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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호,李斗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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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 만화가 이두호의 대표작. 1988년부터 1993년까지 약 5년 간 '매주만화'에 연재됐던 이 작품은 김주영의 소설을 만화화한 것으로 원작 소설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려냄과 동시에 역동적인 만화 구성으로 한국 역사 만화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특히 기존의 만화와는 차별화된 장정과 편집은 한국 만화 대표선의 기본 컨셉인 '만화의 고급화', '소장 가치가 있는 만화책' 이라는 문법을 따른 것으로 만화 『객주』의 한국 만화사적 위상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10년 만에 재발간되는 만화『객주』는 한국의 대표적 역사 만화를 되살리는 의미와 함께 만화가 이두호의 작품 세계를 엿보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민초들의 삶에 시선을 집중했던 만화가 이두호의 뚜렷한 역사관이 배어 있는 이 작품은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천봉삼이 상단의 일원에서 우두머리가 되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사건과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때문에 만화 『객주』는 조선 후기 서민의 삶을 대변했던 보부상들의 애환을 통해 우리 역사의 한 토막과 오늘날의 현실을 오버랩시키는 묘한 힘을 지닌다. 익히 알듯이 『객주』는 김주영의 소설 『객주』를 만화화한 것이다. 대부분의 예술 장르에서 원작에 버금가는 각색작을 찾기가 그리 흔치 않은 경우를 염두에 둔다면 만화『객주』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은 범위에서 나름의 개성이 돋보이는 성공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화『객주』는 작가 특유의 터치와 구성으로 소설 속 인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그들의 한숨과 땀을 그대로 전해준다. 소설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그림과 글의 조합인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제대로 구현해냄과 동시에 누군가의 원작이라는 무거운 명제에서 벗어나 작가 특유의 재치있는 창의력으로 만화『객주』만의 개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객주』를 찬찬히 읽어내려 가다보면 한 컷 한 컷에 담긴 작가의 노력, 탐구심과 만나게 된다. 단순히 초가집과 기와집의 구분이 아닌 웅장함과 소박함, 번듯함과 초라함을 구문하는 조선의 살림집을 연구한 작가의 흔적을 발견하는 일, 첫 장을 넘기자마자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토속언어와 맞닥뜨리는 순간 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집단 언어라 할 수 있는 보부상들만의 은어, 사투리, 지금은 청도의 우시장에서나 간혹 들을 법한 쇠전꾼들의 입담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원작의 리얼리티는 물론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언어를 그대로 재현한 토속 언어 자료서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작가는 만화 『객주』를 통해 충실한 고증이 주는 안도감과 함께 작가의 탐구심의 흔적을 따라가는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보부상들의 생생한 일상은 우리나라 상도의 흐름을 익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상단의 행수어른은 현대의 CEO의 리더십을 연상케 하며, 매점매석, 독과점, 로비 등의 경제 용어가 예전에도 똑같이 적용됐음을 확인하는 것 또한 만화『객주』를 읽는 색다름이다. 만화 『객주』의 다양한 캐릭터는 오늘날의 우리를 대변한다. 다른 역사만화와 비교해볼 때 만화『객주』의 등장인물은 수적으로 우세하다. 그만큼 주인공은 물론 다양한 주변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들 사이에는 작품 전반에 걸쳐 독특한 대립구조가 존재한다. 선과 악은 물론 신분의 상하, 권력과 재력의 유무 등 만화『객주』가 표현해내는 대립구조는 오늘날의 그것과 다름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정의와 이기라는 양면성, 각자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두개의 자아, 이들이 서로 동전의 양면처럼 나라고 하는 인간성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천봉삼과 같은 순수하고 정의로운 인물도 내 할아버지요, 약아빠진 길소개 또한 내 할아버지인 셈이다. 혼탁하고 황폐한 이 시대에 그나마 인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 그것은 작가가 만화 『객주』를 통해 천봉삼에게 걸었던 기대와 다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