의 덜거덕거리는 소리, 낮게 으르렁거리면서 괴이하게 킁킁거리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당신과 흑곰 사이에는 바람에 떨리는 얇은 텐트 천밖에 가릴 것이 아무것도 없다. 갑자기 곰이 텐트 안으로 코를 들이민다. 순간 팔 한 쪽이 따끔하게 물린 것 같은 통증을 느낄 때 솟구치는 뜨거운 아드레날린을 한번 상상해 보라. 곰이 텐트 입구 안쪽에 받쳐 놓은 배낭을 뒤질 때 갑자기 당신은 생각날 것이다.

‘배낭에 스니커즈가 있다. 알겠지만 곰은 스니커즈를 좋아한다. ‘오, 하느님! 내 옷 속에도 스니커즈가 있네, 여기도 있고, 발 쪽에도, 등 밑에도, 제기랄, 여기도 있네.’

--- p.34

출판사 리뷰

몇 년 전까지 영국에서 활동하다 20년만에 미국으로 돌아간 저자(49)는 자신이 살게 된 마을에서 우연히 애팔래치아 트레일(AT, 트레일은 등산길을 뜻함)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AT의 종주를 꿈꾸기 시작했다. AT는 해마다 2000여명이 도전하지만 10%도 안 되는 숫자만이 종주에 성공하는 2100마일(3360km)의 장거리 등산코스로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트레일이다. 특히 미국 인구의 3분의 2가 살고 있는 동부 14개주를 관통, 역사적·문화적으로 의미가 깊은 등산로이다. 백악관 밀레니엄 위원회에서는 AT를 미국 초기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밀레니엄 트레일로 지정한 바 있다.

1500미터가 넘는 봉우리만 350개를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종주 기간만 최소 5개월이 소요되지만 미 동부의 수려한 장관을 관통하는 등산로여서 하이커들에게 '꿈의 트레일'로 불리고 있다. 보통 겨우내 준비한 뒤 3월초 남부 조지아주 스프링어 마운튼에서부터 시작, 북단의 메인주 마운트 캐터딘까지 종주하게 되는데 종주 끝 무렵 만나는 메인주의 가을 단풍을 보는 것은 일생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고 한다.

혼자 종주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여정이어서 저자는 친구와 친지들을 대상으로 함께 갈 사람을 찾았으나 아무도 선뜻 응하는 사람이 없다가 고교 친구인 스티븐 카츠로부터 동행해도 좋으냐는 제안을 받는다.
카츠는 25년 전 유럽 여행을 함께 한 친구로 600 달러를 저자에게 갚지 않은 것을 비롯, 마약소지 혐의로 18개월을 복역한 전력이 있는 전과자. 더구나 알코올 중독증세가 다 치유되지 않은데다 비만 체중이어서 여러모로 등산의 반려자로서는 최악의 상대였다.

그러나 이미 주위 사람들에게 종주에 나선다고 선언하고 고가의 등산용품을 구비한 저자로서는 카츠라고 해도 마다할 입장이 아니어서 그와 함께 종주에 나섰다. 카츠는 종주 자체보다는 종주기간이라도 먹고살 걱정을 잊기 위해서 따라나선 참이라 꼭 종주해야 한다는 동기가 없었다. 또한 천성이 나약하고 감상적이어서 잇따라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저지르지만 사람에 대한 깊은 배려와 애정에서는 성실하고 합리적인 저자보다 훨씬 깊고 넓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의 종주는 결국 실패로 끝나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력과 성격의 소유자인 두 사람이 힘든 산행중에 불화에서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겪으면서 종주의 성공보다 값진 우정을 감동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추천평

1999년 8월말 여러 가족과 함께 워싱턴에서 66번 하이웨이를 타고 50분쯤 가면 나오는 스카이 메도 파크(Sky Meadow Park)에 놀러갔다. 거기서 40분 더 가면 나오는 셰난도 국립공원에 비해서는 볼품은 없지만 미국식 목장의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소박한 공원이어서 가족과 오붓한 주말을 보내고 싶을 때 가끔 찾곤 했다.
이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자 능선을 따라 좁은 산길이 나왔다. 숲 속에 난 폭 50cm의 호젓한 소로를 걷다가 맞은편에서 쌀 한 가마니는 족히 될 만한 커다란 배낭을 지고 오는 젊은 남녀를 만났다.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그들에게 "어디로 갑니까?"라고 말을 건넸다.
"메인 주요."
범상치 않은 대답이었다. 다시 물었다.
"어디서 오는 겁니까?"
"조지아 주요."
말로만 듣던 애팔래치아 트레일의 종주 등반객(Thru-Hiker)을 마주친 것이었다. 아울러 우리가 걷고 있던 그 길이 그 유명한 애팔래치아 트레일의 일부라는 걸 알게 됐다. 이들은 우리로 치면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있었다. 백두산에서부터 지리산까지는 대략 1600km 정도인데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두 배가 넘는다.
무엇보다 엄청난 거리를 걸어왔고 또 앞으로 더 긴 거리를 걸어야 할 두 사람이 간결하게 처리한 단 두 마디의 대답이 오히려 더 긴 여운을 남겼다. 뭐랄까, 물어본 사람이 스스로 그 거리를 헤아려보면서 머리가 아득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
"사는 곳은 어디인가요?"
진귀한 구경거리를 그냥 쉽게 놓아줄 수 없다. 그들을 따라가면서 질문이 이어졌다.
"볼티모어에 삽니다."
여자가 말했다. 볼티모어는 그곳에서 차로 두 시간을 달려야 하는 거리지만 수천 킬로미터를 맘속에 두고 사는 사람에겐 바로 옆을 스쳐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향을 지나치는데 기분이 어때요?"
마침내 산악인들의 단단한 마음을 흔들어놓는데 성공했다.
"향수(homesick)를 느껴요."
음성이 약간 떨렸다.
"어떻게 이 모험을 하게 됐습니까?"
"대학 졸업 기념입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시간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죠."
그들은 떠났고 이제는 역자의 마음이 흔들렸다. 삶과 인간에 대한 성찰이란 게 이런 걸지 모른다. 직장을 잡고 아이들을 낳고 살다 보면 6개월이라는 시간을 자신을 위해서 온전히 쓸 여유가 없을 것이다. 더 이상 번다한 인간관계에 매이기 전에, 신과 대자연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느껴보자. 자신의 체력과 지구력, 인내심, 담대함 그리고 연약함과 무력감, 겁을 시험해보자. 또 백년가약을 맺기 전에 좋은 반려자가 될 수 있는지 서로를 실험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체험이 있을 수 없다. 그들의 통찰력이 부러웠다. 젊은 나이에 그들은 벌써 그들 앞에 놓여있는 인생의 행로를 꿰뚫어 보고 있지 않은가.
--- 옮긴이의 글 중에서
-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종주하려면 500만 번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브라이슨은 그가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웃음과 예상치 못한 놀라운 통찰력을 남긴다…… 책을 읽는 동안 바보처럼 낄낄거리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말 희극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커커스 리뷰스

- 만약 자연으로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때 가장 훌륭한 방법은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을 읽는 것이다……. 미국 토박이기질이 살아있는, 건조한 유머로 가득찬 재밌는 책이면서 동시에 매우 진지한 책이다. 독자는…… 들뜨지 않을 수 없다.―크리스토퍼 리먼-허프트, 뉴욕타임스

- 브라이슨은……처음부터 바로 위대한 벗―쿵쿵 걷고, 우스꽝스럽고, 깔끔하고, 지적인 친구였다. 개리슨 케일러나 마이클 킨슬리 그리고……데이브 베리에 필적하는 작가다. 독자들은, 영국 시인 제프리 초서의 생기발랄함을 지닌(또한 길을 걷는) 1급 풍자작가의 손아귀 안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동시에 커져가는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 뉴욕타임스 북 리뷰

- 브라이슨은 대자연으로 잠수한 뒤, 신출내기 산사나이로서 체득한 자기독립이라는 험난한 교훈을 가지고 떠올랐다……. 그는 끊임없이 당황하는 존재로 자신을 묘사하지만 항상 새롭게 침착해져서 경이와 흥겨움을 맞이한다."―퍼블리셔스 위클리(별표가 붙은 리뷰)
☆ 심각하게 재밌는 책이다……. 브라이슨은 숲과 산의 사랑스러움을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낸다…… 그 자신이 자연의 경이로움이다.―수 타운센드, 선데이 타임스(영국)

- 매혹적이고 흥겹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 빌 브라이슨은 헤어드라이어에 달라붙은 보풀이나 해열제에 대한 에세이를 쓰면서도 우릴 웃길 수 있는 사람이다."―시카고 선-타임스

- 유연함과 유머 그리고 환경에 대해 깨어나는 자각.―마이애미 헤럴드

- 브라이슨은 통찰력있는 여행 안내자이고, 명석하며, 말벗하고 싶은 자연주의자다. 그의 지식은 넓다 못해 선정적이기까지 하다.―휴스턴 크로니클

- 《나를 부르는 숲》은 모험을 찾아, 황야에 뛰어들어 우정과, 새로운 세계에서의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돌아온 두 사나이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허클베리 핀처럼 두 사람의 우정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메인 타임스 레코드

- 브라이슨의 책은 산과 산길에 대한 놀라운 묘사며 역사기록이다…… 위대한 그의 유머감각 때문에 이 여행을 한번 떠나보고 충동이 인다.―북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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