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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은 이 모든 일이 빨간 구두 덕분인 줄 알았지요.
하지만 노부인은 빨간 구두가 보기 흉하다며 불에 태워 버렸어요. 카렌은 이제 깨끗한 옷을 입게 되었어요. 공부도 하고 바느질도 배웠어요. 모두들 카렌을 보고 예쁘다고 칭찬했어요. 어느덧 카렌은 훌쩍 자라 견진성사를 받게 되었어요. 카렌은 새 옷을 입고 새 구두를 신게 되었지요. 노부인은 마을에서 가장 솜씨 좋은 구두장이의 가게로 카렌을 데려갔어요. 화려하게 반짝이는 빨간 구두 한 켤레가 카렌의 눈에 띄었어요. 카렌은 그 구두를 사기로 했지요. 노부인은 눈이 어두워서 구두가 빨간색이라는 것을 몰랐어요. 카렌이 빨간 구두를 신고 교회 문지방을 넘어 들어오자 사람들은 카렌의 구두만 쳐다보았어요. 카렌은 목사가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기도문을 읊어 줄 때도 오로지 빨간 구두만 생각했어요. 찬송 소리가 울려퍼질 때도 오로지 빨간 구두만 생각했어요. 그 날 오후 노부인은 사람들 말을 듣고 카렌이 빨간 구두를 신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노부인은 카렌에게 앞으로 교회에 갈 때는 항상 검은 구두만 신으라고 했지요. 카렌은 다음 일요일 교회에 갈 때도 빨간 구두를 신었어요. 교회 문 앞에 수염이 붉고 긴 늙은 군인이 목발을 짚고 서 있었어요. 군인은 수염이 땅에 닿도록 절을 하면서 노부인에게 구두에 묻은 먼지를 털어줘도 되겠느냐고 물었어요. 카렌은 작은 발을 낼름 앞으로 내밀었어요. 군인은 손으로 신발 바닥을 치면서 말했어요. "구두가 참 예쁘구나! 하지만 춤출 때만 신는 신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 pp.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