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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개정판
전경린
다산책방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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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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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방문객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물속 반딧불이 정원
생일 파티의 구성원들
니니와 윙윙
국제 어두운 밤하늘 협회
일요일의 통증
유전
순간들의 심연
내 존재의 강물
에필로그 레몬
초판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全鏡潾, 본명:안애금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밖으로 표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3년 가까이 사람들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들어앉아 많은 글을 써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밖으로 표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3년 가까이 사람들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들어앉아 많은 글을 써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화 된 바깥 세계 사이의 작용과 긴장과 요구 속에서 갈등하는 여성과 여성적인 삶이 문학적 관심사다.

작가의 본명은 안애금. 전혜린을 연상시키는 전경린이라는 이름은 옛날 신춘문예에 응모할 때 임시로 지었다. 당시 누가 `린'이라는 화두를 주었고, 차례대로 `경'과 `전'을 추가해서 `전경린'이라는 이름을 완성시켰다. 작가도 물론 `전혜린'을 떠올렸다. 작가는 전혜린을 좋아한다. 그리고 전혜린뿐 아니라 나혜석, 윤심덕 더 올라가서 황진이까지 소위 강한 자의식 때문에 고통 받고 분열될 수밖에 없었던 선각자적 여성을 좋아하고 흠모한다.

1963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으며 경남대학교를 졸업하고, 마산 KBS에서 음악담당 객원 PD와 방송 구성작가로 근무했다. 그 후 운동권이었던 남자와 결혼하여 딸과 아들을 낳고 평범한 주부로 살다 둘째를 낳은 후인 1993년부터 본격적인 습작에 들어갔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사막의 달」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하였으며 1997년 「염소를 모는 여자」로 제29회 한국일보 문학상, 1997년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로 제2회 문학동네 소설상, 1998년 단편소설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으로 21세기 문학상, 2004년 단편소설 「여름휴가」로 대한민국소설문학상 대상, 2007년 단편소설「천사는 여기 머문다」로 제3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염소를 모는 여자』, 『바닷가 마지막 집』, 『물의 정거장』,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열정의 습관』,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황진이』, 『엄마의 집』과 어른을 위한 동화 『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 『붉은 리본』, 『나비』 등이 있다.

전경린의 베스트셀러인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은 2002년 변영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가정의 틀안에서 안주하던 한 여성이 내면에 지닌 혼란스런 욕구를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나타나는 일탈과 매혹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천사는 여기 머문다」는 인간 본성의 양면성을 섬세한 문체와 절제된 기법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삶의 현실에 대한 고뇌와 갈등을 내면화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대표적인 작품 『엄마의 집』에서는 처녀의식을 가진 엄마들에게 “미스 엔”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아버지에게도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종속당하지 않는 미스 엔이 그녀의 소설 속에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여성들의 욕망에 주목해 온 작가답게, 현실의 엄마가 놓인 지형을 넘어서는 대안적이고 이상적인 집의 전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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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27*188*20mm
ISBN13
9791130663227

책 속으로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초조한 갈망이 담긴 두 눈이 작은 짐승처럼 절실하게 나를 바라보면, 나는 그만 사로잡힌 듯 동요되었다. 동요는 처음엔 미처 느끼지 못했지만, 차차 파문처럼 가슴에 동그라미를 그려갔고 점점 더 강하게 소용돌이쳤으며 마침내 나의 몸과 나의 시간과 내 공간을 뒤흔드는 전율로 변해갔다.
--- p.82

엄만 이 인생에 얼마나 깊이 파고들었을까? 엄마에게 생의 가장 깊은 곳은 어디일까? 지금 이곳일까? 아니면 지나간 어느 시간, 어느 장소일까. 아니면 아직도 엄마는 무엇을 찾고 있을까?
--- p.135

세상이 아전인수의 장이며 거짓말의 바벨탑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은 성숙일까? 절망일까? 아니면 그게 바로 삶일까? 그런 때면 세상에서 현실적으로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생기면서 버섯처럼 마음이 차갑게 식곤 했다. 겨우 스무 살에 말이다.
--- p.167

진실은 실은 표면에 드러나 있는데, 보지 못할 뿐이라고 한다. 그 많은 진실들을 다 놓쳐버리고, 우린 무지와 오해 속을 살아간다.
--- p.174

사랑이 시작되면 나는 두근거림보다 먼저 슬픔에 젖을 것 같다. 내 속의 어둠과 허기와 이기심을 들여다보며, 나는 사랑을 시작할지 말지 망설일 것이다. 나 같은 인간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평생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 p.180

“사랑은 그런 거야.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그때 함께 있든, 혹은 헤어져 있든, 무사한지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결국 끝이 나. 삶은 사랑의 열정이 아니라 인간의 도리로 사는 거거든.”
--- p.193

“타락이란, 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사는 거야.”
--- p.227

나는 색색의 종이배를 창문 아래로 하나씩 떨어뜨리고 두 팔을 활짝 펼쳤다. 세상을 향해 무언가를 구하는 간절한 마음과 무언가를 주고 싶은 다정한 마음이 똑같이 차올랐다. If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생은 시어빠진 레몬 따위나 줄 뿐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던지지 않고 레모네이드를 만들 것이다.

--- p.278

출판사 리뷰

인생의 모순을 직조하는 작가 전경린의 귀환!
시대를 앞서 출발해 마침내 우리 앞에 도착한 질문

존재의 모순과 균열을 깊이 응시하며 한국문학에 독보적인 목소리를 더해온 작가 전경린. 그는 시대가 요구하는 전형성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왔다. 특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관계의 진실과 허상, 사랑이라 포장된 집착과 자유 사이의 경계를 언제나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전경린의 문장은 반복되는 일상의 관성을 깨뜨리며, 애써 외면했던 질문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시처럼 아름다운 문체로 언어의 매력을 일깨운다." 영국 출신의 한국문학 번역가 소피 보우만은 가장 사랑하는 한국작가로 전경린을 꼽으며 이같은 찬사를 건넸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전경린의 소설 속 구절이 너무 마음에 들어 "책장을 찢어" 가지고 다니며 읽었노라 고백한 바 있다. SNS에는 "전경린의 문장만으로 힘겨운 시간을 버텨냈다" “작가 전경린은 몰라도 전경린의 문장은 모르고 지나칠 수 없다”라는 독자들의 열렬한 간증으로 넘친다. 이처럼 그는 시대를 초월하는 언어의 근원적 아름다움을 선보이며 독자들의 영혼 깊숙한 곳을 어루만진다.

그런 전경린의 장편소설 『엄마의 집』이 출간 18주년을 맞아 『자기만의 집』이란 새 이름으로 다시 독자를 만난다. 이 책은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의 마음에 고요한 파문을 일으키며,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생의 본질을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아 왔다. 더욱이 가족이란 테두리가 흐릿해지고 사랑의 의미가 불투명해져 삶의 목적과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워진 지금, 이 소설은 처음 출간되었던 2007년보다 더욱 답이 절실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우리는 가장 본질에 가까운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있을까?"

“진짜 어른이 되면 말이야. 타인에게서 사랑을 바라지 않아.”
- 자신의 가장 내밀한 상처와 치부를 직면하고서
이윽고 세상을 향해 내딛는 스물한 살의 첫 발걸음


이야기는 뜻밖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어느 화창한 오후, 엄마와 오래전에 이혼한 아빠가 트럭을 몰고 불쑥 호은 앞에 나타난다. 그러고는 중학교 2학년인 이복동생 승지를 엄마 윤선에게 맡겨달라는 알 수 없는 부탁만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갑작스러운 요청에 윤선은 당황하지만, 이내 호은과 승지를 차에 태우고 사라진 아빠를 찾아 고속도로를 달린다. 집과 직장, 오래된 친구들 찾아 추적하지만, 발자국만 남긴 채 멸종한 공룡처럼 아빠의 행방은 묘연할 뿐이다.

끝내 아빠를 찾지 못한 채 다시 윤선의 집으로 되돌아온 호은은 윤선, 승지와 함께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고속도로 위에서, 그리고 윤선과 승지 사이에서, 갓 스물을 넘긴 대학생 호은은 부모와 함께 살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오래된 기억의 파편 사이를 헤맨다. 자신이 손 쓸 틈도 없이 흔들리는 가족 관계, 오해와 질투로 엇갈렸던 마음과 그래서 어려운 사랑, 막막하고 두려운 미래까지. 호은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정답’을 묻고 또 묻는다.

수많은 질문 끝에 호은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겉보기엔 모두가 비슷하게 사는 듯 보이지만, 사람들에겐 저마다 끝끝내 건너야 할 “인생의 강”이 있다. 사는 게 이토록 힘든 이유는 미숙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법을 처절하게 배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고독과 혼란을 견디며 살아간다. 하지만 서툴게 내딛던 발걸음도 쌓이면 결국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 어쩌면 그 길이 곧 자기만의 집은 아닐까.

"혼자가 외롭다는 건,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오해야.
사람은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어서 외로운 거야.”
- 인생의 모든 슬픔과 의문 속에서
제 한 존재를 버틴다는 것에 대하여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삶의 본질이 결국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것'임을 보여준다. 인생의 굴곡을 받아들이고, 모순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본질에 가까워진다. 자식이라 할지라도 부모의 선택을 전부 이해할 수 없다. 상대에 대한 사랑이 때로는 집착이란 오해를 낳아 관계를 파탄으로 이끌며, 토끼에게 이름을 붙여 기르는 낯선 이복동생과도 자매가 될 수 있다. 호은은 굴곡진 관계를 하나씩 인정하면서, 자신 역시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받아들인다.

삶의 본질은 문제를 사는 것입니다. 곳곳에서 모순을 보면서도 굴절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찾아다녀야 합니다. 목에 걸린 가시같이 모순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_《채널예스》 작가 인터뷰 중에서

소설에서 말하는 '자기만의 집'이란 단순히 벽돌과 시멘트로 지어진 물리적인 장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곳은 자신의 결핍과 상처, 실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동시에 한 사람이 온전히 깃들 수 있는 안식처이자,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의 터전이다. 자기만의 집을 찾은 호은이 더 이상 잃어버린 것을 그리워하며 아파하지 않고, 구할 수 없는 정답을 찾기 위해 방황하지 않듯이.

"생은 내게 시어빠진 레몬 따위나 줄 뿐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던지지 않고 레모네이드를 만들 것이다." _278쪽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러 호은은 다짐한다. 그것은 대책 없는 낙관이 아니라, 쓰디쓴 현실조차 외면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의이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빛나는 생의 기록, 『자기만의 집』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삶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느냐고. 인생이라는 미완의 설계도면 앞에서 우리는 모두 서툰 건축가일 뿐이다. 전경린만의 예리한 문장들로 빛나는 이 소설은 삶이 낯설고 서툰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각자의 방식대로 집을 지어가도 좋다는 은은한 허락이 되어줄 것이다.

추천평

책을 읽는 동안 느껴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리움과 형체 없이 나를 끌어안는 이 안정감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재혼한 아빠의 딸인 이복 여동생 승지와 함께 호은이 찾아간 곳은 엄마 윤선의 집이다. ‘부모님 집’이나 ‘본가’ 혹은 ‘아빠 집’도 아닌, 오직 ‘엄마의 집’이라 불리는 공간. 낯선 단어 하나 없지만 묘하게 낯설다. 익숙한 듯 멀게 느껴지는 이곳은 잔인하리만큼 허상에 가까운 공간인데, 그 허상과 허구가 만든 위로는 온몸으로 체감된다. 노스탤지어란 이런 것이구나. 내게 없는 고향을 찾은 것만 같다. 책을 읽는 내내 그리움과 안정감이 끝없이 불어온다. 존재하지 않는 고향 땅에서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과 싸운다. 투쟁하고, 원망하고, 오해하고, 분노하지만 기어코 사랑한다. 모두가 자기만의 집을 만들어가는 여정을 그린 이 책은 그 전부를 이겨내는 것이 사랑이라 가르친다. 나는 듣지 못한 진심들을 이곳에서 듣는다. 이 책이, 이 글이, 이 문장들이 나의 방이자 자기만의 집이다. - 천선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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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세속적이다. 하지만 아름답구나”
    [리뷰] “세속적이다. 하지만 아름답구나”
    202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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