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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나만의 그림책
이 그림책의 묘미는 작가가 제공하는 단서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활자를 대신하여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발자국을 따라 성큼성큼 걷다 보면, 발자국 주인인 까만 머리 꼬마가 눈밭을 걸어, 창고 한 켠에 기대어 있던 판자를 들어다 개울을 건너고, 나뭇가지를 꺾어 와 작은 천막을 완성한다는 큰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걷는 속도를 늦추고, 발자국이 멈춰 선 곳과 다른 발자국들도 주의 깊게 살펴보자. 아침 식탁을 보며 아이가 무얼 먹었을까 상상해 보거나, 아이의 발자국과 나란히 걷고 있는 강아지 발자국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눈밭에서 찌익 미끄러져 내려온 듯한 흔적이나, 발자국 옆에 찍힌 작고 동그란 자국도 놓칠 수 없고, 작은 나무 옆에 있는 노오란 액체는 무엇일지 상상해 보는 것도 즐겁다. 집중력, 관찰력, 상상력을 길러 주는 그림책 이렇게 그림으로만 말하는 ‘고요한’ 그림책은 활자에 더 익숙한 어른들에겐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글보다 그림에 익숙한 어린이들은, 활자 정보의 방해를 받지 않고 그림책의 그림들이 말하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특히 색연필과 수채색연필을 사용한 세밀하고 잔잔한 터치는 아이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눈길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그림책 전반에 펼쳐진 여백이 풍성한 하얀 눈밭은 상상력의 발자국을 찍듯 마음속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 놓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따라서 이 책은 눈 위에 찍힌 여러 동물 발자국의 주인이 누구일까 알아맞히는 기존의 그림책에서 벗어나, 추리력과 상상력을 한껏 발휘하게 한다. 그리고 면지를 활용하여 본문에서 빠져나온 꼬마 주인공과 강아지의 행동을 보여 주는 재치가 돋보인다. 외투를 입는 동작이나, 장화를 신는 동작, 한쪽 어깨에 판자를 올리고 걷는 동작 등, 어린 아이의 세밀하고 앙증맞은 움직임을 잘 포착한 것은 물론, 어른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뭐든 잘 해 내는 아이의 독립적인 모습을 씩씩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