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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 전시회 |
金昭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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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삼 년이 지나면 바야흐로 권태기에 접어든다고 하는데 우리 장석동, 오미혜 씨 부부가 아마 그런가봅니다. 이럴 때 도대체 사랑을 식게 만드는 권태의 정체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그걸 한마디로 정의해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신비감의 사라짐이야말로 권태의 원인 중 하나인 것만큼은 틀림없지 않을까요? 상큼한 미소를 베물던 처녀가 어느덧 집안일에 치여 알통이 굵어지고 잠잘 때 코를 드르릉 골며 남편 앞에서 스스럼없이 방귀도 뽕뽕 뀌는 것 말입니다. 오미혜씨라면 남편인 석동씨가 그런 일로 꼬투리를 잡아 아무리 타박을 해도 그저 통 크게 씨익 웃으며 넘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업 주부라고 집 안에 갇혀 그러잖아도 푹푹 쌓이는 게 많은 판에 남편한테 '무식하다'라는 말을 듣고 보니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눈물이 핑 도는 거 있죠? ---p.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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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진 전집』을 펴내며
작가 김소진이 우리의 곁을 떠난 지 다섯 해째가 되는 시점에서 그의 전집을 펴낸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그의 흔적들을 한데 모음으로써 그새 풀이 자라고 관목들이 우거진, 그에게로 가는 길을 닦기 위함이다.
생전에 김소진은 네 권의 소설집과 두 권의 장편소설, 각각 한 권의 창작동화와 산문집, 두 권의 짧은 소설집, 그리고 책으로 묶이지 못한 미완성 장편 한 편(『동물원』--96년 겨울호부터 이듬해 봄호까지, 『실천문학』에 2회분 연재)을 남겼다. 김소진의 소설은 고난의 시대를 살아온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절실하고도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러므로 우리 문학사의 귀중한 자산 목록에 올려져 있다. 습작기부터 그가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쓴 글들을 모은 이 전집이 김소진 문학의 전체적 면모를 조망하는 지도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작가가 다양한 축도와 시선으로 작성한 삶의 지형도를 통해 이 책의 독자들이 인생과 사회를 보다 넓고 깊게 응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이 전집은 모두 여섯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작가의 중단편을 시기별로 재구성하여 세 권으로 묶었다. 새로운 지식인 소설의 탄생으로 평가받았던 그의 초기작으로부터 아버지의 자리를 고통스럽게 확인하는 기억의 서사를 거쳐 새로운 소설적 가능성을 시도했던 후기작들에 이르는 김소진 소설세계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다. {장석조네 사람들}은 연작의 형식임을 고려하여 따로 독립시켜 한 권으로 묶었고, 짧은 소설들을 한 권에 담았다. 그리고 작가의 산문, 그 외의 자료들을 또 한 권에 담았다. 매권 끝에는 새로 해설을 달아 김소진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가늠해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전집과는 별도로 김소진의 삶과 문학에 바쳐진 글들을 엮어 가까운 기일 내에 출간할 예정이다. 전집을 펴내는 과정에서 발견된 명백한 오자와 탈자는 바로잡았으나 애매하거나 작가의 고유한 표현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그대로 두었다. 그것을 수정할 수 있는 이는 단 한 사람이지만 그를 이곳으로 불러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권 장석조네 사람들(장편소설) 2권 열린 사회와 그 적들(중단편 소설, 발표순) 3권 자전거 도둑(중단편 소설, 발표순) 4권 신풍근배커리 약사(중단편 소설, 발표순) 5권 바람 부는 쪽으로 가라(짧은 소설) 6권 그리운 동방(산문) 새로 붙인 해설은 각각 진정석(1권), 류보선(2권), 김만수(3권), 손정수(4권), 성석제(6권-발문)가 맡았다. 김소진의 육성을 기억하는 이들이기에 그의 작품을 말하기가 더욱 조심스러웠으리라 짐작해본다. |