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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페이첵
2. 존의 세계 3. 황혼의 아침식사 4. 작은 도시 5.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6. 가짜 아빠 7. 우브는 죽지 않았다 8. 안정성 9. 옮기고 나서 |
Philip K. D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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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존의 환영이 이해가 갑니다.” 캐스트너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 아인 시간에 대해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평형감각을 갖고 있었어요. 또 다른 미래를 내다보는 감각이었을 겁니다. 타임 십이 완성되어 가면서 존의 환영도 점점 뚜렷해졌어요. 환영이 점점 사실로 변해갔다는 뜻이죠.”
라이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우리 앞에는 이전과 전혀 다른 사고의 지평이 열렸습니다. 중세 성인들의 신비스런 환영의 정체를 깨닫게 된 거죠. 어쩌면 그들의 환영은 다른 미래, 다른 시간의 흐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지옥의 환영은 현재보다 나쁜 시간의 흐름, 천국의 환영은 현재보다 나은 시간의 흐름이었을 겁니다. 우리가 사는 시간은 그 중간 어디쯤이 되어야 해요. 그리고 영원히 변치 않는 세상의 환영이어야 합니다. 어쩌면 시간을 초월한 깨달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르죠. 그것도 시간 밖으로 보이는 또 다른 세상이 아니라 바로 이 시간 연속체에. 하긴 좀더 생각해 볼 문제겠지만.” 우주선은 공원 가장자리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캐스트너는 창가로 달려가 바깥에 펼쳐진 나무숲을 내다보았다. “우리 집에 예전부터 간직해온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 저런 나무들 그림이 있었죠.” 그의 얼굴이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변했다. “바로 우리 옆에 있는 이 나무들이었어요. 후추나무요. 저기 저 쪽에 있는 것은 사람들이 상록수라고 부르는 나무예요. 1년 내내 똑같은 모습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죠.” 캐스트너는 서류가방을 힘껏 움켜쥐었다. 그리고 출입문으로 다가갔다. “나가서 사람들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도 나누고. 철학적인 대화, 좋잖아요?” 그는 라이언을 향해 씩 웃었다. “철학은 그전부터 내가 좋아하던 주제였거든요.” --- <존의 세계>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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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날쌔게 문으로 다가갔다. “그래, 믿는 거야.” 그가 손을 들어올리며 중얼거렸다.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지.”
“뭘-뭘 말입니까?”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자신감 말일세.” 키를 갖다 대자마자 문이 활짝 열렸다. 햇빛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는 총을 앞으로 겨눈 채 문을 나섰다. 경비병 셋이 총을 보더니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 정문이 바로 앞에 보였다. 그건 숲이 머지않음을 의미했다. “다들 비켜.” 제닝스의 총이 강철로 만든 무거운 빗장을 향해 불을 뿜었다. 쇳덩이가 화염에 휩싸이며 흐물흐물 녹아 내렸다.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놈을 막아!” 그를 쫓아 통로를 뛰쳐나온 경비병들이 마구잡이로 몰려들었다. 제닝스는 연기가 자욱한 문 위로 몸을 날렸다. 부서진 쇳조각들이 살갗을 마구 스쳐갔다. 연기 속을 뚫고 달렸다. 그는 땅바닥에 고꾸라지면서 데굴데굴 굴렀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른 뒤 급히 나무 사이로 몸을 던졌다. 밖이었다. 그는 결코 나를 저버리지 않았어. 키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모르고 잠깐 실수를 했던 거야. 그는 터질 듯한 가슴을 부여잡고 나무 가지를 헤집으며 미친 듯이 달렸다. 공장도, 사람들 목소리도 점점 멀어져 갔다. 서류는 그의 손에 있었다. 이제 그는 자유였다. --- <페이첵>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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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K. 딕의 SF 걸작선 시리즈(전 4권) 소개
1권 :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위블>,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나이>, <우리라고요!>, <마이너리티 리포트>, <물거미>, <퍼키 팻의 전성시대>, <완벽한 대통령>, <그래, 블로벨이 되는 거야!> 2권 : 죽은 자가 무슨 말을 <아무도 못 말리는 M>,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두 번째 변종>, <죽은 자가 무슨 말을>, <매혹적인 시장>, <오르페우스의 실수> 3권 : 사기꾼 로봇 <전기 개미>, <사기꾼 로봇>, <전쟁놀이>, <지도자에 대한 믿음>, <수정구슬의 비밀>, <피리 부는 사람>, <최후의 수비대>, <식민지> 4권 : 페이첵 <페이첵>, <존의 세계>, <황혼의 아침식사>, <작은 도시>, <우리가 진정 원한 것은>, <가짜 아빠>, <우브는 죽지 않았다>, <안정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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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라는 장르에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 필립 K. 딕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더라도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토탈리콜>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필립 K. 딕은 이 영화의 원작을 포함하여 수많은 SF 소설을 남긴 작가이다. 위 영화의 원작은 각각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을 꿈꾸는가?>와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인데, 두 작품은 모두 인간의 정체성 상실을 주제로 삼고 있다. 두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에 가까운 복제 인간들 때문에, 혹은 자신의 기억을 대신 다른 기억이 이식되면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된다. 이번에 소개하는 <필립 K. 딕의 SF 걸작선>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집인 《페이첵》에서도 역시 인간의 실존 문제에 대한 작가의 집요한 탐구는 계속된다.
이번 작품집은 중단편 소설 8편을 담고 있다. 7가지 단서를 바탕으로 자신의 지워진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찾게 되는 <페이첵(Paycheck)>, 과학 기술의 발달과 함께 찾아 온 암울한 미래 세계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핵심 기술의 발명을 저지하고 암울한 미래를 평화로운 미래로 바꾸는 과정을 그린 <존의 세계(Jone`s World)>, 어느 날 갑자기 미래 세계로 시간 이동을 하게 된 한 가족이 만난 참담한 미래상을 통해 현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술 발달의 맹목적인 환상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는 <황혼의 아침식사(Breakfast at Twilight)>, 자신에게 냉담한 사회에서 벗어나 개인 안으로 침몰해 버린 인간의 모습을 제시한 <작은 도시(Small Town)>, 시간의 고리에 갇힌 시간비행사 세 명의 삶을 통해 영원한 삶의 고단함을 보여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A Little Something for us Tempunauts)>,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을 함께 제시하며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가짜 아빠(The Father-Thing)>와 <우브는 죽지 않았다(Beyond Lies The Wub)>, 안정된 생활을 위해 스스로 기계에게 결정권을 맡겨 버린 인간의 삶을 그리며 기계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 <안정성(Stability)>. 이 8편 모두 필립 K. 딕의 놀라운 상상력과 문학성이 조화된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작품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