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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길 위에 버리다
조개 속에서 보는 풍경 인터뷰_순수문학이란 심플한 것 옮긴이의 말_사람을 파고들다 |
Takami Ito,いとう たかみ,伊藤 たか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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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사회 저변에 사는 젊은이들의 이야기
극작가를 지망하던 아쓰시는 아내와의 갈등을 고민하던 끝에 결국 이혼 수속을 밟으려고 한다. 한편 그의 직장 상사인 미즈키는 이미 이혼한 경력이 있다. 트럭을 타고 자판기에 음료수 캔을 보충하고 동전을 회수하는 여성 드라이버와 그것을 보조하는 아르바이트 남성과의 하루 일과를 통한 교류와, 이혼을 앞둔 아쓰시 부부간의 굴절된 기분을 깔끔하고 간결한 문체로 잘 묘사하고 있다. 아쓰시는 어두운 터널 속을 지나고 있고 그에게 출구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언젠가 출구가 보일 거라는 암시도 없다. 주인공 아쓰시나 그의 아내 치에코, 아쓰시의 불륜 상대인 미용사 그리고 함께 일하는 미즈키 씨도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군상을 대표하는 전형일 것이다. 이혼을 하게 된 아쓰시와 치에코가 추억의 장소를 옮겨다니며 이별의 데이트를 즐기고 태연하게 당시의 에피소드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그것은 과거를 반추하는 의미 있는 행위라기보다는 버리는 행위와 같다. 아쓰시와 치에코가 보낸 4년 동안의 결혼 생활은 장기판의 장기를 계속 잃어가는 나날이었다. 박보 장기란 말하자면 퍼즐과 같은 것이다. 상대방의 왕과 방비의 말, 그리고 이쪽 편의 공격 말을 장기판에 늘어놓고 대기 말도 정해져 있다. 이쪽은 장군을 계속 불러 상대방 왕을 움직일 수 없게 해버리면 된다. 다음 동작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공격하는 쪽은 가장 빠른 움직임으로 끝내려 하고, 지키는 쪽은 가장 유리하게 도망치는 방법을 택한다. 그것이 퍼즐의 원칙이다. ?? “먼저 이쪽은 무모하게 마구 공격하는 거야. 왕을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최초의 수를 두잖아. 그러고는 말이 계속 죽어도 왕을 궁지에 몰아가는 거야” “그러면 말이 없어져버리잖아요.” “맞아. 말은 연기처럼 계속 사라져가. 그렇지만 잘하면 마지막 단계에서 왕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가 있어. 문제는 분명히 풀 수 있다는 거야. 언젠가는. 그 대신 한 번이라도 말을 잘못 움직이면 나머지는 게임 오버밖에 없어.” --- 본문 중에서 아쓰시와 아내 치에코가 함께 보낸 4년간은 ‘연기 공격’처럼 장기판 위의 말을 자꾸자꾸 잃어만 가는 나날이었다. 꿈과 야망은 사라지고 일의 피로는 두 사람에게서 말을 빼앗아가, 결국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잃는다. 그리고 장기판 위에서 공격하는 말은 말할 것도 없고 지키는 말까지도 몽땅 사라져 버린다. 각본가의 꿈이 사라지고 일 탓에 피로와 궁핍은 둘에게서 건전한 대화를 빼앗고 끝내 소중한 그들의 관계마저 끊긴다. 그래서 내일, 서른 살 생일에 구청에 이혼신고서를 제출한다. 8월이 끝나고, 20대가 끝나고, 결혼생활이 끝나고, 더구나 미즈키 씨의 트럭 운전 일도 오늘로서 마지막이고……. 몇 가지의 ‘마지막’이 교차하는 한 점에서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짜여 있다.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 무서워졌다. 설마 사귀기 시작했을 무렵 했던 게임을 아직도 계속하는 것일까.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하고 있지 않으면 순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걸까. 우리는 20대 중반을 지났다. 꿈은 오쿠보의 하수구에 버렸다. 신주쿠의 길 위에서 땀과 함께 흘려버렸다. 그래도 그전에 뜻밖에 진지한 행복이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 본문 중에서 출구를 잃은 부부의 또 다른 시작 찌는 듯한 더위가 끓어오르는 속에 지나간 결혼생활 얘기 하나하나도 바람 한 점 없이 무겁다. 하지만 젊은 부부의 출구 없는 날들은 미즈키 씨라는 매력적인 인물에 의해 웃어넘기거나 젖혀지면서 그것은 단순히 ‘부부로서의 고뇌’라는 것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그렇다고 무게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점이 작가 이토 다카미의 인간을 보는 눈의 각오일 것이다. 아쓰시를 둘러싼 현실의 무게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미즈키 씨가 무거운 마음의 위치를 앞쪽으로 옮겨놓아 주었다. 그 덕분에 ‘마지막’ 교점에 짜인 이야기는 다음의 ‘시작’에 대한 추진력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 책 속에 나란히 실린 또 한 편의 소설, 「조개 속에서 보는 풍경」에서는 ‘시작’도 ‘마지막’도 아닌 부부의 일상이 희미한 불온을 내포한 채, 행복감에 싸여 있는 모습을 그려냈다. 뛰어난 청춘소설을 써온 새로운 아쿠타가와 상 수상 작가는 지금 ‘부부’라는 새로운 광맥을 발견한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