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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밟고 하는 사랑은 언제나 흙이 묻었다
황주리
생각의나무 200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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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마음, 얼굴, 목소리
장마
옛사랑
타인
패션쇼
불나방
라이벌
천국
행운
타인
일기
돌과 보석
어른
우물 속에서 해본 몇 가지 생각
아이쇼핑
쇼팽
창문
속담
첫사랑 언덕
빨강에 대하여
여행
기차
잘 늙는 법
사랑
사랑


글미
무는 개가 되라
킹카

편지
안경
세월
인생
신앙
친구
자살
상상력
지리산
동사서독
풍경
1994년 7월 8일의 일기
폭력

여행과 독서의 차이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
행복
행복
여백, 낙서, 혹은 수수께끼
휴머니즘
인연
시계
싱크대
달팽이
상처
청춘
침묵의 소리

정거장
택시

삶과 꿈
희망가
아줌마

우리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자
행복의 발견
딩동댕 지난 여름
앞만 보고 걸어라

뉴욕행 비행기
고려장

선물
날씨 탓
유희
뾰족구두
사막
버리며 살기
2000년 1월 1일 오전 3시 10분
다마고찌 이야기
심연
비 오는 날엔 삼청동에 가자
흔적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ㄴ는다

붕어빵
축제

가난
고독
내 마음은 호수
체리 향기

저자 소개 1

화가 황주리는 산문가며 소설가다. 기발한 상상력과 눈부신 색채로 가득한 그의 글과 그림은 삶의 순간들에 관한 고독한 일기, 다정한 편지이며, 촘촘하게 짜인 우리들 마음의 풍경화다. 산문집 《산책주의자의 사생활》, 소설 《마이 러브 프루스트》 등을 펴냈다. 현재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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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48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87951

책 속으로

아마도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삶에 대한 어리광과 자기 자신에 대한 미성숙한 연민일 것이고, 잃지 않고 지녀야 할 것은 타인에 대한 관용과 욕심부리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는 여유 같은 것이리라. 하지만 잘 늙는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늙음의 증후군은 세월이 점점 더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 게다.
--- p.57

삶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것이라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그 선물을 가슴 벅차게 뜯어보는 일이 아닐까? 비록 겹겹이 포장된 수많은 상자들 속의 마지막에 콩알 하나가 숨겨져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렇게 생각해야 옳다.
만일 당신이 외롭다면 그 외로움조차 당신에게 주어진 선물인지 모른다. 그 선물을 가지고 비빔밥이나 스테이크, 잡채나 오믈렛, 혹은 진주를 빚거나 밀가루 반죽도 제대로 못하거나, 그 어떤 요리를 만들든 그것은 모두 당신 탓이다.
--- p.167

나는 늘 버리며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지니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까닭에 워낙 짐이 많은 탓도 있지만, 이 짐들을 껴안고 도대체 어쩌겠다는 건가 싶은 것이다. 그래서 웬만한 것은 대충 버리면서 산다. 그러다 보니 버리지 않아야 할 물건들을 버리는 일이 많다.
쓸 만한 것은 남에게 다 주어버리도 남은 것은 대충 버린다. 나중에 꼭 필요할지도 모르는 것을 눈 딱 감고 내다 버리는 내 용감한 습관은 때로 위험수위에 이르기도 한다.
정말 끝까지 버리지 말아야 할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자존심이라든지 용기라든지, 희망이라든지…….

--- p.179

출판사 리뷰

지친 영혼에 위안을 주는 황주리의 그림 에세이
“땅을 밟고 하는 사랑은 언제고 흙이 묻었다.” 빨간 줄이 그어져 있는 이 구절을 처음 읽은 것은 아마도 내가 중학교 이 학년 때쯤인 것 같다. 이상의 영전에 받친 김기림의 이 시 구절은 늘 내 마음속에 살아 있었다. 나는 이 구절을 이렇게 내 나름대로 해석한다. 사람의 사랑도 삶도 완전한 것은 이 땅 아래 없느니, 그저 너그럽게 한 생을 보내라고. 「책머리에」중에서

황주리는 80년대 중반 신구상주의 계열의 가장 주목받는 젊은 화가의 한 사람으로 떠올라 화려한 원색과 열린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하였으며, 87년 이후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90년대 들어 더욱 심화된 문명비판적 시각을 바탕으로 한 흑백 그림들과 설치작업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도시적 인간의 내면세계와 인간상황을 시적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한 그녀의 작품들은 늘 문명비판적 관찰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구경꾼의 일기이다. 그곳에서 중요한 것은 타자를 들여다보는 관찰자의 시선이다. 그녀에게는 이세상의 모든 사물이 그림이 그려지기를 기다리는 빈 캔버스이다. 그녀는 인간의 모든 흔적을 유적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고고학자가 깊숙한 곳에 숨겨진 장소를 발굴하여 그곳에 이름을 붙이는 고고학자의 기분으로 오브제 작품들을 만든다. 그녀에게 있어 모든 일상, 어떤 사물을 바라보고 느끼고 물건을 사는 일까지가 그림 그리는 일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의 작품들은 우리들의 삶과 예술이 서로 스며들고 만나는 기념비적 특성을 지닌다.
어린 시절부터 원고지를 캔버스 삼아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던 그녀는 뛰어난 산문가이기도 하다. 삶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는 그녀의 짧은 글들은 읽는 이들의 마음에 짙은 여운을 남긴다. 그녀에게 있어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은 그림이 그려지기를 기다리는 빈 캔버스인 동시에 언어의 명명을 기다리는 조형적 관념이다. 캔버스 외에도 안경과 돌과 오래된 목기 등에 그려진 그녀의 그림들, 그리고 그림으로 다 못그린 삶의 모습들을 그려낸 산문들은 사라지는 순간순간들을 지금 여기에 못박아두는 ‘시간채집’이다.
황주리의 그림과 삶의 드라마틱한 국면에서 채집한 진실을 포착해낸 짧은 글이 어우러진 이 에세이집은 “지나간 시간들과 조우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졌으며, 필자 자신과 비슷하게 닮았을 우리들 안의 마음의 풍경들이기도 하다.

단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을 살아가는 당신들을 위한 이야기
황주리의 글들은 지나쳐버리 쉬운 잔상들과 잊혀져가는 기억들을 잘 포착하여 삶의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는 우리의 감성을 일깨운다. 하나의 사물이나 사건에 초점이 맞추어져 생성되는 기억은 마치 영화필름이 펼쳐지는 것과도 같다. 그 기억의 층위에서 펼쳐지는 깊은 회한을 자아내는 자신의 이야기는 과거에서 지금의 자신으로 위치를 재조정한다. 지금의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을 긍정하는 시선은 “살아 있음이 얼마나 축복인가”를 절감하게 한다. 이러한 긍정의 힘이 순전한 독백 속에서 시작된 그녀의 이야기를 타인과의 깊은 공감으로 이어지면서, 잠들어 있는 ‘생의 의지’를 일깨운다.

미술 평론가 윤집섭은 황주리의 그림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낀, 온갖 물상과 자신과 타인,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매우 유장해서 쉽게 그칠 것 같지가 않다. 아마 그 이야기는 그녀가 생을 다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황주리의 그림, 그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세계」에서)라고 하였다. 황주리의 글 또한 그녀의 그림처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며, 회화의 연속선상에서 이어지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으로서의 또 하나의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뛰어난 시각적 상상력이 담긴 황주리의 이 에세이집은 군더더기 없는 농축된 언어로 읽는 이의 마음에 울림을 주며, 아울러 선물처럼 주어진 단 한 번뿐인 삶을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위안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한다.

추천평

황주리의 글은 일상과 시간의 안쪽에 고인 감정들을 배어나오게 한다. 그 여자의 마음은 흘러가는 시간과 풍경들을 곡진히 애무한다. 여기에 묶인 글들은 그 쓰다듬기의 흔적들이다. 황주리의 그림은 일상의 풍경들을 화폭 안으로 끌어들여 거기에 내밀한 말을 건다. 나는 그 여자의 그림에서 말하기의 갈망을 느낀다. 그 갈망은 말하여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김훈 (자전거레이서)

황주리의 그림은 농밀한 시적 서정으로 구성된 서사적 질서의 ‘마술’이다. 나는 원고를 읽으면서, 그 마술이 꾸준히 훈련되어진 비범한 문학적 재능에 의한 결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이는 뛰어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면서 삶의 비의를 시적 직관으로 포착하는 ‘타고난 시인’인 것이다.
- 전경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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