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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집
전경린 장편소설
전경린
열림원 2007.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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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방문객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물속 반딧불이 정원
생일파티의 구성원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국제 어두운 밤하늘 협회
일요일의 통증
유전
순간들의 심연
내 존재의 강물
에필로그_ 레몬
해설_페넬로페의 후일담(김형중)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全鏡潾, 본명:안애금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밖으로 표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3년 가까이 사람들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들어앉아 많은 글을 써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밖으로 표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3년 가까이 사람들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들어앉아 많은 글을 써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화 된 바깥 세계 사이의 작용과 긴장과 요구 속에서 갈등하는 여성과 여성적인 삶이 문학적 관심사다.

작가의 본명은 안애금. 전혜린을 연상시키는 전경린이라는 이름은 옛날 신춘문예에 응모할 때 임시로 지었다. 당시 누가 `린'이라는 화두를 주었고, 차례대로 `경'과 `전'을 추가해서 `전경린'이라는 이름을 완성시켰다. 작가도 물론 `전혜린'을 떠올렸다. 작가는 전혜린을 좋아한다. 그리고 전혜린뿐 아니라 나혜석, 윤심덕 더 올라가서 황진이까지 소위 강한 자의식 때문에 고통 받고 분열될 수밖에 없었던 선각자적 여성을 좋아하고 흠모한다.

1963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으며 경남대학교를 졸업하고, 마산 KBS에서 음악담당 객원 PD와 방송 구성작가로 근무했다. 그 후 운동권이었던 남자와 결혼하여 딸과 아들을 낳고 평범한 주부로 살다 둘째를 낳은 후인 1993년부터 본격적인 습작에 들어갔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사막의 달」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하였으며 1997년 「염소를 모는 여자」로 제29회 한국일보 문학상, 1997년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로 제2회 문학동네 소설상, 1998년 단편소설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으로 21세기 문학상, 2004년 단편소설 「여름휴가」로 대한민국소설문학상 대상, 2007년 단편소설「천사는 여기 머문다」로 제3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염소를 모는 여자』, 『바닷가 마지막 집』, 『물의 정거장』,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열정의 습관』,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황진이』, 『엄마의 집』과 어른을 위한 동화 『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 『붉은 리본』, 『나비』 등이 있다.

전경린의 베스트셀러인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은 2002년 변영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가정의 틀안에서 안주하던 한 여성이 내면에 지닌 혼란스런 욕구를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나타나는 일탈과 매혹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천사는 여기 머문다」는 인간 본성의 양면성을 섬세한 문체와 절제된 기법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삶의 현실에 대한 고뇌와 갈등을 내면화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대표적인 작품 『엄마의 집』에서는 처녀의식을 가진 엄마들에게 “미스 엔”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아버지에게도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종속당하지 않는 미스 엔이 그녀의 소설 속에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여성들의 욕망에 주목해 온 작가답게, 현실의 엄마가 놓인 지형을 넘어서는 대안적이고 이상적인 집의 전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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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30*205*30mm
ISBN13
9788970635781

책 속으로

엄마에게는 아빠가 아닌 삼 년 동안 사귄 애인이 있다. 그는 이혼남이고 평생 한 일만 해온 평범한 직장인이다. 내가 엄마의 집에 오기 전까지 엄마는 애인과 살기도 했다. 엄마는 딸에게 사랑의 결실은 변태(變態)라고 말한다. “변화를 겪고 달라지는 것”(263쪽)이라고. “우리가 사랑이라는 개념의 자를 가지고 들이대는 순간, 사랑은 없단다. 어디에도 없어. 지금이라면, 난 사랑에 억압되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고 꿈꾸지도 않고 기만당하지 않았을 거야. 내가 하는 게 무엇인지 규정하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네 아빠와 헤어지지 않고 세상의 높은 곳과 낮은 곳을 흘러갔을 거야. 사랑이든 아니든, 사랑에 도달하지 못하든 혹은 사랑을 지나가버렸든, 사랑이라는 개념 따윈 버리고 둘이 함께 있는 것을 믿을 거야. 네 아빠와 난, 그것에 실패했어.”
--- pp.206-207

엄마의 집에서 엄마와 살면서 나는 “레몬의 윤리의식”(해설 중에서)을 배운다. 레몬의 윤리의식을 배운 덕분에 나는, “나 자신이 여기 살아 있음을 기뻐”(276쪽)하고 “자주, 자립, 자애, 자위”(185쪽)를 꿈꾼다.
나는 엄마에게 묻는다.
“미스 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내가 엄마인 거.”

--- p.271

출판사 리뷰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전경린, 그 특별하고 당찬 매혹의 서사

자기만의 집을 가진 엄마 ‘미스 엔’의 탄생!
미스 엔과 스무 살 딸이 완성해가는 집과 일상과 사랑의 풍경

집 나갔던 엄마
자기만의 집을 갖다

어느 날 홀연히 집을 나가, 바람 속에 두 발을 맡긴 채, 정주하지 못하고 떠돌던 엄마가 돌아왔다. 이곳저곳 헤매는 동안 엄마는 삶에 대해 당차졌을 뿐만 아니라, 지상 위에 그럴듯한 집을 한 채 지었다. 비록 지은 지 이십 년쯤 된, 재개발을 해야 할 만큼 낡은 아파트이긴 하지만, 지상의 어느 집보다 견고한, 자유와 화해와 공존과 독립이 가능한 집이다.
전경린 신작 장편소설 『엄마의 집』. 그 집에 가면 “편안하고 맑고 어딘지 더 깊”어진 “비밀스러운 정원에 홀로 서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호젓”한 엄마가 딸을 기다리고 있다. 살과 뼈와 피가 될 지상의 양식처럼.
불온과 매혹, 불꽃의 작가로 불리는 우리시대의 대표 소설가 전경린. 1995년 「사막의 달」(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부문 당선작)로 등단한 이후 그녀는 그동안 “발목에 금이 가서 침대에 눕혀져 있는 유리 인형”처럼 절대적인 한계에 놓여 있거나, 집을 떠나 일탈을 일삼는 오로지 스스로의 욕망에만 집착하는 여성들의 내면에 천착해왔다. 여성들은 화해하지 못하고 사무친 원한과 사무친 열정 속에서 소모되듯 살아왔다. 그리고 그 여성들은 하나같이 전경린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전경린, 그녀 자신도 소설가가 된 이후 고향과 집 밖을 떠돌며, 삶에 대한 원한과 열정 속에서 끓는 피처럼 살아왔던 것.

가출 후 떠돈 지 십여 년, 전경린은 더 늦기 전에『엄마의 집』을 통해 대안적이고 이상적인 집의 전형을 만들어 보이고자 한다. 엄마의 집에서는 “최선을 다해 서로 돕는 게 우선”이며 “불필요한 고집을 서로에게 부리거나 무리한 요구를 해선 안” 된다. 그리고 “좀 달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러기에, 『엄마의 집』은 가족이 파편화되고 다양해진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집이다. “이혼한 엄마들이든, 미망인인 엄마들이든, 혹은 처음부터 남편 없이 아이를 갖는 싱글 맘들이든, 입양아를 가진 미혼의 엄마들이든” “종래와 달리 엄마의 정체성을 획득하고도 동시에 처녀의식을 간직하고 사는 새로운 엄마들”을 위한 특별한 집이다.

엄마가 집을 갖는다는 것, 그것은 “한 여자가, 경제적이고 정신적이고 육체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생애 속에서 전적으로 통제하는 일”이라고 전경린은 말한다. 그리고 집을 갖는다는 것은 “누구의 간섭이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자유롭게 존재” 하는 일이기도 하다. 전경린은 그것이 “초월적일 만큼 즐거운 일”(299~300쪽)이라고 말한다.
그러기에, 이 소설의 해설을 맡은 김형중은 “‘엄마의 집’은 더 이상 젠더로서의 남성도 여성도 존재하지 않는 울프의 ‘자기만의 방’의 21세기 버전’이라고 말한다.

한편, 전경린은 이번 소설에서 처녀의식을 가진 엄마들에게 “미스 엔”이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엄마의 집』은 아버지에게도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종속당하지 않는 미스 엔의 탄생이기도 하다.

잘 자랐다, 내 딸
스무 살이 되어 엄마의 집을 찾아오다

엄마(윤진)가 집을 갖게 되자 나(호은)가 돌아온다. 나는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출현한, 오직 세속만이 문제가 되었던 비운의 청춘”을 살고 있는 스무 살 대학생. 그리고 나는 엄마와 아빠의 이혼으로 흔히 말하는 결손가정에서 자랐다.
엄마의 집에서 살기 위해 엄마의 집을 찾아온 날, 나는 엄마가 집을 나가기 전의 모습을 떠올린다. “집을 떠나기 전, 거의 삼 개월여 동안 엄마는 하루의 많은 시간을 침대에서 지냈다. 당시 엄마는 유리로 만든 발레 인형 같았다. 유리로 만든 발레 인형은 발목에 금이 가서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 언제까지나 일어설 수 없을 것만 같았다.”(35쪽) 그런데 어느 날 엄마는 침대에서 일어나 집을 나갔고, 먹고살기 위해 돈이 되는 일러스트를 그리며 살아왔다.
솔직히 집을 생각하면 나는 마음이 아려온다. 엄마의 집이 “내 열세 번째 주소지쯤”(265쪽)될 정도로 엄마는 수없이 집을 옮겨 다니며 살아야 했다. 엄마가 이집 저집을 떠돌다 정착하게 된 지금의 집은 그냥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엄마의 집’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집을 마련하기 위해 낯선 곳으로 와 몇 년 동안 원룸에서 밤낮 없이 일을 할 때, 난 자신에게 이렇게 독려했어. 지금은 아무것도 원하지 말자.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자. 해내야 할 일만 생각하자. 그것이 막다른 곳에서 나가는 길이야. 일하는 한, 난 밖으로 나가고 있는 거다.”(264쪽) 그래서 그 집은 엄마와 딸에게 너무나 중요하다.
엄마가 그토록 온전한 집 없이 집시처럼 떠돌며 살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아빠에게 있다. 아빠는 내 꿈속에서 “늘 이미 죽은 사람”이다. 나는 심지어 “잠이 깬 뒤에도 대체로 세수를 하기 전까지 나는 아빠가 죽은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았다. 아빠의 죽음은 이제 내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18쪽)다고 생각할 정도다.

멸종한 공룡의 발자국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아빠는 한마디로 “지난 시대의 컴퓨터 용량같이 처량한” 386세대. 아빠는 “밤새 켜져 있는 감방의 백열등과 살진 변소 쥐와 감옥의 목욕탕을” 아직도 잊지 못한 “진실을 택하지도 못했지만, 생존을 택하지도 못한” 그래서 결국 “가정을 저버린 셈”이 된 무능한 가장.
어느 날 아빠가 내게 승지를 떠맡기고 사라져버린다. 승지는 아빠가 엄마와 이혼한 뒤 재혼한 여자의 딸. 그애는 이제 중학교 이학년이다. “만에 하나 엄마와 아빠가 다시 합친다면 어떻게 될까? 승지와 난 한가족이 되고 우린 한집에 살겠지. 엄마와 아빠, 승지와 나, 토끼도…….”(91쪽) 하지만 엄마에게는 아빠와 다시 시작할 의지가 없다.
엄마는 나와 승지를 데리고, 멸종한 “공룡”처럼 사라져버린 아빠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아빠의 친구들을 찾아다닌다. 386세대로, 한때 운동권이었던 그들은 하나같이 엄마에게 뭔가를 숨기는 “공모자들”일 뿐이다. 그들은 알코올중독자이거나 너무 빨리 늙어버렸으며, 잘살아보겠다고 타락했거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들이기도 하다. 그들 때문에라도 사라진 아빠를 찾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엄마의 집
지상 최고의 릴렉스 호텔

엄마와 나, 승지. 그리고 승지의 토끼는 그래서 한동안 ‘엄마의 집’에 가족처럼 모여 산다. 엄마의 집은 내게 “지상 최고의 릴렉스 호텔”(185쪽)이다. 눈을 뜨면 “음식 냄새가 가득하고 부엌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요란”(186쪽)하다.
승지에게 초경이 비치던 날, 엄마는 승지에게 “너는 언젠가 엄마가 될 수 있”(153쪽)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제 “너 자신을 더 잘 보호해야 한다”고. “걱정할 일은 하나 없”(158쪽)다고. 엄마는 그렇게 ‘나’의 엄마만이 아닌 승지의 엄마가 됨으로써, 이 세상 모든 딸들의 엄마가 된다.
“엄만 내가 양성애자면 어때?”라고 묻는 내 질문에 대한 엄마의 대답은, 엄마가 어떻게 자기만의 집을 지을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어. 저마다 자기 생긴 대로,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어, 저마다 자기 생긴 대로, 행복을 찾아야 한다구. 그게 인생인걸. 범죄가 아닌 이상, 누구도 그걸 억압해서는 안 돼.” “그리고, 이성애자라는 정체성이 꼭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보다 덜 위험한 것도 아니야. 어차피 인생이란 숱한 기회들과 선택의 연속인걸. 난 네가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르게, 너의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고 삶의 진실들을 경험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아.”(147쪽)
사라진 아빠가 나타나고, 아빠가 승지를 데려가던 날 승지에게 나는 날 언니라고 부르라고 말한다.

생은 내게 시어빠진 레몬 따위나 줄 뿐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던지지 않고 레모네이드를 만들 것이다

엄마의 집에서 엄마와 살면서 나는 “레몬의 윤리의식”(해설 중에서)을 배운다. 레몬의 윤리의식을 배운 덕분에 나는, “나 자신이 여기 살아 있음을 기뻐”(276쪽)하고 “자주, 자립, 자애, 자위”(185쪽)를 꿈꾼다.
나는 엄마에게 묻는다.
“미스 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내가 엄마인 거.”(271쪽)

『엄마의 집』은 미스 엔의 탄생일 뿐만 아니라 스무 살 대학생 호은의 탄생이기도 하다. “엄마가 저질렀던 오류와 실수로부터도 자유로운 온전한 ‘존재’”(288쪽) “삶에 모욕당하지 않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백 가지 적과 늘 싸울 각오가 되어 있”는 젊은 여성의 탄생이기도 하기에 ‘엄마의 집’은 지상 위에 꼭 지어야 할 집이기도 하다.

추천평

『엄마의 집』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세상의 어떤 딸도 엄마를 온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전경린은 이 소설에서 억지로 화해를 가장하지 않는다. 공연한 감상에 젖지도 않는다. ‘저기 한 여자가 있구나……’ 딸이 다만 담담한 긍정의 시선으로 엄마라는 동성을 마주 볼 때, 그것은 모녀관계를 넘어 한 인간이 또 다른 인간과 동등하게 사귀는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엄마와 딸이 함께 나누는 것은 ‘집’만이 아니라 소소한 기쁨과 상처, 사랑, 그리고 불굴의 삶이다. 전경린만의 문장들은 여전히 그대로 팽팽한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그 긴장들 사이사이, 한층 따뜻해진 그녀의 손길이 우리의 이마를 가만히 짚어준다. 그러니 누가, 그 집의 창문을 똑똑 두드리고 싶지 않겠는가?
정이현 (소설가)
『엄마의 집』은 더이상 젠더로서의 남성도 여성도 존재하지 않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의 21세기 버전이다.
김형중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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