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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 미발표 유고 아홉 편 척각 거리 수인이 만들은 소정원 육친의 장 내과 골편에 관한 무제 가구의 추위 아침 최후 · 오감도 시제1호 시제2호 시제3호 시제4호 시제5호 시제6호 시제7호 시제8호 시제9호 시제10호 시제11호 시제12호 시제13호 시제14호 시제15호 · 조감도 2인--- 1 2인--- 2 신경질적으로 비만한 삼각형 LE URINE 얼굴 운동 광녀의 고백 흥행물 천사 · 무제 명경 1933, 6, 1 꽃나무 이런시 거울 무제 지비 지비 1, 2, 3 ㆍ소ㆍ영ㆍ위ㆍ제ㆍ 무제 파첩 정식 가외가전 · 이상한 가역반응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의 유희 수염 BOITEUXㆍBOITEUSE 공복 · 역단 화로 아침 가정 역단 행로 · 삼차각설계도 선에관한각서 1 선에관한각서 2 선에관한각서 3 선에관한각서 4 선에관한각서 5 선에관한각서 6 선에관한각서 7 · 위독 금제 추구 침몰 절벽 백화 문벌 위치 매춘 생애 내부 육친 자상 · 건축무한육면각체 AU MAGASIN DE NOUVEAUTES 열하약도 진단 0:1 이십이년 출판법 차8씨의 출발 대낮 이상 연보 |
李箱, 김해경金海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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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하게도혈홍(血紅)으로염색되지아니하고하이얀대로
뺑끼를칠한사과를톱으로쪼갠즉속살은하이얀대로 하느님도역시뺑끼칠한세공품을좋아하시지- 사과가아무리빨갛더라도속살은역시하이얀대로. 하느님은이걸가지고인간을살작속이겠다고. 묵죽(墨竹)을사진촬영해서원판을햇볕에비쳐보구료-골격과같다. 두개골은석류같고 아니 석류의음화(陰畵)가두개골같다(?) 여보오 산사람골편을보신일있수? 수술대에서- 그건죽은거야요 살아있는골편을보신일있수? 이빨! 어마나- 이빨두그래골편일까요. 그렇담손톱두골편이게요? 난인간만은식물(植物)이라고생각됩니다. ---「골편(骨片)에 관한 무제」중에서 나의아버지가나의곁에서조을적에나는나의아버지가되고또나는나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고그런데도나의아버지는나의아버지대로나의아버지인데어쩌자고나는자꾸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니나는왜나의아버지를껑충뛰어넘어야하는지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 ---「시제2호」중에서 역사를하노라고 땅을파다가 커다란돌을하나 끄집어내어놓고보니 도무지어디서인가본듯한생각이들게 모양이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것을메고나가더니 어디다갖다버리고온모양이길래 쫓아나가보니 위험하기짝이없는큰길가더라. 그날밤에 한소나기하였으니 필시그돌이깨끗이씻겼을터인데 그이튿날가보니까 변괴로다 간데온데없더라. 어떤돌이와서 그돌을업어갔을까 나는참이런처량한생각에서아래와같은작문을지었도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수없소이다. 내차례에 못올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혼자는 꾸준히생각하리다. 자그러면 내내어여쁘소서』 어떤돌이 내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보는것만같아서 이런시는 그만찢어버리고싶더라. ---「이런시(詩)」중에서 문을암만잡아당겨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조른다. 나는우리집내문패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減)해간다. 식구야봉한창호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鍼)처럼월광이묻었다. 우리집이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수명을헐어서전당잡히나보다. 문을열려고안열리는문을열려고. ---「가정(家庭)」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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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화 같은 이상의 시를 필사하며 시인의 마음과 일치하는 기쁨을 얻는다
이 시집은 문학가 이상의 『이상 전집』 제2권을 초기본 순서 그대로 정리하여 첫 발간 당시의 의미를 살리되, 표기법은 원시의 느낌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게 현대어를 따름으로써 읽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였다. 또 그의 시를 ‘필사’할 수 있도록 하여, 각 시를 창작해 낼 때의 시인 이상의 마음 상태 및 고난의 시대로부터 느껴야 했을 그 정서를 최대한 공감해 보도록 해 두었다. 직접 베끼어 쓰는 필사는 작가 지망생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서 습작하는 가치 또한 충분하다. 좋은 글을 필사하게 되면 문학작품을 쉽게 훑고 지나가거나 도식적인 해석을 하지 않게 됨으로써, 창작의 상태와 창작자의 마음을 읽는 안목이 키워진다. 필사란 타인의 마음, 생각, 감정 등을 따라 공감하고 이해하고 소화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자신을 잃기 쉬운 이 시대에 ‘필사’가 독자들의 커다란 사랑을 받는 이유이다. 여기에 실린 이상의 작품 가운데는 일본어에 한자를 섞어 창작한 원작들이 꽤 있다. 그래서 이상의 추상적이고 난해한 시들, 게다가 띄어쓰기를 무시한 대다수의 시들을 한글로만 써서는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 일이 어렵다. 그리하여 가깝게 다가오지 않는 작품 속 단어들의 경우 ‘한자’ 표기를 병행하고 각주로 해설을 해 두어 이상의 작품들을 조금이나마 편히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천재 시인 이상과 인간 이상의 간극만큼 커다란 그의 작품들 이상의 문학작품 가운데 특히 시를 처음 읽게 되면 그 난해하고 추상적인 전개로 인해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시풍의 매력으로 인해 곧 이상의 시를 해석하여 ‘이상’이라는 사람을 온전히 느끼고 알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런데 이상의 작품을 통해 이해하는 ‘예술가’ ‘건축가’ ‘천재’ 이상의 느낌과 달리, 이상의 서한문을 통해 알게 되는 그의 모습은 또 완전히 다르다. 가족이나 친구, 애인 등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생활주의자 이상은 보통의 우리네 모습이자 보통의 이웃과도 같은 모습인 것이다. 이상의 그 바람을 알게 되는 순간 이상과 이상의 작품들은 더욱 새롭고도 신선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의 작품들은 여전히 해석 중인 채로 난해하게 남겨진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문학가들은 이상의 정신세계와 고독과 외로움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이상의 시대, 이상의 천재성, 이상의 개인사들을 탐색하며 한 발 한 발 그의 작품세계로 발을 내딛어 나갔다. 그렇게 이상이 생전에 발표한 글 및 그의 유고, 이상의 습작 노트, 그 외의 발굴 자료 등을 조사 정리하는 가운데 이상의 작품들은 조금씩 해석되었고 그의 이야기들은 완결 없는 진행형으로 우리에게 전달되어 오고 있다. 이 책은 1956년 문학가 임종국이 이상의 시와 산문 작품을 모아 발행한 『이상 전집』 제2권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그중 임종국의 잘못된 해석과 잘못 인쇄된 오자들을 바로잡아 발간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