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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여행하는 책
02 누군가 03 편지 04 그와 나의 책장 05 불행의 씨앗 06 서랍 속 07 미쓰자와 서점 08 찾아야 하는 것 09 첫 밸런타인데이 작가의 글 옮긴이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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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책
열여덟 살 때 헌책방에 팔아버린 책. 4년 후 네팔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다시 발견한다. 팔았다 다시 샀다 포카라의 노점에서 또 팔아버린 그 책에 대한 기억이 까맣게 사라졌을 무렵 에든버러의 한 헌책방에서 그 책을 또다시 발견하는데……. 여행 중 태국의 어느 작은 섬에서 말라리아로 앓아누운 나. 심심풀이로 다른 여행자가 남겨놓고 간 책을 집어 드는데, 그 책 너머로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떠오른다. ('누군가') 편지 애인과 싸우고 혼자 떠나게 된 여행. 여관 방 서랍에서 리처드 브로티건의 시집을 발견한다. 그리고 시 사이에 꽂혀 있는 어떤 여자의 편지 한 장. 소중하게 마음에 품고 있던 추억이 단어로 쓰이는 순간, 왜 사는 냄새만 가득한 좀스러운 것이 되는 걸까. 그와 나의 책장 이상하게도 독서 취향이 똑같았던 남자친구. 그런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둘이 공유하던 책장을 정리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헤어진다는 것은 뒤죽박죽 하나가 된 것, 이미 자신의 일부가 된 것을 억지로 떼어내는 것이라는 것을. 불행의 씨앗 어느 새벽, 잠에서 깨어보니 남자친구가 알 수 없는 책을 읽고 있다. 그는 그것이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뒤이어 남자친구에게 채이고, 돈을 도둑맞고, 다리가 부러진다. 점쟁이는 방 안에 불행의 씨앗이 있다고 하는데, 불길한 그 책이 불행의 씨앗? 서랍 속 술을 사준 답례로, 집에 데려다 준 답례로 그냥 남자랑 자주는 여대생 나. 어느 날 함께 밤을 보낸 남자에게서 대학가 헌책방을 떠돌아다닌다는 '전설의 고서' 얘기를 듣는다. 그 책 뒤쪽에는 그 책을 샀다 판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이 빼곡히 적혀 있다는데……. 미쓰자와 서점 졸지에 신인 문학상을 수상한 나. 그때부터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어린 시절 동네 책방에 대한 기억이다. 파는 일에는 안중이 없고 늘 독서에 열중해 있던 주인 할머니. 그곳에서 1만 엔짜리 책을 훔쳤었지. 다시 찾아간 미쓰자와 서점은 과연? 찾아야 하는 것 "그 책을 못 찾으면 귀신이 되어서도 널 찾아올 거야." 임종을 얼마 안 남긴 할머니가 꼭 부탁한 책을 찾아 큰 책방, 작은 책방, 헌책방, 동네 책방, 먼 책방을 떠돈다. 할머니가 죽고, 귀신이 되어 찾아와도 책은 아직 찾지 못했는데……. 첫 밸런타인데이 밸런타인데이! 남들처럼 초콜릿만 선물하는 건 좀 그래. 그래, 책을 선물하는 거야. 내 인생을 바꾼 책. 그러나 얼떨결에 20만 엔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 받아버린 지금, 그 책을 내미는 손이 초라하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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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에는 그 사람만을 위한 존재 이유가 있다
책으로 인해 다른 세상을 보기도 하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살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비단 종이에 빼곡히 적힌 내용 때문만은 아니다. 책이라는 사물 자체도 그런 힘을 갖고 있다. 가쿠타 미쓰요는 여덟 명의 젊은 여자와 한 명의 남자가 일상 속에서 책과 맺은 관계를 통해 책의 마력을 매혹적으로 그려낸다. 잡다하게 읽는데도 이상하리만치 갖고 있는 책마다 똑같았던 남자친구. 그 친구와 헤어진 것을 실감하며 눈물을 흘린 것은, 그가 내게 헤어지자고 말했을 때가 아니라 서로 공유하고 있던 책장에서 나의 책이 분리되어 나왔을 때다('그와 나의 책장'). 아무 남자에게나 쉽게 몸을 허락하는 여대생. 그녀는 대학가 헌책방을 떠돌아다니는 '전설의 고서'를 찾다가 우연히 만난 남학생에게서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다('서랍 속'). 돌아가신 할머니가 찾아달라고 한 절판된 책을 통해 망자와 대화를 나누고('찾아야 하는 것'), 어릴 때 책을 훔쳤던 동네 서점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소설가가 된다('미쓰자와 서점'). 이렇듯 책은 인연과 추억, 상상의 매개로 이야기를 이끌고 사람의 삶을 변화시킨다. 일상적이고 잔잔한 이야기지만, 가쿠타 미쓰요의 놀라운 문장력으로 책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다가온다. 가쿠타 미쓰요, 섬세한 묘사로 일상의 표층을 여는 일본 최고의 작가 가이엔 신인 문학상, 노마 문예 신인상, 쓰보타 조지 문학상, 산케이 아동출판 문화상, 부인공론 문예상, 그리고 제132회 나오키상([대안의 그녀])과 2006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로커 엄마]). 가쿠타 미쓰요는 주요 문학상을 모두 휩쓴 일본 최고의 여성 작가다. 그녀는 데뷔 이래 거의 매년 한 권 이상 신작을 발표해온 다작 작가로 특히 유명한데, 평론가들은 "어느 하나 버릴 작품이 없다." "어떤 장르에서 무엇을 쓰든 모두 빼어나다."고 극찬한다. 일상의 핵심을 짚어 그 본질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파헤치는 그녀의 작품 세계는 일본에서도 최고 수준이라 평가되며, 주요 작품 중 [공중정원]과 [프레젠트]는 영화화되어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