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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호청년
제2부 안녕, 언젠가 역자 후기 |
Jinsei Tsuji Hitoanri,つじ ひとなり,ツジ 仁成, ?仁成,츠지 진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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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카는 자신이 계속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가끔 있었다. 어떻게 이토록 필사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인생에 휘둘려 살아온 것을 이따금 후회하기도 했다. 성공한 지금도, 도무지 성공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순풍에 돛 단 인생을 살면서 무엇 하나 불만스러웠던 적이 없다. 그런데도 늘 마음속 어딘가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듯한 기분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그 구멍은 해가 갈수록 커졌다. 그 원인은 잃어버린, 그리고 지워 없애려 한 청춘의 한때, 그 소중했던 날들의 기억의 잔재 때문임을 지금 깨달았다.
--- p.174 약속한 8시 30분이 될 때까지, 유타카는 거의 심장이 마비될 것 같은 기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서머셋 몸 스위트의 침대에 누워 천장의 희미한 얼룩을 응시하면서, 이 기이한 만남이랄지 장난 같은 운명에 가슴 설레어 했던 것이다. 설렘 따위, 솔직히 말해 지난 25년간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감정이다. 그런 감정은 토우코와 헤어지던 날 함께 버렸다. 따라서 자신 속에 아직 무언가에 대해 설레는 마음이 남아 있다는 데 놀라고, 또 흥분했다. 쉰을 넘기고 예순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마치 젊은 사람처럼 가슴 뛰는 자신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일은 앞으로의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없을 거라고, 엄하게 자신을 타일렀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면, 이렇게 나타난 우연한 해후는 신의 장난이라고밖에 여길 수 없다. 아니, 우연이야말로 언제든 인생에 의미의 빛을 던지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우연이란 미리 예정된 일을 의미했다. --- pp.194~195 “지금 무슨 생각해?” 토우코가 유타카에게 뺨을 밀어붙이며 물었다. 유타카가 토우코의 귓가에 속삭였다. “죽어도, 당신을 못 잊지 않을까 생각했어.” 토우코는 유타카에게 팔을 두른 채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유타카는 그녀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눈부신 태양 빛과 함께 자신이 그곳에 비친다는 것이 기뻤다. 화상이라도 입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세상은 뜨거웠다. 그 열정 속에서만, 두 사람은 강하게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도.” 토우코는 확실하게 고했다. “미래의 일은 생각하지 마. 우리에겐 지금밖에 없으니까.” --- pp.246~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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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태국 방콕. 일본 항공사 이스턴 에어라인의 방콕 주재소 홍보부 직원 히가시가이토 유타카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있을 자신의 결혼식을 발표하기 위해 한 술집에 자리를 마련한다. 그런데 그날 같은 술집 스탠드에 앉아 유타카를 유심히 쳐다보던 토우코라는 여성이 며칠 후 유타카의 아파트를 방문하고 얼떨결에 문을 열어준 유타카는 관능적이고 도발적인 토우코의 유혹에 넘어가 관계를 맺게 된다. 그저 잠깐 즐기겠다는 생각에 토우코와 불장난 같은 사랑을 시작해 토우코가 묵고 있는 오리엔탈 방콕 호텔 서머셋 몸 스위트룸에서 살다시피 한 유타카는, 어느새 정말로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점점 결혼식은 가까워지고, 사회적인 성공과 명예, 화목한 가정이 보장된 ‘미츠코’와의 결혼을 포기할 수 없었던 유타카는 일본으로 떠나는 토우코를 붙잡지 않고, 같은 날 태국으로 들어온 미츠코를 맞이한다.
그로부터 25년 뒤, 현명하고 순종적인 아내 미츠코와의 사이에 장성한 두 아들을 두고 평탄한 가정생활을 하던 유타카는 이스턴 에어라인의 전무로 방콕 취항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오리엔탈 방콕 호텔 직원으로 일하고 있던 토우코와 재회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한시도 잊지 않고 살아왔음을 확인하지만, 2박 3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유타카는 일본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4년 뒤, 유타카는 토우코에게 편지를 받게 되고, 다시 한 번 방콕행 비행기에 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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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 〈러브레터〉 나카야마 미호 주연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 원작 안녕, 언젠가 인간은 늘 이별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하는 거야 고독이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친구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사랑 앞에서 몸을 떨기 전에, 우산을 사야 해 아무리 뜨거운 사랑 앞이라도 행복을 믿어서는 안 돼 죽을 만큼 사랑해도 절대로 너무 사랑한다고 해서는 안 되는 거야 사랑이란 계절과도 같은 것 그냥 찾아와서 인생을 지겹지 않게 치장할 뿐인 것 사랑이라고 부르는 순간, 스르르 녹아 버리는 얼음 조각 안녕, 언젠가 영원한 행복이 없듯 영원한 불행도 없는 거야 언젠가 이별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 만남이 찾아오느니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 거야 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모든 이에게 바치는 사랑 이야기 당신은 죽음 앞에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릴 것인가,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릴 것인가? 일본에서 약 135억 원의 흥행 수익을 돌파하며 지난 5년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성적을 올린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한국어로 ‘안녕 언젠가’를 뜻함)가 4월 15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 〈러브레터〉의 히로인 나카야마 미호가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면서 한국 감독의 영화를 선택하고 팜므파탈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까지 선보여 더욱 주목받은 〈사요나라 이츠카〉는 태국을 배경으로 4개월 동안 펼쳐지는 운명적인 사랑과 그 사랑이 바꿔놓은 세 남녀의 인생, 그리고 25년 후의 예상치 못한 재회를 그린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로, 나카야마 미호의 남편이자 『냉정과 열정 사이』로 유명한 츠지 히토나리의 『안녕, 언젠가』가 원작이다. 단 넉 달간의 사랑이 그 후 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철저한 계산에 따라 인생을 살아왔지만 마음만은 계산할 수 없다는 것을 몰랐던 결혼을 앞둔 남자 ‘유타카’와 넉 달간의 추억만으로 평생을 산 여자 ‘토우코’. 사랑한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소중함을 절감한 두 사람을 매개로 츠지 히토나리는 상식을 넘어선 사랑, 혹은 사랑 그 이상의 무언가 즉, 도덕적인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잘잘못을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방콕을 무대로 한 불꽃처럼 덧없고 뜨거운 사랑의 날들 『안녕, 언젠가』의 공간적 배경은 태국과 일본. 그중에서도 태국의 방콕은 유타카와 토우코의 사랑이 공연되는 무대다. 둘의 첫 만남부터 25년 후의 재회까지 모두 태국에서 이루어진다. ‘오리엔탈 방콕 호텔’의 ‘서머싯 몸 스위트룸’에서 계속되는 유타카와 토우코의 끈적거리고 방탕한 사랑의 날들이 태국의 뜨겁고 습한 공기와 어우러져 소설의 분위기가 고조된다. 반면 유타카와 부인 미츠코의 생활은 일본을 배경으로만 그려진다. 미츠코가 결혼을 위해 태국에 도착한 날 토우코는 일본으로 떠난다. 그리고 소설은 25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일본에서 장성한 아들을 둔 유타카와 미츠코의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 정도(定道)인 것처럼 보이는 미츠코와의 사랑은 유타카가 좀 더 도덕적일 수밖에 없는 일본을 배경으로, 진짜 사랑이었지만 처음에는 ‘놀이’로 시작됐던 토우코와의 사랑은 일탈적인 공간인 태국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적 대비는 태국을 오로지 서로 사랑한 기억만이 가득한 장소로 존재하게 해, 유타카와 토우코의 재회를 더욱 특별한 것으로 부각시킨다. 특히, 유타카가 토우코가 죽은 뒤 30년 전 태국의 거리에서 함께 장난치던 모습을 떠올리는 마지막 장면은 강렬한 영상미를 지니고 있어 이미지가 눈앞에 그대로 떠오른다. 인생, 돌이킬 수 없는 순간과 잔인한 선택의 연속 츠지 히토나리는 문장 속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주제를 비교적 분명하게 담는 작가다. 『안녕, 언젠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유타카 씨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시겠어요, 아니면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시겠어요?” 유타카와 처음 만난 날, 미츠코가 던지는 이 물음은 이야기 전체를 꿰뚫는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서 독자들은 각자의 삶에 대해, 자신의 선택에 대해 돌아본다.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는 사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그것은 유타카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이런 것이 아닐까. 무수한 순간의 집합인 인생에서 그 순간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인간이, 현재의 감정에 충실한 선택을 했든, 미래적이고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선택을 했든 그 선택의 결과를 받아내는 것은 오로지 자신이라는 것. 그 결과가 누군가를,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게 될 잔인한 것일지라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