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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아무도 못말리는 M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두번째 변종 죽은 자가 무슨 말을 매혹적인 시장 오르페우스의 실수 옮기고 나서 |
Philip K. D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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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헨드릭스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헨드릭스는 소년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소년은 곰인형을 끌어 안으며 아무 말없이 헨드릭스를 따라 걸었다.
"이름이 뭐냐?" 몇분 후, 헨드릭스가 물었다. "데이비드 에드워드 데링." "데이비드? 음, 엄마, 아빤?" "죽었어요." "어떻게?" "폭탄이 터지면서." "언제 돌아가셨어?" "6년 전." 헨드릭스가 걷는 속도를 늦추었다. "그럼 6년 동안 혼자였던 말이냐?" "아뇨. 다른 사람하고 같이 있었어요. 다 떠나갔지만." "그럼 그 뒤로 계속 혼자였던 거니?" "네." 헨드릭스는 소년을 내려다보았다. 말이 없는 이상한 아이였다. 그리고 매우 우울해 보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아이들은 으레 그러했다. 대개가 조용하고 침울했다. 게다가 이상한 숙명론에 빠져 있었다. 어떤 일이 닥쳐도 놀라거나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체념하듯 받아들였다. 도덕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정상적이고 당연한 것은 이제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관습, 관례, 풍습 등 생활 방식을 결정하는 모든 요소들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오직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경험만이 기억으로 남았다. "내가 너무 빨리 걷니?" 헨드릭스가 물었다. "아뇨." "음, 그런데 어떻게 날 보게 됐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기다려?" 헨드릭스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뭘 기다렸는데?" "뭘 잡으려고." "어떤 걸 말이니? "먹을 거요." (...) 헨드릭스는 현기증이 났다.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일어났다. 헨드릭스는 포위되었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러시아 군인들의 총에 맞아 죽어버렸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데이비드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남은 시체가 땅 위에 뒤덮였다. 세명의 군인은 헨드릭스를 진지하게 내려다보았다. 헨드릭스는 코에서 쏟아지는 피를 닦고 가루가 된 재를 뱉었다. 정신을 차려보려고 머리를 흔들기도 하였다. "왜 그랬소?" 그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저 소년 말이요." "왜라고?" 군인 한 명이 헨드릭스를 거칠게 잡아 일으켰다. 그리고는 헨드릭스의 고개를 돌렸다. "자, 봐요." 헨드릭스는 눈을 감아버렸다. "보라구요!" 두 명이 그를 앞으로 끌고 가며 말을 계속했다. "어서 봐요. 서둘러야 한다구.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양키!" 헨드릭스가 눈을 떴다. 순간 숨이 멎었다. "봤소? 이제 이해가 가요?" 데이비드가 있던 곳에는 금속 톱니바퀴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번쩍거리는 금속 중계기. 각종 부품과 전선. 러시아 군인 하나가 남은 시체를 발로 걷어찼다. 부품들이 튀어나와 사방으로 굴렀고 톱니바퀴와 스프링도 튀어나왔다. 플라스틱 부품은 움푹 들어간 데다 반이 숯덩이처럼 타버렸다. 헨드릭스가 몸을 떨며 상체를 구부렸다. 얼굴은 완전히 벗겨져 뇌가 그대로 드러났다. 복잡한 뇌구조, 전선, 계전기, 스위치, 수많은 작은 볼트들 - "로봇이에요." 러시아 군인이 헨드릭스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저게 당신을 쫓아오는 걸 봤어요." --- pp 110~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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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소개되는 필립 K. 딕의 중단편집인 이 책은 SF계의 고전으로 자리매김된 작품들만 엄선했다. 모두 3권으로 각각의 개별 제목으로 출판된다. 제1권 [마이너리티 리포트], 제2권 [죽은 자가 무슨 말을](5월 말 출간 예정), 제3권 [사기꾼 로봇]이다. 필립 K. 딕의 총 100여 편의 중단편 소설 가운데에서 엄선된 작품집으로 각권에 7편~10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SF를 문학작품으로 끌어올린 필립 K. 딕의 작품집은 국내 SF 독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생각된다. 한 작품 한 작품이 모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 내고 있는 필립 K. 딕은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SF의 딱딱한 느낌보다는 살아있고 감동이 전해지는 문학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는 필립 K. 딕의 소설적 상상력을 다양하게 만끽할 수 있다. 영화 <스크리머스>의 원작인 <두 번째 변종(Second Variety)>은 많은 SF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인간의 통제력을 상실한 테크놀러지에 도리어 인간이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이 주제다. 하지만 기존 영화들에서는 보기 힘들게 진화한 변종 중 하나가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 작품의 후반부에서 아이 모습을 한 변종들을 완전히 쓸어버리는 부분은, 기존 SF소설들에서 아이에 대한 태도를 뒤엎는 일종의 상당한 파격을 보여주고 있다. 필립 K. 딕은 인간의 기억까지도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재치를 부린다. 영화 <토탈 리콜>의 원작 소설인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의 배경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먼 미래, 직접 여행을 가지 않고도 기억의 주입만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다. 이 작품들 외에도 그의 다양한 상상력을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 제2권 『죽은 자가 무슨 말을(What The Dead Say)』에 수록되어 있다. 수많은 독자들이 필립 K. 딕을 그 어느 누구도 필적할 수 없는 과학 소설의 귀재로 여기고 있다. 1982년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로, 딕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계속 고조되었고,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비평가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그의 명성 또한 더욱 유명해지게 되었다. 현재 매년 뛰어난 과학 소설 작품을 대상으로 필립 K. 딕상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으며, 그리고 필립 K. 딕협회가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와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 그의 소설들을 국내에서는 만나보기가 쉽지 않았었다. 제1권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이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필립 K. 딕의 주옥 같은 단편들을 만나볼 수 있으므로 이 책은 가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